Songs My Country Taught Me
Agnes Baltsa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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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nes Baltsa

유로2004 우승과 2004 아테네 올림픽, 그리고 영화 <트로이>로 인해 최근의 떠오르는 문화적 키워드 중의 하나는 '그리이스'일 것이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요즘 매스컴에서는 역사학자 하인리히 슐리만과 크레타섬 미케네 유적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방송되고 있다.)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가 중학생 때였으니까, 이 앨범 역시 이미 오래전에 출시된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서야 간간히 팔려 나가는 주된 이유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다시 부른 이라는 곡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이 한 곡때문에 조수미의 앨범을 구입하기 보다는 이 곡과 분위기는 비슷하돼, 보다 더 심금을 울리는 곡들로 채워진 이 앨범을 구입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애잔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리이스 출신의 메조 소프라노 아그네스 발차. 세계적인 오페라 공연무대에서는 낯익은 이름으로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카라얀(Herbert von Karajan)이 같이 공연하기 좋아했던 몇 안되는 가수 중에 한명이다.(특히 Richard Strauss의 <장미의 기사(Der Rosenkavalier)>의 옥타비안 역으로 유명하다.)

그런 그녀가 클래식의 레퍼토리를 벗어나서 크로스오버를 선택한 것에는 작곡가 Mikis Theodorakis의 영향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이스 대표적 작곡가로 알려진 Mikis Theodorakis는 아르헨티나의 피아졸라, 자메이카의 밥말리와 비견되는 음악가이다. 그의 곡들에 사용된 그리스의 민속악기 부주키는 지중해의 몽롱한 바다빛과 맑고 푸른 하늘을 떠올리게 하고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 곡들의 슬픈 단조의 멜로디는 그리이스 서민들의 아픔이 깃들어 있다. 

O Tahidromos(우체부), Ta Trena Pou Figan(떠나버린 열차), To Treno Fevgi Stis Okto(기차는 8시에 떠나네), Varkarolla(뱃노래), Mera Magiou(5월의 어느날) 등...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곡들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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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 올리비아 핫세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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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Franco Zeffirelli, 1968)> 중 캐플렛가의 가면 무도회 장면.

캐플렛가의 축제, 사람들이 흥겹게 춤을 추고 있다.

 

댄스타임이 끝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블루스타임.
니노 로타(Nino Rota)의 명곡 What is A Youth를 가수 도니 오스몬드가 부르고 있다. (15세기 중세의 파티가 교미를 위한 암수의 탐색전이라는 것은 입증된 야사이다. 서정적이고 질퍽한 발라드가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얘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어정쩡한 입장의 줄리엣.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라, 의식적으로 파티장을 나서려 하지만, 이미 어른들의 놀이에 대해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기에 발걸음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집안 식구들이 진을 치고 있는 파티장에서 설마 무슨 일이 있으려나. 부모, 형제, 언니, 형부 할 것 없이 모두 한 방에서 잤던 중세에 공공연하게 근친도 있었으니.... 사촌오빠를 조심하라.)

 

호기심과 두려움이 교차하지만 (혹시 음흉한 영감이라도 만나면 밑지는 장사 아닌가.) 로미오와 눈빛을 교환하고 술래잡기 놀이를 시작한다. (95년도 판에는 이 장면에서 수족관이 보조장치로 등장했지만, 여기서는 군중이 이를 대신하고 있다.)

결국 술래의 손을 낚은 은빛 가면의 주인공. 소녀의 조그만 손이 마주치자 야수의 가면은 벗겨지고, 미소년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세월이 흘러도 명장면으로 꼽는 소년과 소녀의 만남. 로미오, 레너드 위팅(Leonard Whiting)보다 줄리엣 역의 올리비아 핫세(Olivia Hussey)가 더 사랑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뭇 사람들은 아름다운 사랑, 또는 안타깝고 애잔한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이들이 못한 것 뭐 있나. 할 건 다하고 죽었다는 점을 기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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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봄 - [할인행사]
필립 카우프만 감독, 다니엘 데이 루이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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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라하의 봄((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Philip Kaufman,1988)> 중 줄리엣 비노쉬(Juliette Binoche)와 레나 올린(Lena Olin)의 누드 장면.

이 장면을 단지 여배우들의 누드를 본다는 상업적 잣대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사실 이 영화에서 두 여배우의 누드는 다니엘 데이 루이스(Daniel Day Lewis)와
정사를 벌이는 장면 등을 통해 수없이 등장한다.)

외과의사 토마스를 사이에 둔 삼각관계의 두 여인, 아폴론으로 대변되는 테레사와 디오니수스로 상징되는 사빈나가 모든 사회적 틀을 벗고 원시적인 만남을 이루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약간 동성애적인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두 여인은 '사진촬영'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서로의 내면을 투시하고, 상반된 사랑의 방식과 삶의 방식을 이해하며, 그들를 둘러싼 역사적 갈등을 포용으로 결집시킨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라하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지만 원제는 밀란 쿤데타의 소설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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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rkf14 2010-08-2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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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오브 조로 SE - [할인행사]
마틴 켐벨 감독, 안토니오 반데라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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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오브 조로>(The Mask of Zorro, 1998, Martin Campbell) 중 파티 댄스 장면.

스무차례 이상 영화화됐던 <쾌걸조로>가 어떤 감독의 옷으로 갈아 입는다 해도 더 이상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전달할 수 없을 뿐더러, 또한 극 중에 종종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의 댄스타임은 이미 식상한 이벤트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영화에서 명장면을 뽑아내는 이유는 긴장의 연장선을 만들어 내는 춤과 음악의 장치적 기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플라멩고 기타, 캐스터네츠 등 맥시코 전통음악의 특징을 느낄 수 있는 라틴 음악 풍의 곡조에 극중 조로의 후계자, 알렉산드로 뮤리에타 역을 맡았던 안토니오 반데라스(Antonio Vanderas)와 엘리나 몬테로 역의 캐서린 제타 존스(Catherine Zeta-Jones)가 춤을 추고 있다.

카메라는 돈 디에고(Anthony Hopkins), 악당 라파엘 몬테로(Stewart Wilson), 그리고 제3의 눈, 관객의 시선으로 위장해 남녀의 열정적인 모습을 포착한다. 선악의 팽팽한 대립은 관객의 긴장 수치를 고조에 이르게 하고, 여기에 펼쳐진 춤과 음악은 긴장감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다.

제임스 호너(James Horner)가 이 영화의 음악을 맡는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비밤밥에 고추장이 아닌 케첩을 뿌려 먹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 고막에 각인되어 있는 호너의 음악은  라틴적인 음색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우려는 감독이나 제작자가 변수로 남겨놓는 노파심에 불과했다.

내 개인적인 취향에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장면의 옥의 티라면 반데라스에게 촌스러운 파란색 연미복과 얌체수염이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캐서린 존스의 빨간색 드레스와 매치시키기 위해서, 또는 장면 성격 상 케릭터를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든지, 시대적 고증을 고려했다든지...내가 알수 없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리 '옷이 날개'라 하지만 내면의 미는 감출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가. 파란색 의상으로 날라리가 된 반데라스. 하인으로 위장했지만 기품이 느껴지는 안소니 홉킨스. 두 사람의 분위기는 확연히 대비된다.)

패션전문가는 아니지만 <데스페라토>에서 보여주었던 그 특유의 섹시한 이미지를 충분히 표출시킬수도 있었는데 왜 하필이면 시골뜨기같은 의상컨셉으로 분위기를 망쳐 놓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심지어 의상담당의 자질까지 의심해봤다.

물론 캐서린 제타 존슨의 미모는 이 영화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개인적으로 케서린 존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중 이 영화와 <엔트랩먼트(Entrapment, 1999, Jon Amiel)>가 그녀의 매력을 살리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출신이 영국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이 영화를 통해서 그녀의 피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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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사이코 SE
메리 해론 감독, 윌리엄 데포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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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메리칸 싸이코 (American Psycho, Mary Harron, 2000)의 Intro Credit 장면.

1. 스트린에 영화제목이 서브타이틀이 올라오면서 붉은색 액체 방울이 흰 여백 위에 떨어진다. 관객들은 끈적한 방울이 여백에 흡수되지 않고 뭉쳐지는 걸로 판단해 '피'라는 것을 떠올린다.

2. 붉은 원형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이번에는 붉은 색 직선이 화면 왼쪽 1/3지점을 가른다. 붉은 방울보다는 색농도가 짙다.

3. 붉은 직선이 곡선으로 변환되면서, 관객들의 머리 속을 떠돌던 '유혈'의 하드코어적 이미지는 차츰 사라져가고. 잔뜩 긴장되었던 어깨를 펴고 호흡을 가다듬을 사이 난데없이 칼이 등장한다.
칼을 힘있게 잡은 손아귀 위로 싸이코 여피족(Young Urban Professionals), 패트릭 베이트만 역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Christian Bale)의 이름이 올라간다. 그러나 상징적 영상 이미지에 길들여진 관객들은 칼날의 폭력성에 동요되지 않는다.

4. 아니나 다를까. 칼날이 가르는 대상은 먹음직스러운 고깃덩어리이다. 통통하고 길쭉한 덩어리는 생명의 물방울을 분출하는 곳과 비슷하게 생겼다. - '거세'를 상징하는 프로이트적인 성적 매타포는 이 장면에서 음식으로 대체된다. -

5. 빨간 딸기나 화면에 나타난다. 딸기 왼쪽편으로 이 영화에서 형사역을 맡았던 윌렘 데포(Willem Dafoe)의 이름이 올라온다. (베일은 '칼', 데포는 '딸기'. 감독의 특별한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일까.)

6.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든 이미지들은 예쁘게 데코레이션된 음식을 담은 접시 속의 이야기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7,8,9. 몸 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지만 이왕이면 잘 차려진,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먹는, 음식을 미학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는 의미를 실감하게 하는 장면들이다.

식탐과 성욕은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표현의 연결고리를 맺어 왔다. (이 영화에 첫 장면에서 보여주는 아름다운 음식의 이미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의 병적인 욕망과 무관하지 않다.) 아르마니, 발렌티노 , 올리버 피플스 등 명품을 선호하고 브랜드 네임으로 인간의 가치를 매기는 주인공의 평가 잣대는 모양만으로 음식의 맛을 평가해 버렸던 관객들의 시선과 다름없다.

달콤새콤하게 보이는 딸기가 잘려져 나간 목둘레에 놓여 있지 않고, 하얀 접시 위에 놓여 있어서... 관객들은 다행이었나, 아니면 실망했는가. 하드코어 공포영화도 이처럼 맛있게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다.

촬영을 맡았던 안드레이 세큘라 (Andrzej Sekula)는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 포룸(Four Rooms, 1995),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 등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의 단짝이다. 또 이 영화에는 영화 <금발이 너무해(Legally Blonde)>의 주연이었던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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