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유다의 별 - 전2권 유다의 별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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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한 추리 두뇌와 뛰어난 상황 판단력을 지닌 어둠의 변호사 고진과 열혈 청년 김진구라는 어둡고 매력적인 주인공을 앞세워 현직 판사답게 법률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기상천외한 트릭의 한국형 본격 추리의 혼을 불어넣는 도진기 작가의 고진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다. 나는 작가의 작품을 모두 읽고 팬이 되었는데 화려한 미사여구를 최대한 배제한 간결한 문체, 곁가지없는 깔끔한 전개, 기상천외한 트릭과 예측불허의 결말등이 도작가님 작품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번 작품에서는 일제 치하 종말론을 앞세워 수백명의 신도를 살해하는 등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지른 사이비 종교 집단 백백교를 배경으로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다룬다. 80년전 백백교의 만행과 현재의 살인사건을 연계시켜 밀실 트릭, 암호 해독, 보물 찾기등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추리적 요소가 가득하다. 보물의 단서가 되는 광목끈을 서로 차지하고자 피비린내나는 살육이 벌어지는 가운데 추악한 본성과 탐욕으로 물든 이 보물 찾기 소동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주인공 고진 변호사외에 그의 충직한 파트너 이유현 경감 그리고 전작『정신 자살』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류마담이 모습을 보이고 거기에 절대 카리스마의 백백교주 후손 집단과 탐욕에 물든 졸부 노인, 악덕 사채업자, 매력적인 여변호사 등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한다.

 

전작『정신 자살』에 이어『유다의 별』을 읽어 보니 어느 정도 작가의 스타일이 정립되어 가는 느낌이다. 작가의 데뷔작『붉은집 살인사건』과『라 트라비아타의 초상』이 과거 발생한 사건을 수사해서 범인을 찾아내는 고전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플롯을 따랐다면『정신 자살』과『유다의 별』에서는 사건을 수사하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과정에서 고진 변호사를 중점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모험담등이 스릴감있게 그려진다.

다소 불만인 점은 일부분에서 고진 변호사를 통해 나오는 추리가 다소 허술하다는 점이다. 무릇 추리라는 것이 발생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일일이 검증, 소거해서 하나의 움직일 수 없는 팩트를 통해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야 하는데 일부 사건의 경우 사소한 물증 위에 고진 변호사의 감이나 추론등이 더해져 하나의 결말을 도출해 가는 과정은 지나친 논리의 비약으로 보인다. 특히 독자를 놀래킬 심산으로 막판에 전개되는 연속된 반전에서 확실한 물증보다는 고진 변호사의 감에 의존해 추리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이 과연 독자에게 얼마나 설득력있게 비춰질지는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도입부를 시작으로 밀실 살인, 암호 해독등 다양한 사건과 에피소드로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750여쪽의 방대한 분량을 이끌어가는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역시 탁월하다.​ 척박한 한국추리소설 시장에서 이 정도 재미와 분량의 본격 추리소설을 써내는 작가가 과연 몇이나 될까. 일본 추리소설과 서양 스릴러물에 치여 기를 못펴는 한국 추리문학계에 도진기 작가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다. 작품 중간중간에 여러번 언급되는 필생의 라이벌이자 최대 강적인 '악의 화신' 이탁오 박사와의 제2라운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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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당하고 싶은 여자
우타노 쇼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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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에 씌여진 우타노 쇼고의 초기작이다. 1988년 <긴 집의 살인>으로 데뷔해 '집의 살인' 시리즈'를 발표하고 <시체를 사는 남자>(1991년) 바로 다음에 내놓은 작품. 일본에서는 이 작품이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유명 커피 체인점 사장 부인 사오리는 남편의 사랑을 재확인하고자 심부름센터 소장 구로다에게 "자신을 납치해 달라."고 거짓 유괴를 제의하고...나태한 생활로 살림이 궁핍했던 구로다는 이 기회에 의뢰인의 사회적 지위와 재물을 이용해 크게 한 탕을 노린다. 즉, 보장된 수임료외에 실제적으로 거액의 몸값을 건네받아 한 밑천 잡으려는 야심찬 계획이 그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법. 몸값을 가로채는등 시나리오대로 물흐르듯 전개되던 양상이 예상치못한 거대한 암초를 만나게 되고...성공의 희열에 들떠있던 구로다는 졸지에 일생일대의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과연 가짜 유괴로 시작된 이 사건의 숨겨진 진상은 무엇이며 구로다는 이 난관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유괴가 메인 소재인 미스터리물이다. <게임의 이름은 유괴>, <조화의 꿀>, <64>, <저물어 가는 여름>, <1의 비극>, <킹의 몸값>등 유괴 소재 미스터리는 무수히 많다. 이 평범한 소재를 얼마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독자의 허를 찌르는 전개와 반전으로 흥미진진하게 끌고가느냐가 관건이다.

 

그런 면에서는 나름 성공작이라 생각한다. 책을 집어들고는 한 순간에 완독했을 정도로 가독성, 흡입력이 좋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마무리될 즈음 예상치 못한 새로운 국면이 전개되서 독자는 숨쉴틈없이 결말까지 다다르게 된다. 작가의 초기작이라서 그런지 확실히 아이디어 하나로 글을 써가는 작가의 야심만만한 패기가 느껴진다.    

 

한편으론 <밀실살인게임 마니악스>에서 봤듯이 작가는 첨단 하이테크 문명에 관심이 많다. 이 책에서 역시 1990년대 당시에 도입됐던 전화사서함 서비스, 파티 라인 등 당시의 첨단 통신 장비나 기법등이 자주 등장한다. 

 

이 책은 본격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위기에 처한 심부름센터 소장 구로다가 비상한 추리와 대범한 행동력으로 사건의 숨겨진 진상을 파헤쳐가는 추리 서스펜스물이다. 달리 해석하면 작년말 출간한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그녀가 죽은 밤>과 비슷한 맥락의 작품이기도 하다.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밀실살인게임> 시리즈같은 작가의 대표작과 비교하지 말고 우타노 쇼고의 초기작 정도로 생각해서 부담없이 집어들면 술술 재밌게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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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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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 가와이 간지의 2012년 데뷔작으로 신인 발굴을 위한 상인 '제32회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수상 작품이다. 이 상 수상작이 국내에 소개되기는 처음. 마치 시마다 소지의『점성술 살인사건』의 재림을 보는 듯 신체의 일부 각각을 훼손해 하나의 인간을 창조한다는 '아조트'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경찰 네 명의 활약상을 그린 본격 추리소설이다.

 

한 아파트에서 머리가 사라진 시체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몸통만 사라진 시체 그리고 팔과 다리가 각각 훼손된 시체등 3개월 동안 신체의 일부분이 각각 훼손된 여섯 구의 시체가 발견되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범행 현장에서는 그 어떤 범인의 감정도 느낄 수 없으며 단지 전문가의 비정하고도 냉혹한 숨결만이 존재할 뿐이다. 과연 신체 일부분을 무감정으로 절단해 간 범인의 목적은 무엇인가. 각각의 신체 일부로 하나의 완벽한 인간인 '아조트'를 창조하기 위함인가. 

 

경시청 형사부는 가부라기 경위를 팀장으로 동료 마사키, 신세대 엘리트 형사인 히메노 그리고 과학경찰연구소 연구원인 프로파일러 사와다로 팀을 꾸려 엽기적인 연쇄살인범을 추적하지만 사건은 수개월째 교착 상태에 빠지고...그러는 가운데 자기가 그 신체의 일부분으로 완성된 '아조트'라고 밝힌 '데드맨'이란 사람에게서 의문의 이메일이 발송되는데...

 

경시청 4인조의 3인칭 시점과 '데드맨'이라는 아조트 인간의 1인칭 시점으로 번갈아 진행되는 이 작품은 작가가 "현실 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장면을 거침없이 그려내는 시마다 소지의 작풍을 본받고 싶다."고 밝혔듯이 현실의 공간에 비현실 세계를 교묘히 결합시키는 일루전(illusion) 효과를 멋지게 대입시켜 한 편의 완벽한 본격 추리물을 선사한다. 거기에 "40년간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고 있다"라는『점성술 살인사건』의 유명한 서두처럼 이 작품 역시 40년전 행해진 부도덕한 행동과 은폐된 진실에 단죄를 짓는 인간 실존의 성찰을 다루고 있기도 하다.

 

신체의 일부분이 훼손된 엽기적인 사건을 시작으로 죽은 자로부터의 이메일, 경찰의 현실적인 수사 과정과 죽었다 되살아난 '데드맨'의 일기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현실인지 허구인지 헷갈리게끔 하는 고도의 전략으로 쉴새없이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스토리텔링 능력은 신인답지않게 뛰어나다. 그러면서 풀어놓은 수수께끼를 결말부에서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마무리짓는 솜씨도 일품이다. 문장력만 조금 다듬고 사건과 관계없는 말장난같은 부분을 덜어내서 시종일관 진중한 분위기를 유지했으면 더 뛰어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엽기적인 사건의 발생과 괴기스러운 전개, 독자를 현혹시키는 트릭, 납득할만한 동기와 완벽한 마무리등 개인적으로 올해 읽은 최고의 본격 추리소설중 한 권으로 꼽고 싶다. 경시청 4인조가 그대로 재등장하는 작가의 두 번째 작품『드래곤플라이』가 올해 7월에 출시됐다고 하니 어서 읽어보고 싶다. 이 작품 역시 멋진 일루전 효과를 사용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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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긴 잠이여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0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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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년의 사립탐정 사와자키가 활약하는 하드보일드물『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로 데뷔해 이듬 해『내가 죽인 소녀』로 나오키상을 거뭐진 하라 료의 탐정 사와자키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자 시즌 1의 완결편.  5년의 구상끝에 1995년에 내놓은 작품으로『안녕, 긴 잠이여』라는 제목은 그가 경애하는 레이먼드 챈들러의 <안녕, 내사랑>과 <빅 슬립>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다. 

 

책을 집어드니 일단 570쪽이 넘는 두툼한 책의 무게감과 하드보일드풍의 우직하고도 담백한 문체가 나를 반긴다. 이 책에는 본편인『안녕, 긴 잠이여』외에도『세기말 범죄 사정 - 죽음의 늪에서』라는 11쪽 분량의 짦막한 토막 소설이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사백여일의 공백기를 뒤로 하고 도쿄 신주쿠의 사무실로 돌아온 탐정 사와자키. 그에게 고교 시절 승부 조작설에 연루되 옷을 벗어야 했던 전직 고교야구 선수 우오즈미 아키라가 11년전 자살로 처리된 의붓누나 유키의 석연치 않은 죽음을 조사해 달라고 의뢰해 온다. 한편 니시고리 경부와 야쿠자 하시즈메 일당은 각성제 3킬로그램과 일 억엔을 챙기고 사라진 사와자키의 옛 파트너이자 사수인 와타나베의 행방을 대라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데...

 

전직 야구선수와 감독, 노숙자, 야쿠자, 경찰, 전통 예술 가문등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하고 이야기는 지역 조폭이 연계된 고교야구 승부 조작부터 전통 예술인 노가쿠를 공연하는 오쓰키 가문의 후계자 문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내며 진행된다. 그러면서 유키의 자살 사건을 둘러싸고 승부 조작에 연류된 사람들과 각각의 가문과 집안의 당시 처해진 사정과 이해 타산등이 맞물려 11년간 숨겨왔던 추악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화자이자 주인공인 탐정 사와자키이다. 40대 중년의 적지않은 나이로 조수나 파트너없이 일천 이백만 도쿄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고독한 하이에나같이 묵묵히 사건을 처리해가는 사와자키. 때론 능글맞게, 때론 연예인 뺨치는 능숙한 연기력으로 때론 윽박지르고 때론 타협하며 속으로는 바지에 오줌쌀 정도로 쫄아있어도 겉으로는 태연한척 강한척 그러다가 불시의 습격에 황천길 문턱에도 가는등 산전수전 다겪는 주인공을 보니 못내 가슴이 아려온다. 탐정이란 직업 역시 영화에서나 근사하게 표현될 뿐 현실에서는 경찰에게는 눈엣가시요 조폭에게는 만만한 먹이감, 심지어 일반인에게조차 따가운 시선을 받는 처량한 직업이다.

 

책의 후반부에 가서야 사건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오쓰키 가문의 뜬금없는 등장과 결말에서 드러나는 사건의 진상에서 '과연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하는 의아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런 것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스토리는 묵직하고 전개는 흥미진진하다. 특히 의외의 결말을 보여준 사건의 진상을 보면 하드보일드물의 묵직한 맛 외에도 본격 추리의 재미도 들어있다.

  

40대 후반의 몸으로 누구 하나 의지하거나 믿는 이 없이 오로지 자신의 신념과 직관, 경험을 무기로 세상의 벽과 부딪혀 나가는 마초 탐정 사와자키. 그런 사와자키의 묵묵한 행보가 21세기 경쟁사회를 홀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고독한 자화상이 아닐까...그가 활약하는 또 하나의 장편 『어리석은 자는 죽는다』를 어서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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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 죽은 남자 스토리콜렉터 18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하윤 옮김 / 북로드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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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 동일한 날이 며칠간 반복된다는 '타임 루프'라는 SF적 설정을 앞세운 니시지와 야스히코의 1995년 작품으로 제 4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후보에 오른 작가의 대표작이다. 주인공에게는 어느 순간 동일한 하루가 9일 연속 반복되는 기이한 현상 또는 체질이 있는데 타인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오로지 당사자만이 그것을 인식하고 자신의 의지로 언행을 변경할 수 있다는 독특한 설정이다.

 

이러한 초현실적인 설정을 이용한 추리 소설로는 시체가 되살아나는『살아있는 시체의 죽음』과 중세 마법 미스터리인『부러진 용골』을 들 수 있는데 두 작품 모두 작가의 뚜렷한 세계관과 작가가 창조한 비현실적인 틀속에서 완벽한 미스터리를 선보인 좋은 작품들이다. 스케일과 전개면에서『살아있는 시체의 죽음』이 주말 드라마요『부러진 용골』이 한 편의 스펙타클한 토요 명화라면『일곱 번 죽은 남자』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가벼운 일일 시트콤 추리극이라 할 수 있겠다.

 

신년 모임차 할아버지의 별장에 모인 세 딸의 가족들과 고용인들...고령이자 부자인 할아버지의 유언장과 후계자 세습 문제로 인한 가족들간의 알력과 이권 다툼속에서 할아버지는 살해당하고, 그것과 동시에 탐정역의 손자이자 주인공인 고등학생 히사타로에게는 타임 루프가 시작되는데...과연 히사타로는 9일간의 제한된 기한내에 범인을 찾아 할아버지를 구하고 가족들간에 평화를 지켜낼 것인가... 

 

독특한 설정과 초반부의 흥미로운 전개에 비해 중반부는 상황이 조금씩만 바뀔 뿐 기본 얼개가 동일하게 반복되는 하루의 연속인지라 뭔가 국면을 급전환시킬만한 새로운 전개에 대한 갈증이 있고 또한, 그러한 매일매일의 변경되는 상황에 대한 논리적인 서술과 전개에 치중하느라 정작 추리적 재미는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해를 당하는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주인공 히사타로가 매일매일 짜내는 궁리와 묘안, 그리고 그것들이 조금씩 엇나가 할아버지는 매일 살해당하고 서서히 마지막 9일째가 다가오는 가운데 주인공의 눈물겨운 고군분투를 따라가며 해피한 결말을 기대케하는 퍼즐 미스터리적 전개는 위에 언급한 단점들을 상쇄시킬만큼 충분히 재밌고 흥미진진하다.

 

특히 마지막 결말에서 드러나는 작가의 숨겨놓은 트릭과 놀라운 반전, 감춰진 진실은 이 작품의 완성도에 화룡점정을 찍는 느낌이다. "20년 동안 미스터리 마니아를 사로잡았던 그 작품"이란 책 소개가 결코 허언이 아니다. 엇비슷한 소재나 전개의 추리소설에 지겨워졌다면 기발한 설정에 논리퍼즐을 앞세운 이 참신하고 독특한 작품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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