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 시베리아 숲의 호랑이, 꼬리와 나눈 생명과 우정의 이야기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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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원시림 속에서 일어나는 야생호랑이들의 애환과 인간과의 갈등,
그들이 처한 현실을 겪으며 느낀 감성을 '논픽션 자연문학'이라는 글의 형식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


서평단의 행복 중 하나가 이렇게 뜻하지 않게 보물같은 책을 만났을 때이다.
처음 몇장은 저자가 그려낸 자연의 형상이 머릿속에서 쉽게 그려지지 않았지만 '꼬리'를 쫒는 긴장감 넘치는 묘사에 금새 깊이 빠져들었다.
(다 읽고 나서 다큐멘터리 영상을 찾아보았는데 저자가 제작한 ebs 영상이 있었다. 덕분에 책과 영상에서 받은 감동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꼬리>
앞발 볼의 너비가 13.1 센티미터
시베리아 호랑이 최대의 발자국
이 지역에서 가장 크고 힘센 으뜸 수호랑이 왕대(王大)의 이름이다.

자연 다큐멘터리리스트이자 자연문학가 박수용저자가 담아낸 라조 자연보호구에서 살아가는 으뜸 수호랑이 '꼬리'에 관한 관찰 이야기
한때는 왕좌를 차지하던 '꼬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떠오르는 별 '하쟈인'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이인자가 아닌 바닥으로 추락한다.
초라한 늙은 호랑이로 전락하지만 그래도 삶은 이어져야하기에 혹독한 겨울에 먹이를 찾아 민가 가축을 습격하고 남의 집 뒷마당까지 습격하면서 나타나는 인간과의 갈등, 대치 상황을 숨 막히게 담아냈다.


저자는 땅속이나 나무 위에 잠복하면서 호랑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일이 이익이나 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멸종 위기의 시베리아호랑이는 잠복지와 그 속의 인간 냄새, 무인 카메라의 쇠 냄새와 총구를 닮은 렌즈 모양 때문에 제 영토를 활보하지 못하고 먼길을 돌아갔다고 한다.
그런 야생호랑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 저자는 다큐멘터리 제작은 가욋일로 여기고 야생호랑이를 보호 및 연구활동에 힘쓰고 있다.


겨울 산속 나무 위에서 보름씩 잠복하고 여름에는 더위, 벌레와 싸우며 외롭고 혹독한 시간을 견뎌낸 관찰기록은 그저 경이롭다는 생각만 들었다.
'꼬리'가 인간의 손이 아닌 자연에서 순리대로 삶을 조용히 마감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 어린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애초에 인간이 자연에게 어떤 잘못을 저지르고 살고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한 아름다운 자연 논픽션이었다.


이 책 완전 소장각이다♡


나에게 커다란 적의를 가지더라도 그 적의보다 더 큰 공포를 꼬리에게 주어서,
굶주림보다 더 무서운 죽음이라는 공포를 주어서,
그래서 다시는 마을로 내려오지 못하게 착탄하고 쏘고 착탄하고 쏘고 발걸음을 서두르며 미친 듯이 공포탄을 쏘았다. (P.153)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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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마이크 둘리 지음, 권경희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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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명절 전 아이들과 함께 책방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제목만 보고 과학관련 도서로 착각하여 거기서 보면 좋겠다 싶어 챙겼는데,
막상 가서 펼쳐보니 이 책은 나들이용보다는 머리맡에 두고 잠자기 전에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쉰이 넘은 느즈막한 나이에 딸을 얻은 저자가 들려주는 짧은 500편의 편지는 그만큼 다정하고 따뜻했으며 깊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을 우주에 빗대어 초보여행자 딸을 위해 내놓은 잠언집에는 현실적이면서도 먼저 살아본 선배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었다.
저자의 딸이 살아가면서 삶이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 올때 아버지가 오롯이 자신을 위해 남겨놓은 글을 읽으면 없던 호랑이 기운도 솟을만큼 힘이 될것 같다.

우리는 매일 처음 접하는 오늘을 산다.
그렇기에 때로는 서툴고 새로울 수 밖에 없는데 그 당연한 이치를 자주 잊는다.
나는 강박적인 성향이 있어 하루를 돌아봤을때 꽉차게 느껴지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했다는 죄책감에 스스로를 다그칠 때가 많았다.
삶의 주체를 '나'로 두지 못하고 목적지 없이 우주를 헤매고 있었달까.

나 역시 초보여행자로서 저자의 애정어린 위로와 격려를 받으며 새로 시작된 2월을 희망차게 보낼 에너지를 얻었다.


너의 행복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
늦더라도 반드시 도착한다.
그리고 행복은 늘 슬픔보다 오래 지속한다.
시간은 참으로 네 편이다. (P.52)

인생을 살아가다 어떤 시점에
맞닥뜨리는 불확실성이 크면 클수록
네 삶을 송두리째 바꿀
만루 홈런을 칠 기회도 커진다. (P.96)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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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명상 - 알아차림과 치유의 글쓰기
김성수 지음 / 김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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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수행할 때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점이 있다면 생각을 끊는다는 것이다.
생각이 끊이지 않으면 명상이 될 수 없다는 말은 죽도록 생각을 굴리면서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온 초보 수행자들에게 명상을 지속할 수 없는 좌절감을 맛보게 한다.
호흡을 가다듬고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 보려 하지만 스물스물 고개를 내미는 번뇌에 이내 머릿속은 고요를 잃어버린다.

<글쓰기 명상>은 그래서 생겨났다.
생각을 끊기 위해서라도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내용을 들여다보고 알아차려야 하기 때문이다.
글쓰기 명상은 '글로써 마음을 표현하여 내면에 갇혀 있던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다.
자기 생각을 마음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문자라는 수단을 통해 선명히 드러내는 행위다.
이로써 글쓴이는 한 걸음 물러서서 자기 생각을 다시 한번 경험한다.


​✔자신이 쓴 글을 아무하고도 나누지 않는다.
✔ 두뇌가 아닌 손가락 끝에서 두서없이 튀어나온 글을 최고로 여긴다.
✔ 띄어쓰기나 맞춤법, 비속어, 욕설 따위 등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구사한다.
✔ 일단 쓰고 난 글은 즉각 찢어버리거나 소각하여 완전히 폐기한다.
✔ 자신은 천하 최악의 글쓰기를 할 권리를 타고났음을 기억한다.


저자가 제시한 글쓰기 명상의 다섯가지 원칙에서 글쓰기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시작해 볼 용기를 얻는다.
특히나 자신이 쓴 글을 아무하고도 나누지 않는다는 원칙이 마음에 와닿았는데,
생각보다 우리는 타인과의 소통을 자신과의 소통으로 전환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쓴 글을 굳이 타인과 나누지 않음으로서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고 반성과 성찰의 근육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독서와 함께 누구하고도 나누지 않는 나만의 글쓰기를 추가하여 몸과 마음에 깊이 배인 '떠도는 마음 습관'을 돌봐야겠다.


*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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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링을 뛰어넘는 소년
허교범 지음, 리페 그림 / 아르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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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큰아이는 허교범작가님 찐팬이에요😍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작가와의 만남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학교에 허교범작가님이 오셨었어요.
사서 선생님께서 미리 책을 읽어보라고 #스무고개탐정 을 권해주셨다는데 아이가 너어무 재미있었다고 집에 와서 바로 구매해달라고 이야기하더라구요.
그 뒤로 시리즈가 나올때마다 구입하여 전권을 소장하고 있답니다.
지학사에서 허교범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는 반가운 소식에 신청했는데 운좋게 작가님 친필사인본을 받게 되었네요.
아이가 얼마나 좋아하던지 이전에 받아놓았던 사인과 비교해 보기도 하고 #스무고개탐정 시리즈도 다시 정주행중입니다.


<불붙은 링을 뛰어넘는 소년>

*등장인물*
평범한 이름을 가졌지만 자신이 평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아이 주인공 김민준,
얼굴도 예쁘고 완벽해 보이지만 어딘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사람 이세미,
KMJ 클럽의 회장이 되고 싶은 민준의 조언자 김만정,
그리고 악당 냄새를 풍기는 세미의 작은 아버지

이야기는 학교 정문에 나타난 수상한 아저씨가 만정이를 붙잡고 6학년 1반 김민준을 찾으면서 시작합니다.
허교범 작가님 소설에는 추리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추리소설답게 초반부터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특히나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방법으로 묘사가 되어 있어 퍼즐을 맞추며 흥미롭게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민준이는 이웃집으로 이사 온 어딘가 묘한 매력을 풍기는​ 세미에게 첫눈에 반합니다.
열세 살 같은 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세미는 또래답지 않은 얼굴과 패션으로 완벽해 보이는 외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미와 친해지고 싶은 민준은 가게에서 초코바를 훔쳐오기, 반 친구 무작정 때리기 같은 억지스러운 세미의 주문에 순순히 응합니다.
그런 민준이를 보며 만준이는 세미에게 미쳤다며 질색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민준이의 가장 중요한 조언자가 됩니다.
어느 날 세미는 민준에게 자신의 엄청난 비밀을 털어놓으며 도움을 요청하는데..
그 뒤로 거듭되는 반전의 반전 속에서 혼란스러움을 느낀 민준은 진실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은 잡지 <초등독서평설>에서 1년 동안 인기리에 연재되었다고 합니다.
추리와 로맨스 장르를 결합하여 초등 고학년들이 좋아할만한 소재이고 계속되는 반전이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아이에게 추리소설 특유의 긴장감과 반전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 이 도서는 지학사 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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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스티치 1 - 요정의 숲과 운명의 왕관 빅토리아 스티치 1
해리엇 먼캐스터 지음, 심연희 옮김 / 을파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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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진 다이아몬드에서 태어난 쌍둥이 요정 빅토리아와 셀레스틴!!!
둘 중 운명의 왕관을 쓰는 자는 누구인가?​

요정의 숲에서는 다이아몬드에서 태어난 요정만이 왕의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어요.
언니랑 나는 다이아몬드에서 태어났지만 우리 다이아몬드에는 검은 얼룩이 있었대요.
언니 이름은 빅토리아인데 자기 이름을 이야기할 때 꼭 빅토리아 스티치라고 말해요.
자기는 다이아몬드 속 얼룩이라고.
아스트로펠 경은 우리가 순수한 다이아몬드에서 태어난 게 아니라고 선언하고 왕족으로 인정하지 않아요😠
​​
아동 판타지 베스트셀러 <이사도라 문>,<마녀 요정 미라벨> 작가
해리엇 먼캐스터의 차원이 다른 요정 판타지🔍🔎

아이가 <이사도라 문>시리즈를 끼고 살만큼 워낙 즐겨 읽었던 터라 이 책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겉표지 캐릭터만 보고 바로 알아보네요.
<이사도라 문>이 초등 저학년 위주였다면 <빅토리아 스티치>는 고학년 맞춤으로 업그레이드 된 판타지 시리즈 입니다.

쌍둥이 요정 자매이지만 성격이 전혀 다른 빅토리아와 셀레스틴
언니 빅토리아는 겉으로는 당당해 보이고 거침이 없지만 탄생에 대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어요.
왕위 계승만이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라고 여기고 운명을 개척해 나갑니다.
동생 셀레스틴은 부드럽고 밝은 성격이라 친구들과도 잘 지내지만 속으로 삭이는 경우가 많아요.
왕위 계승보다 자신의 오랜 꿈인 보석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매는 자신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하지만 함께 태어난 쌍둥이니만큼 서로를 너무 아끼고 사랑합니다.
너무도 다른 자매는 각자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300 페이지가 넘어가는 두께가 제법 있는 책으로 그에 걸맞게 스토리가 매우 탄탄하고 흥미진진합니다.
​어른이 함께 읽어도 재미있어서 저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어요.
아이에게 재미있었냐고 물어보니 읽으면서 내내 가슴을 졸였다고 하네요. 판타지의 매력 아닐까 싶어요♡

초등 고학년이 되면 슬슬 진로와 직업에 대한 고민이 시작됩니다.
원하는 진로를 찾기 위해서는 우선 선행되어야 하는게 탐색과 사색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빅토리아와 셀레스틴의 꿈과 선택을 지켜보면서 공감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어요.
또한 너무도 다른 서로가 이해되지 않을때도 많지만 위험에 처했을 때 기꺼이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가족간의 사랑을 느낍니다.

사춘기가 막 시작되는 아이에게 깜짝선물로 스윽 내밀어본다면 판타지 여행을 함께 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 되실거에요😊

* 이 도서는 아울북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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