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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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공포는 마치 세균전 게임같은 것이었다.

이체(移體)를 통해 영혼과 몸이 분리되고 몸은 남았으나 영혼의 모호한 행방이 주변을 계속적으로 잠식해가는 느낌

영혼과 몸이 분리된 다비드를 보면서 카를라는 구조거리가 끊어진 불안을 느끼지 않았을까.
아만다가 소설 내내 신경을 곤두세웠던 딸 니나에 대한 '구조거리'. 딸 니나와 아만다 사이를 갈라놓은 그 가변적인 거리 말이다.

"FEVER, 벌레, 그건 중요하지 않다, 구조거리"
소설 제목 'FEVER'
첫 장면에 언급된 '벌레'
대화 중 자주 언급되는 '그건 중요하지 않다' '구조거리'
소설을 읽으면서 이들에 대한 개연성을 찾으며 흐름을 따라가보지만 책을 덮는 순간까지 음산한 분위기로 묘한 혼란을 준다.

2021년 올해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무비로 공개된다고 하는데 아만다, 카를라, 다비드 세사람의 현재와 회상을 넘나드는 대화를 어떻게 연출했을지 기대가 된다.

처음 접해보는 라틴아메리카 문학이 생소했지만 그래서 더 흥미를 가지고 읽은 소설


※ 창비에서 서평단 가제본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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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양장)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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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서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가 결국 마지막에 눈물로 마무리
청소년 문학은 어른이 읽기에도 좋은 작품이 많다는걸 새삼또 깨닫는다.

언젠가 '너를 만났다' 라는 휴먼다큐 프로그램에 관한 기사를 본적이 있다.
3년전 희귀병으로 세상을 떠난 일곱살 딸아이를 가상현실(VR) 기술로 구현해 유족과 만나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딸아이를 만져볼 수 없는 엄마 마음이 어땠을까.. 딸아이를 가상으로라도 만나본 엄마는 그리움이 조금 옅어졌을까?
방송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 기사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먹먹해졌던 기억이 있다.

이 소설에서 은유가 과거 은유를 통해 엄마를 찾는 과정은 15년 동안 꾸역꾸역 한구석에 밀어두었을 엄마의 부재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었을 것이다. 주고 받는 편지를 통해 스스로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그리움, 슬픔의 감정을 꺼내 치유를 했을 것이고 그 과정이 있었기에 대화조차 없던 아빠에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게 한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 아빠의 진심어린 편지로 마무리 되는데(편지 하나가 더있긴 하지만), 이 소설이 끝난후 은유와 아빠의 삶은 과거와는 다르게 서로에게 애틋하고 소중한 사람이 되어 계속 따뜻할 것만 같다.

가족이란 돌고돌아 결국 그렇게 이어져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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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세세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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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양가감정이라 연극이 끝나도 나는 끝낼 수 없는 느낌이 있다.
이 책이 그렇다. 하나의 단어로만 정의할 수 없는 이 감정이 나는 지금 참으로 좋고 소중하다.

​연년세세 (年年歲歲)
올해는 그저 견디고 버티기에는 여러모로 버거운 한해였다.
그럼에도 삶이라는 것은 연년세세 이어지는 것이기에...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시기적절하게 이 책을 만난 것에 감사하다.

작가는 순자씨와의 인터뷰에서 순자씨의 이야기가 전부 끊어져 있다는 걸 알았다.
목적어가 자주 사라졌고 시간과 공간이 뒤섞였으며 다섯마디 이상으로 말이 이어진 적이 거의 없었다.
수록작품 중 "무명(無名) " 을 쓰면서 순자씨가 말하는 방식을 소설에 남겨두려 노력했다는데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작가의 마음과 와닿았고 좋았던 부분이다.

1946년생 이순일, 그의 두 딸 한영진, 한세진
이순일과 두 딸이 중심축이 되어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소설

가족간에, 부모 자식간에, 삶에서 삶으로 이어지는 그 성가시면서도 경이로운 관계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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