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만날 수 있다면 뭐든 할래, 나 할 수 있어."열두 살 수훈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6월에 갑작스레 엄마를 잃었다.마지막 인사도 없이 떠난 엄마는 꿈에서조차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힘들어하는 수훈을 위해 친구 주은은 영매인 자신의 할머니에게 수훈이 엄마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죽은 엄마를 만나기 위해서는 이승을 떠난 사람들이 잠시 머무르는 '막다른 세계'로 가야 하는데...⠀영매인 할머니의 기도가 끝나면 6일 동안 밤잠이 들 때 총 여섯 번에 걸쳐 막다른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단 사람이 피가 들어간 영혼의 돌을 몸에 꼭 지니고 있어야하고 오래전 할머니가 막다른 세계에 들어갔다가 잃어버렸던 목걸이를 찾아올 것.두가지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6일 후 인간의 세계로 넘어오지 못하는 가혹한 댓가를 치르게 된다.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6일간의 모험을 택한 수훈과 그 험난한 여정을 동행한 주은이.둘은 과연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알지 못하는 '막다른 세계'가 존재할 것만 같은 상상을 하며 순식간에 읽었다.죽음 너머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6일간의 숨막히는 모험에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또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망자들이 오히려 남은 가족을 걱정하여 막다른 세계를 떠도는 모습에서는 코끝이 찡해졌다.⠀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는 것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는 일이다.그 죽음이 상상조차 하기도 싫은 갑작스러운 이별이라면.⠀우리는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살아있을 때 사랑한다는 표현을 넘치도록 해주어야 한다.또한 그럼에도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면 고인을 추억하며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그것이 이 소설이 주고자하는 메세지아닐까.⠀⠀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읽기 좋은 소설💕* 서평촌이벤트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책 먹는 여우' 시리즈 신작⠀'책 먹는 여우' 시리즈는 아이가 독서에 막 흥미를 들일 무렵 혼자 읽어보더니 정말 재미있다면서 엄마도 읽어보라고 권했던 책이에요.2001년 첫 출간되어 무려 20년이나 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시리즈랍니다.⠀주인공 여우는 책을 재미있게 읽고 나서 소금 한 줌 툭툭 후추 조금 톡톡 뿌려서 맛있게 냠냠 먹고 모험을 떠나요.책을 먹는다는 설정이 기발하면서도 상상력을 더해주지만 우리가 음식을 맛있게 먹듯 책을 즐겁게 읽자는 의미가 담겨있어요.좀더 생각해보면 책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여우의 귀여운 욕망도 보여지고요.외딴 섬으로 이야기를 찾아 떠난 '책 먹는 여우'자신이 쓴 책을 먹기 위해 작가가 된 여우 아저씨,많은 책을 썼지만 섬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쓴 적이 없어요.섬에 관한 모험 이야기를 모아 둔 책꽃이를 채우기 위해 여우 아저씨는 여행을 떠나기로 해요.가격도 비싸지 않고 섬에서 혼자 지낼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어 선택한 외딴 섬.기대감으로 선착장에 나갔지만 여우 아저씨 말고도 또다른 일행 체크무늬 앵무새를 연구하는 프라이데이 박사가 있었네요.우여곡절 끝에 섬에 도착했지만 종려나무도 없고 상상했던 모습과 많이 달라요.시종일관 투덜대고 까칠한 여자 프라이데이 박사, 친절하지만 뭔가 어설퍼보이는 섬 주인 호세, 그리고 여우 아저씨.이 셋은 아그네스섬에 해적들이 숨겨놓은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요?⠀여기서 잠깐!!!해적들이 숨겨놓은 보물을 찾는것으로만 끝난다면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이야기는 뻔하지 흘러가지 않아요.여행을 떠나면 기대하던 일정과 다르게 펼쳐질 때가 있어요.그럴 때도 여우 아저씨는 긍정적인 생각과 호기심을 잃지 않았어요.덕분에 공책에 흥미진진한 경험담으로 빼곡하게 채울 수 있었답니다😊⠀여름휴가를 떠나기 전에 아이들과 먼저 읽어본다면,여유있는 마음으로 여행하실 수 있을거에요😉🤭⠀* 이 도서는 김영사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 "돈이 만들어낸 세상을 이해하려면, 돈이 탄생한 역사부터 살펴보아야 한다.인간 군상이 일구어낸 돈의 정치, 화페의 흐름, 부의 비밀을 여러 키워드로 이 책에 담아냈다."장수찬 저자는 파묻혀 있던 역사를 발굴하여 생생하게 들려주는 역사 커뮤니케이터다.이번 책에서는 대한민국 성인의 낮은 금융 이해력을 지적하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서 역사를 돌아보는 방식을 제안한다.돈이 만들어낸 세상을 이해하려면, 돈이 탄생한 역사부터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그간 경제관련 도서는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어렵게 느껴져 서평책으로는 신청하지 않았는데 이번 책은 도전하는 기분으로 읽어보았다.모든 챕터를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중간중간 흥미로운 주제들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쓰여있어서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고전 소설 <흥부전>에 대한 해석이 꽤나 흥미롭다.자본가 놀부는 고리대금 사업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고 흉년이 들었을 때 토지를 구입했으며 급매로 나온 저렴한 노비를 구입하였다.한 사업에서 손해를 봐도 다른 사업에서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어떤 상황이 와도 손해를 보지 않고 돈의 흐름을 유지했다.돈을 가득 쌓아두고 풀지 않으면 물가가 상승하면서 서민이 고통받는다.제비의 다리를 부러뜨린 놀부의 진짜 죄는 돌고 돌아야하는 돈을 묶어둔 것이다.📚 놀부 같은 금융자본가들은 희한한 금융기술로 장난치면서 가난한 백성을 등쳐 먹었으며, 금융 문맹인 백성을 고액이자로 괴롭혔다.조선 정부는 이 같은 폐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랐고, 몇몇 실학자가 돈을 없애버려야 한다며 극단적인 '폐전론'까지 주장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P.227)돈이 흐르는 길목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보고 개척한 부의 천재들의 이야기흥미로웠지만 한번으로는 이해가 부족해 재독이 필요한 책이기도 했다.*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 엄밀히 말하면, 제 일은 사람이 죽은 다음에 행해지는 일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P.29)대한민국 1호 유품정리사이자 유품정리 전문회사인 키퍼스코리아 대표 김석중.그는 과거 자신이 경영하던 회사에서 젊은 직원 한 명이 사망하는 사고를 경험한다.업무 중 재해는 아니었지만 젊은 청년이 죽은 마당에 보험료를 따져야하고 회사차 열쇠를 받으러 청년의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순간이 마치 형벌같이 느껴졌다고 한다.돈은 벌었지만 이렇게 사업하는 게 맞는지, 인생에 대한 회의를 느꼈고 그길로 일본 유품정리회사 대표와 연락해 연수를 받은 후 본격적으로 유품정리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유품이란 무엇일까?고인이 살아있을때는 아끼고 소중하게 다루어지던 물건이 주인을 잃는 순간 소홀해지고 찜찜한 천덕꾸러기가 된다.어렸을 때 죽은 사람 물건을 함부러 만지면 귀신이 옮겨 붙는다는 말을 들었던 나도 두렵지 않냐고 질문하고 싶었다.저자는 자신의 직업이 미디어에서 많이 소개되어 관심은 높아졌으나 여전히 폐기물 처리정도로 취급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낸다.'유품정리'는 한 사람이 전 생애에 걸쳐 남겨놓은 물건이 매개가 되어 죽음으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상실감을 유족들이 스스로 치유하고 위로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죽은 사람의 물건을 다루는 물리적인 일은 맞지만 그 이면에 사람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바탕이 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서지만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냉장고에서 음식물의 상태로 고인의 생활상을 먼저 확인한다.고시원 원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스물일곱 공대생의 캐리어를 차마 버릴 수 없어 그 가방에 다른 유족들의 유품을 넣어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한다.고인이 살아생전 물건을 다루던 그 마음으로 유품을 대하는 저자에 태도에서 존중과 엄숙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죽으면 끝일까?저자도, 살아있는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하지만 한 사람의 유품으로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남은 가족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대답이 가능하다.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만 죽음 이후 벌어지는 다양한 현실을 깨닫고 어떻게 내 주변을 정리해야하는지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자신의 사후정리를 미리 하는 이유는 마지막 남은 인생을 자녀와 함께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소통하는 데 있습니다. 주제가 죽음이라서 무겁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사실 죽음이라는 주제는 그렇게 두렵거나 무서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자신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마지막까지 잘 쓰기 위해 치약을 눌러 짜는 것처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더 많은 추억을 나누어야 합니다.접(P.253)⠀* 이 도서는 출판사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그런 행복을 맛볼 수 있다면 그 죄값으로 파멸한대도 좋아."스물다섯 살의 청년 괴테가 짝사랑 실화를 바탕으로 폭풍처럼 써내려간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단숨에 스타작가로 만들어준 작품이다.베르테르가 사랑하는 여인 로테와 춤을 출때 입었던 노란색 셔츠와 푸른색 연미복은 당시 유럽의 패션 트랜드를 바꿔놓을만큼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또한 '베르테르 효과'라는 모방 자살 신드롬까지 생겨났는데 이로 인해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금지서적으로 분류되기도 했다.소설은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내는 서간문 형식으로 쭉 이어지다 후반부에서 베르테르가 남긴 편지와 쪽지, 그리고 어렵게 수집한 정보들을 묶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는 그의 까만 눈동자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그의 생기 있는 입술과 상큼한 뺨에 완전히 홀려버린 거지.오죽하면 그의 말을 듣고 있다가 가끔 말을 놓칠 정도였다니까. (P.39)요양을 위해 독일의 시골마을을 방문한 베르테르.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모조리 잠식해버릴 운명의 여인 로테를 만난다.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대화도 잘 통했지만 안타깝게도 로테에게는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이미 정해져 있었다.감성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자신에 비해 매사에 이성적이고 약혼자를 흠모하는 남자까지 품을 줄 아는 알베르트는 여러 모로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그렇다면 로테는 베르테르에 대해 어떤 마음이었을까?약혼자도 있으면서 왜 단호히 끊어내지 못할까?베르테르의 편지만으로는 로테의 마음을 추측할 수 없겠으나 아마도 우정 어린 마음으로 베르테르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깊은 배려를 하지 않았나 싶다.그럼에도 베르테르가 계속 힘들어하는 모습과 로테의 침묵을 묵묵히 기다려주는 알베르트를 위해 로테는 조금 더 단호해지기로 결심한다.📮 가끔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내가 이렇게 오직 로테만을 간절히 사랑하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가 로테를 사랑할 수 있는 거지?또 어떻게 로테를 사랑해도 되는 거지? 나는 오로지 로테만을 마음속 깊이 사랑하고 로테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로테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말이야. (P.142)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결국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 베르테르.소설 속에서는 베르테르도, 로테도, 약혼자 알베르토도 악역이 없다.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이다.어쩌면 그렇기에 베르테르의 죽음이 미워하고 원망할 대상하나없이 안타까움만 더해진거 아닐까?고전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이 작품 아주 어릴 때 읽어봤던 거 같은데 세월이 지나 다시 읽어보니 확실히 감동이 다르다.풍부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던 희대의 명작을 만나 좋았다.다른 작품들도 얼른 읽어봐야지.* 이 도서는 윌북에서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