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행복을 맛볼 수 있다면 그 죄값으로 파멸한대도 좋아."스물다섯 살의 청년 괴테가 짝사랑 실화를 바탕으로 폭풍처럼 써내려간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 아니라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단숨에 스타작가로 만들어준 작품이다.베르테르가 사랑하는 여인 로테와 춤을 출때 입었던 노란색 셔츠와 푸른색 연미복은 당시 유럽의 패션 트랜드를 바꿔놓을만큼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또한 '베르테르 효과'라는 모방 자살 신드롬까지 생겨났는데 이로 인해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금지서적으로 분류되기도 했다.소설은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내는 서간문 형식으로 쭉 이어지다 후반부에서 베르테르가 남긴 편지와 쪽지, 그리고 어렵게 수집한 정보들을 묶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나는 그의 까만 눈동자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그의 생기 있는 입술과 상큼한 뺨에 완전히 홀려버린 거지.오죽하면 그의 말을 듣고 있다가 가끔 말을 놓칠 정도였다니까. (P.39)요양을 위해 독일의 시골마을을 방문한 베르테르.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삶을 모조리 잠식해버릴 운명의 여인 로테를 만난다.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대화도 잘 통했지만 안타깝게도 로테에게는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이미 정해져 있었다.감성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자신에 비해 매사에 이성적이고 약혼자를 흠모하는 남자까지 품을 줄 아는 알베르트는 여러 모로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그렇다면 로테는 베르테르에 대해 어떤 마음이었을까?약혼자도 있으면서 왜 단호히 끊어내지 못할까?베르테르의 편지만으로는 로테의 마음을 추측할 수 없겠으나 아마도 우정 어린 마음으로 베르테르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깊은 배려를 하지 않았나 싶다.그럼에도 베르테르가 계속 힘들어하는 모습과 로테의 침묵을 묵묵히 기다려주는 알베르트를 위해 로테는 조금 더 단호해지기로 결심한다.📮 가끔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내가 이렇게 오직 로테만을 간절히 사랑하는데, 어떻게 다른 남자가 로테를 사랑할 수 있는 거지?또 어떻게 로테를 사랑해도 되는 거지? 나는 오로지 로테만을 마음속 깊이 사랑하고 로테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로테 말고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말이야. (P.142)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결국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 베르테르.소설 속에서는 베르테르도, 로테도, 약혼자 알베르토도 악역이 없다.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이다.어쩌면 그렇기에 베르테르의 죽음이 미워하고 원망할 대상하나없이 안타까움만 더해진거 아닐까?고전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이 작품 아주 어릴 때 읽어봤던 거 같은데 세월이 지나 다시 읽어보니 확실히 감동이 다르다.풍부한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던 희대의 명작을 만나 좋았다.다른 작품들도 얼른 읽어봐야지.* 이 도서는 윌북에서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