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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가슴이 술렁거리는 느낌.
 
뭔가를 알게 될듯한 조짐.
 
그리고 뭔가를 찾아낼 수 있을 듯한 예감.
 
자신의 모든 것을 뒤흔들어 놓을지도 모를 사건이 다가오는 듯한,
조금은 두렵고 설레고 그러면서도 왠지 모를 애틋한 기분.
 
 
 
 -p.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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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성석제 “문학 독자 돌아 올 것”
 

“한국소설이 안 팔려도 걱정하지 않습니다. 작가들이 버티고 있는 한 독자들은 돌아올 것입니다”

[인터뷰]소설가 성석제

[북데일리]성석제(47)는 편안해 보였다. 최근 의정부정보도서관이 주최한 작가초청 강연장에서 만난 그는 “순수문학은 예나, 지금이나 늘 가난했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성석제는 한국소설의 위기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끊임없이 작가들이 쓰는 한, 독자들은 다시 문학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이 그를 굳건히 바치고 있었다.

글을 쓸 때 ‘축제를 즐기듯’ 즐겁게 쓰려고 노력한다는 소설가 성석제. 그는 특유의 해학과 유머, 촌철살인의 대사로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다. 한국일보문학상, 동서문학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굵직한 문학상을 휩쓸며 한국 문단의 주요 작가로 자리 잡아 온 그의 소설 경력도 어느새 12년 째에 접어든다.

박지원, 내 문학의 전환점

중학교 1학년 때까지 경북 상주에서 자란 성석제는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에 살았다. 놀잇감이 마땅치 않았던 상황에서 어린 성석제가 재미를 붙인 것은 바로 책이었다. 최초로 읽은 책은 로봇이 나오는 만화였다. 이후 무협소설, 로맨스 등 ‘중구난방’ 책읽기에 매진하던 그가 문학적 전환기를 체험한 것은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책을 읽고 나서였다.

“온 몸의 독소가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었어요”

성석제는 박지원을 읽었던 첫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중학교 도서반 활동을 하던 당시 <허생전> <양반전> 등이 실려 있는 박지원의 책을 읽고 그는 큰 충격을 받았다. 지금까지 읽어 온 책과는 전혀 다른 문체와 글감이었다. 성석제는 “박지원만큼 충격을 준 소설은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대학에 진학한 성석제는 법학을 전공했다. 언뜻 ‘법학’이라는 단어는 인간미 넘치는 성석제의 소설과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본인의 생각은 달랐다. 성석제는 “법적인 사고체계가 나르시즘과 낭만주의에 빠질 뻔한 감성을 막아 주었다”고 말했다.

최근 작 <참말로 좋은 날>(문학동네. 2006)에 실린 ‘고귀한 신세’를 비롯해 다양한 작품에서 선보인 허를 찌르는 반전과 탄탄한 구성력은 법학에서 다졌을 싶은 성석제의 장기 중 하나다.

일 초도 되기 전, ‘4.5초’라는 찰나를 소재로 삼은 데뷔작 ‘내 인생의 4.5초’ 이후 소설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창비. 2005)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창비. 2006), 산문집 <즐겁게 춤을 추다가>(강. 2004) <소풍>(창비. 2006) 등을 통해 왕성한 저작활동을 펼쳐 온 그는 “이야기를 쓰면 무언가가 빠져나갔다는 느낌이 아니라 충전된 느낌을 받는다”는 말로 소설쓰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행복 했다기 보다 행운이 많았다”

전업작가인 성석제의 하루는 노트북으로 시작해 노트북으로 끝난다. 여전히 육필을 고집하는 작가들과 달리 성석제는 컴퓨터로 글을 쓴다. 그는 자신을 ‘어얼리 어답터(Early Adopter)’라고 표현했다. 지금까지 무려 10대 이상의 노트북을 바꿨을 정도로 컴퓨터에 밝다.

성석제는 낮이 아닌 밤에 글을 쓰는 타입이다. 전날 과음 한날이 아니면 오전에도 가끔씩 쓴다. 글이 잘 안 써질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써질 때도 있겠지 라는 믿음으로 그냥 안 쓴다”고 답했다. 안달 해봤자 소용이 없을 때는 놔 버린다는 것. “그러니, 잘 써질 때 늘 써놔야 해요. 그야말로 유사시를 주의하는 거다”라며 그는 여유롭게 웃었다.

성석제의 취미는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등산도 아닌 하산이라니. 이유를 듣다 보니 능청스럽던 그의 소설 속 인물 몇몇이 떠올랐다.

“올라가는 것은 일이지만 내려오는 건 일이 아니니 좋잖아요. 더군다나 맛있는 막걸리도 기다리고 있고”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으니 올라가는 것도 때론 좋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올라가는 것보다는 내려오는 것이 좋다는 그다.

12년간의 작가 생활을 돌이켜 보면 “행복 했다기 보다는 행운이 많았던 것 같다”는 소설가 성석제. 그는 “마음이 여린 편이라 결정적인 장애물을 만났다면 포기했을 것”이라며 “옆에서 자꾸 더 해보라는 격려 해준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리듬 넘치는 장문을 구사해 온 성석제는 최근작 <참말로 좋은 날>을 통해 눈에 띄는 단문의 변화를 선보인바 있다. 그는 “속도감 측면에서도 그렇고 현재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단문의 매력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성석제 문학의 ‘전환기’로 해석 할 수는 없다. 언제든 문장은 길어 질 수 있고, 다시 짧아 질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먹고 싶던 사탕을 까먹듯 ‘낼름’ 그의 소설집을 읽어 버린 독자라면 신작 소식에 애가 탈 터. 향후 계획을 묻자 그는 “장편을 쓸 것”이라고 단문으로 잘라 말했다. 우리를 웃고, 울린 그의 구수한 입담에 취할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출처-북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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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안녕반짝 > [책의날특집] 독서광 북 불로거들 "악평도 써야죠"

[책의날특집] 독서광 북 불로거들 "악평도 써야죠"
 
[북데일리] 조선시대 소문난 책벌레 이덕무(1741 ~ 1793). 그는 스스로를 ‘간서치’(看書痴 책만 보는 바보)라 말하던 독서광이었다. 눈병에 걸려 눈을 뜰 수 없을 때도 실눈을 떠 책을 읽었던 일, 열 손가락이 동상에 걸려 피가 터질 때조차 책을 빌려달라는 편지를 썼다는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조선 선비 김득신(1604 ~ 1684) 역시 책벌레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독수기’에 따르면 그는 <백이전>을 11만 3000번, <노자전>을 2만 번, 자신의 책을 1만 8번. 모두 36편의 고전을 1만 번 이상 읽었다고 한다. <장자> <사기> 등은 1만 번을 채우지 못해 기록하지 않았다니 실로 무서운 독서광이 아닐 수 없다.

고대로부터 ‘독서’란 읽는 이의 개인적 즐거움 혹은 오롯한 학문적 탐구를 의미했다. 유배생활 18년간 책읽기에 몰두한 정약용(1762~1836)을 포함해 수많은 독서광들의 이야기가 이를 증명한다.

그랬던 책읽기 행위가 인터넷의 발달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 책읽기는 더 이상 혼자만의 행위가 아니다. 집, 도서관, 서점에서 ‘나홀로’ 책읽기를 즐기던 독서광들이 인터넷으로 집결하고 있는 것. 본지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의 날(23일)’을 맞아 급변하는 독서행위를 살펴보고자 4인의 ‘북블로거’ 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북블로거’란 블로그, 커뮤니티, 온라인서점 등을 통해 책에 대한 생각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블로거를 뜻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 정보를 공유하고, 신간 이벤트(출판사가책을 무상 제공하고 이에 대한 리뷰를 의뢰하는 것)로 받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이들의 취미이다. IT분야로 설명하자면‘얼리어답터’ 혹은 ‘프로슈머(프로듀서+컨슈머)’인 셈이다.

“비틀어 쓰기의 매력?”

가장 먼저 인터뷰에 응한 북블로거는‘유랑인(http://blog.naver.com/yourangin)’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상복(30, 대구 광역시 중리동)씨. 한씨가 블로거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6년 1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사람들을 찾던 차에 인터넷 카페를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한씨는 매주 원고지 10매 분량의 서평을 1~2편씩 쓰고 있다. 대부분 책커뮤니티 이벤트를 통해 받은 신간 서평이다. 한씨는 독특한 문체의 서평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말하듯이 쓰려고 노력한 것이 주목을 받은 것 같다”며 “다른 사람의 시각과 달리 비틀어 보기를 좋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북블로거들이 사라져가는 좋은 책을 알리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악평, 써야 할 때는 쓴다”

닉네임 ‘티티새(http://blog.naver.com/nana4577)’의 주인공 최미정(27,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씨 역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블로거다. 최씨가 책커뮤니티 이벤트를 통해 받는 신간은 매주 4~5권, 월 15~20권에 달한다.

2006년 3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는 좋아하는 분야인 소설, 일본문학, 어린이 책을 집중적으로 읽고, 쓰고 있다. 북블로거 활동의 목적은 책비용 절감과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기 때문.

최씨는 “북블로거가 하는 일은 홍보가 아니라 평가”라며 “솔직하게 악평을 써야 할 경우에는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쓴 서평이 누군가의 구매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솔직한 서평을 쓸 수 있는 리뷰어가 많아질수록 무슨 책을 사야할까 망설이는 독자들에게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최씨의 지론이다.

“낯선 분야의 책을 접할 수 있어”

‘태극취호(http://blog.naver.com/hiphopdrum)’라는 닉네임을 쓰는 장선아(27, 전남 여수시 신기동)씨는 왕성한 독서량, 성실한 리뷰로 유명한 북블로거다. 매주 3~4권, 월평균 11~12권의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그는 10년째 독후감 노트를 쓰고 있다.

독후감 노트에 서평을 쓴 뒤 이를 컴퓨터에 올리는 작업을 거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 이렇게 매주 3~4권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문학과 미술, 인문분야를 즐겨 읽는 만큼 주로 이에 관련된 책을 다룬다.

장씨는 북블로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책을 통한 인연으로 많은 블로그 이웃을 알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낯선 분야의 책을 접할 수 있고 출판계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매력이라고.

“관심분야 폭 넓혀, 편식 없애”

‘뒷북소녀(http://blog.naver.com/heeya1980s)’라는 닉네임의 이명희(28,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씨는 매주 2권, 월 10여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다. 활동 초기에는 서평 1편에 만 2시간이 넘게 걸리던 것이 지금은 1시간으로 줄었다.

이씨는 관심 분야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책을 리뷰 하고 있다. 그는 “급히 만든 티가 나는 책을 대할 때는 실망감이 크다”며 “오탈자가 빈번하게 발견되는 책을 신뢰 할 독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쓴 서평을 읽고 책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덧글을 볼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는 이씨. 그는 “장정일처럼 리뷰를 모아 책을 내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북블로거들의 활동 근거지는 책커뮤니티다. 4인의 블로거가 활동 중인 커뮤니티는 책커뮤니티 ‘책을좋아하는사람(http://cafe.naver.com/bookishman). 이들은 나 홀로 독서에 몰두하던 옛 독서광들과 달리 출판사, 이웃블로거, 커뮤니티 회원 등을 통해 형성된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내밀하고, 폐쇄적인 행위로 간주되어 오던 ‘독서’가 인터넷 시대를 맞아 공개적이고, 능동적인 형태로 바뀌고 있다. 급변하는 출판시장의 흐름에 부응하듯 독자들의 책 읽는 방법 역시 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출처 : http://www.bookdaily.co.kr/bookdailys/view/article_view.asp?scode=FEN&article_id=20070423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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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4-2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미정님, 축하합니다. 역시 좀 다른 리뷰를 쓰신다 생각했드랬어요.^^

마늘빵 2007-04-26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티새님 이름과 나이를 알았습니다. ^^
딱 고정도 예상했었어요. :)

티티새 2007-04-2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감사드려요^^
아프락시스님..딱 고정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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