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세계문학세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어느 사랑의 실험 - 독일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알렉산더 클루게 외 지음, 임홍배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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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란 나라가 새롭게 다가온다.
내 손에 쥐어진 후 한동안 책을 펼치지 않았다. 분명 내가 원해 내 품에 왔음에도 흐린 하늘이 계속되는 나날에 읽으면 흐린 하늘이 더욱 가라앉게 느껴질까 책을 쉽사리 펼치지 못했다. 내게 독일 문학은 어둡고 어렵고 조금은 무겁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음을 책을 만나고서야 알게 되었는데 아니러니하게도 이 책을 찜질방에서 읽을 책으로 정하고야 말았다. 찜질방에서 독일 문학과의 데이트,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 데이트, 내가 먼저 다음 데이트  신청을 하게 되었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 한 권에 17개의 작품이 들어가있다. 종합 과자 선물세트를 받았을 때의 기분이 책을 읽어가면서 느껴지지 시작한다. 책은 괴테의 <정직한 법관>으로 가볍고 유쾌하게 시작된다. 괴테라는 작가의 명성 앞에 다소 무거운 작품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는데 이 짧은 이야기가 꽤나 유쾌하게 진행되어간다. 부호의 현명한 생각과 신부의 솔직함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무릎을 치게 한다. 삶에서의 행복이란 얻고 나면 어째서 다른 것을 꿈꾸게 되는 것인지 이야기가 끝나고 머리 속을 맴돈다.

 

 첫 작품이 유쾌하다면 다음 작품 티크의 <기발한 페르머>에서 페르머의 행동의 어이없음에 허허- 웃고만다. 영화나 만화책 주인공의 삶을 내 삶인듯 상상한 적이 왜 없겠는가. 페르머의 우스꽝스런 모습은 다음 작품들의 주인공도 이렇게 엉뚱하고 유쾌하게 진행될 것인가로 짐작해보지만 남은 작품들은 내 기대보다 더 큰 선물을 준다. 헤벨의 작품 <뜻밖의 재회>는 애달픔을 선물하고, 헤르만 헤세의 <짝짓기>는 주인공의 나이에 걸맞지 않지만 풋풋함과 설레임을 선물했으며, 헤르만 브로흐의 <바르바라>는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카프카나 토마스 만의 작품은 아직도 내게는 혼란을 선물하지만 작가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읽지 못했던 대문호의 작품을 단편이지만 읽었다는 뿌듯함이 드는 것에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세계문학 전집은 중학교 이후로 읽어 본 적이 없는 듯하다. 중학교때 학교 독후감 숙제의 기억때문인지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되었던 작품들이 이제서야 고전이라 불리는 이유와 작가들의 이름 앞에 위대한이란 명성이 붙는 이유를 알게된다. 독일 고전 문학을 읽으면서 책이 읽혀지는 속도에 놀라고 그 재미에 놀랐다. 다른 나라의 세계문학을 만나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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