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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 ㅣ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6
알레산드라 프레골렌트 지음, 임동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아는만큼 보이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듯하다. 그저 그렇던 풍경도 그 속에 들어있던 역사를 듣고 나면 달라 보이고, 잠만 오게 하고 그 음(音)이 그 음 같던 클래식도 작곡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음율에 실린 그 마음을 엿보게 되고 절대 이해 불가라고 여긴 오페라 역시 알고 보면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누군가의 말처럼 무언가를 제대로 보고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조금의 준비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 준비가 벅찰 것 같아 클래식을 멀리 했고, 그림을 멀리 했으며, 책 역시 멀리하려 했다. 하지만 막상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아는 것의 버거움 보다는 알아간다는 즐거움이 더 컸다. 어린이가 한글을 배우면서 혼날 때의 감정보다는 글자를 읽을 수 있다는 기쁨에 배우는 것과 같다고 할까? 그런 의미에서 그림 앞에서 나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와 같은 입장이었다. 어쩌면 더 어려운 입장인지도, 그림 앞에서면 겁 부터 먹는 어른이기에.
그림에 겁 먹은 사실을 살짝 숨기고 혼자서 공부를 해 보는 건 어떨까? 따분한 이론 공부 말고 그림과 함께 겻들인 설명이라면 참 좋을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나온 듯한 책 <루브르 박물관 -세계 미술관 기행->이다.
책에는 그림과 화가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함께 담겨 있다. 그림의 한 부분을 자세히 볼 수 있게 '그림 속으로'란 코너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차례대로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내게는 좋았다. 펼치는 순간 펼져지는 그림을 보고 설명을 듣고 그 후에 다시 보는 그림은 무언가 달라 보였다.
내게는 이 책이 작은 미술관이었던 것 같다. 집에서 보는 것이 안타까워 밖으로 책을 가져나가 보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보면 볼수록 생겨나는 갈증을 어쩌면 좋을까? 실제로 보고 싶다라는 마음. 그 전에는 내게는 없었었다. 분명 책이나 인터넷에 나와 있는데 뭐하러 미술관이나 여행을 가서까지 그림을 보아야 하는 것인가? 라는 의문을 품었던 내가 이제는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실제로 그림들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된다. 실제 크기의 그림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그윽할까? 그 곳에서 나는 얼마나 행복할까?
이 한 권으로 그림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루브르에 간다면 어쩌면 조금은 으쓱한 어깨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조금씩 천천히 그림을 알아가고 싶다.
하나 말할 것은 이 책의 설명의 부족과 딱딱함이다. 짤막한 설명임에도 읽는 이에게 와닿지 않고 물론 이 책이 안내서라고 해도 그림이나 화가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족한 듯 하여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