商道 - 전5권 세트 상도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분의 블로그에서 "계영기원 여이동사"라는 문구를 보고 무엇을 뜻하는 글인지를 몰라 찾던 도중 그 문구가 상도라는 책에서 나온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계기로 상도를 읽기 시작했다. 전 5권이라해도 책 페이지와 글자의 크기가 커서 손에 잡은지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빨리 읽게 되었다. 다 읽은 지금은 빠른시간내에 읽은 것을 후회한다면 말이 될까...? 책의 구성이 그다지 맘에 들지않아 어여 읽고 끝내자고 한 마음이 더 커서 빨리 읽었지만 읽으면서 깨달은 건 책의 내용이  삶에 대한 자세을 알려주는 성인들의 가르침으로 가득차있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알아야하고 지켜야 할 것들로만 말이다. 그런 책을 내 맘에 들지 않는 구성이라고 쉽게 보고 다 아는척을 하려했다는것에 편협하고 옹졸함을 반성하게 된다. 옆에 두고 두고보면 얻는 것이 참으로 많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주인공이며 실제인물인  임상옥은 한 의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당시 의주는 중국과의 인삼무역이 성행했다.  평소 아버지를 따라 중국과의 무역에 참여하며, 중국어를 능통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 상인의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글을 읽고 쓸 줄 알았다. 중국과의 무역이 흥행할때 중국어를 상용할수 있다는것은 아주 좋은 장점이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세상을 뜨게 되고 빚을 갚기 위해 한 상점에서 일을 하면서부터 상업의 길을 걷게 되는데 후에 동양을 거머쥐는 거상으로 성장하게 된다.

 

임상옥의 삶에서 내가 배운건 헤아릴 수 없지만 그 중에서 이것만  기억해도 지혜롭게 삶을 살아 갈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계영기원 여이동사 (戒盈祈願 與爾同死)

=>가득채워 마시지 말기를 바라며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

 계영배의 새겨진 문구. 임상옥은 이 잔이 거상이된 자신을 이루었다고 말한다. 계영배란 가득 채우는것을 경계하는잔.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이 욕심이다. 욕심은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다. 그러기에 욕심으로 불리우는거 아닐까...? 임상옥은 석중스님으로부터 받은 계영배라는 잔으로 이러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래서 그는 조선과 중국을 통털어서도 최고의 상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욕구를 갖지 않았다. 상인으로서 재물을 가진 임상옥은 그 이외의 명예욕이나 권력욕까지 탐하지 않았다. 나는 자주  "내 소원은..."혹은 "아..이래봤으면..."

이란 말을 쓴다. 충분히 가지고 있으면서도 위만 올려다보며 더 많이 가지려한다. 절대 밑을 보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그것을 가졌다 하더라도 더 큰 것을 바라게 된다. 자신이 예전에 어떠한 것을 원했는지도 잊은채 더 큰것은 더 높은것을..그것만 쫓다가 끝이 난다는것도 모른채 나는 위만 바라보고 살았다. 이 문구를 모든것은 가득찬 것보다 모자란것이 낫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절제의 미덕은 나를 뒤돌아 볼 수있게 해주며 내 생활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해준다. 

 

둘째, "니 손안에 활인도와 살인도가 같이 있다"

 이말은 석중스님이 임상옥에게 해준것이다. 저마다 사람에게는 사람을 살리는 활인도와 사람을 죽이는 살인도가 공존한다. 사람을 칼로 찔러죽이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라는것을 나이가 쌓이면서 느끼게 된다. 내말하나에 내 행동하나에 그동안 얼마나 무수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죽였는가...내가 행한것을 상황을 탓하며 타인을 해한일이 이 글을 읽는 순간 떠올랐다.

분명 타인에게 도움을 줄수 있었음에도 살인도를 택했다. 임상옥은 한번도 살인도를 쓴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는 자신만을 위해 무언가를 원한적은 없으니 살인도를 쓸일이 없었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내가 우선이었다. 내가 우선인 사람은 살인도를 휘두를수 밖에 없다.

타인을 위하는 길이 나를 위한 길임을 이제야 알았다.

 

셋째,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

=> "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

 이 말은 임상옥과 김기섭회장의 상도였다. 재물은 원래 내것이 아니었다. 세상의 물이 나의것이 아니듯 내게 들어온 재물도 내것도 아니며 누구의 것도 아니다. 임상옥은 이말을 가슴에 새기며 그 많은 재산을 사회로 환원했다. 자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물려주지 아니하였다. 그는 돈을 쫓아 장사를 한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일까...? 추사 김정희는 임상옥의 노년에 성불이라고 호칭했다. 상업의 부처. 임상옥은 부처가 된것이다. 임상옥은 공자가 봤다던 조금만이라도 기울어지면 쓰러지는 유좌지기(宥座之器)-항상 곁에 두고 보았다는-

와 일맥상통하는 계영배를 늘 곁에  두고 보면서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나에게도 이러한 계영배나 유좌지기가 있다면 좋을거란 생각을 해보다가 피식 웃었다. 임상옥은 계영배의 비밀을 석중스님께서 직접적으로 말해주지 않아 스스로 찾느라 계영배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책으로 이를 손쉽게 알았음에도 또 바라고 마는 것이다. 사람의 바람은 끝이 없다. 그 끝맺음을 맺는것은 나이며 아는것을 행하는 것도 나이다. <상도>라는 책으로 임상옥과 만나면서 인생의 지혜를 통달한 분과의 대화를 하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책을 보는 눈이 조금도 떠지지 않았다는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다. 이토록 좋은책을 어리석게 판단한것이 지금 생각해도 낯이 뜨겁다. 마음에 새길 글이 너무 많아 내그릇이 작음이 안타까웠던 책.

임상옥에게는 계영배가 있었던 것처럼..난 이책을 곁에두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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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잘코군 2007-04-2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상도>라는걸 바로 알아챘습니다. 저도 이 책 참 재밌게 가슴에 담으며 읽었습니다. 계영배. 나의 계영배는 무엇인가, 한동안 고민하기도 했어요.

티티새 2007-04-2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계영배를 구하지 못했답니다..
아프락시스님은 구하셨어요?

jkmin 2007-07-18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채워지지 말아야 합니다. 채워지면 더 이상 가질 수 없고, 채워지면 더 이상 즐겁지 아니합니다.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음식 맛을 즐길 수 없듯이... 채워지지 않은 나머지 부분은 나의 희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계영이란 말을 늘 곁에 두고 되새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