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소설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죽을 날이 얼마 안남은 남자. 병원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잡힌다.  의사가 묻기를 병원에 나가서 무엇을 하려고 했나? 남자가 대답하길

“선생님도 남자라면 아시겠죠.”

 

여기까지만 말해도 뒷말은 흔히 상상하게 된다.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걸까? 나만 이런 통속적인 생각을 한 것은 아니길 바란다.  대충 이해를 한 의사가 나간 후 그가 속으로 말한다.

 

“선생님도 남자니까 아시겠죠? 죽기 전에 꼭 죽여야 할 놈이 있습니다.”

 

갑자기 불행한 시한부 인생에서 살인을 준비하는 예비 살인자의 모습으로 돌면한 주인공

이야기는 빠른 속도로 돌변하고 그 재미에 따라가고 있었다.


  한국에 번역된 가네시로 카즈키의 소설을 거의 다 읽었다. 그리고 다른 작품들과 특별히 달랐다. 좀더 서정적이고 내면의 묘사를 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써온 다른 어떤 소설보다 소설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소설적 구성이란 소설을 창작할 때 배울법한 기준에 의한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 중간 끝의 완결된 형태를 나타내는 것이 소설의 구성인데 이게 장편이 되면 늘어지게 되서 그것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비교적 구성이 완벽하게 이루어지기 쉬운 것이 단편이다. 그것이 단편의 특성이라면 특성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소설이 아닌 소설집이라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당황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좀더 순수 소설적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여타 다른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재치 있는 입담. 예를 들어 멋진 등장인물과 멋진 행동 같은 것이 아주 많이 눈에 띄지는 않았다.

  난 이것이 더 좋게 보였다. 물론 멋진 사람이 등장한다면 그것 또한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멋진 사람이 존재할까. 그것은 너무나 허구적인 설정이여서 정말 소설로만 끝나는 이야기는 아닐까. 소설은 소설로만 끝나도 좋다고 한다면 할말은 없겠지만.

  연애 혹은 사랑이라는 것을 주제로 기발하게 이끌어 나가는 힘이 좋았다.

  같은 이야기라도 쓰는 작가에 따라 다 다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그의 기발한 입담은 발휘됐다고 본다. 예를 들어 맨 위에 소설 한 부분을 공개해 놓은 것 (설마 불법은 아니겠지..) 좀더 안정된 필체. 그리고 같은 이야기라도 재미있게 만들어 놓은 이야기의 시작.

단편 소설 다운 마무리. 대체로 단편 소설에서 완전한 결말이란 없다. 작가는 단지 던져 놓을 뿐이다. 실마리를. 모든 걸 친철하게 설명해 주는 작가라면 오히려 재미가 반감 됐을 것이다.


이 리뷰를 쓸까 말까 고민했다. 책을 읽은 지 하루밖에 안 지났고

책의 내용을 내가 잘 소화해서 하루 만에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아래에 이미 책에 대한 주요한 것들을 적어놓은 분들도 계셨기에 그 내용을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분들의 말을 보충하는 느낌으로 리뷰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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