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공화국, 누가 우리 아이의 재능을 죽이는가
안드레아스 잘허 지음, 송경은 옮김 / 서돌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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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를 가졌을때의 흥분을 아직도 기억한다. 자녀 넷을 모두 영재로 키웠다는 텔레비전에서 본 미국의 어떤 엄마처럼 나도 태교를 열심히 해서 영재로 키워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그래서 매일 뱃속의 아이에게 말도 걸고, 동화책도 읽어주고, 동요도 불러주고 했다. 누군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오해했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태어난 후 얼마되지 않아서 고열로 입원하게 되었다. 미련하게도 그제야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았다. 

우연히 서점에서 구입한 <엄마 학교>를 읽고 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심, 조급함을 버리고 아이의 성장발달에 맞춰 적기 교육을 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확고한 중심을 잡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가끔 내가 아이의 지적호기심을 다 채워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아이의 재능을 어떻게 발견하고 부모로서 어떻게 잘 다듬어 나가야 할지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내 기대와는 달리 현 교육체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책이다. 부모가 아이의 교육에 대해 많은 돈을 쏟아붙는지만 교육의 질은 그에 비례하지 않음을 지적하며 어떻게 해야 학교에서 아이의 재능을 죽이지 않고 잘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누가 우리 아이의 재능을 죽이는가
무지하고 만성피로에 지친 부모일수도 있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무능력한 교사 일수도 있다. 영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지 준비가 덜된 학교 탓일수도 있다. 제대로만 성장했다면 노벨상을 탔었지도 모를 영재 프란츠가 범죄자가 된 사례만 보더라도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느낀다.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가 다가오니 시설좋은 학교 주변으로 이사를 해야 할지 소문난 학원들이 많은 곳으로 이사를 해야할지 고민스러워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훌륭한 교사를 만나는 것이다. 좋은 교사는 학생이 자신의 재능을 통해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학생이 지닌 호기심과 의문, 야심에 불을 붙인다.  문제는 교사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런 자질을 갖춘 사람중 일부만이 교사를 직업으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훌륭한 의사가 많은 이유는 물론 수입이 많은 탓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기 때문이다.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교사가 존경받는 사회가 된다면 아이들의 재능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좋은 교사들이 학교에 더욱 많아져서 믿고 내아이들을 맡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목표가 너무 높아 이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목표가 너무 낮아서 지나치게 쉽게 이루어 내는 것이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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