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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오디세이 1 ㅣ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상 대화를 통해 진행되는 미학 오딧세이는 부분 부분은 쉽고도 재미있게 읽혀 책장이 금방 넘어 갔다. 그런데, 책의 마지막을 탁 덮고 나니 고개가 갸우뚱해지면서 그래서 미학이 뭐지? 라는 질문과 함께 나는 다시 책의 첫장을 펴야만 했다. 이렇게 책을 두 번 읽고 나니 그제서야 정리가 좀 된다. 에셔라는 사람의 다양한 그림을 필두로 새로운 이야기들이 진행되는 구성 방식과 두 철학자의 대담, 시대별로 그 흐름을 달리 하는 예술 인식에 대한 박식한 서술은 별 다섯개를 받아도 무난하지만, 두 번 이상은 읽어야 이해 되는 책이므로 별 네개에 점 찍었다.
미학에 관한 이야기는 가상과 현실, 창조와 모방, 객관과 주관, 이성과 감성 등이 둘로 나누어졌다가 복합 교차 되는 과정을 거치며 끝도 없이 진행된다. 인간의 최고 학문인 철학은 미학에도 간섭하여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되더니 칸트와 헤겔에 이르도록 질적인 변화를 거쳤을 뿐, 별반 뚜렷한 결말은 맺지 못햇다. 이상한 고리, 악마의 고리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나는 미학 오딧세이 2를 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 듯하다.
이 책의 길잡이인 에셔의 그림은 신선하고 궁금증을 유발시키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을 수로 표현할 수 있다고한 피타고라스부터 유리알 유희처럼 캔버스에 교향악을 작곡하려 했다는 칸딘스키까지 시간의 흐름속에 명멸한 많은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라 이해와는 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미학오딧세이..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관한 이 책은 지구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된 인간의 오랜 삶을 바라 보듯 익숙하면서도, 아직 깨닫고 보지 못한 이면을 발견할 때 느끼는 낯선 느낌을 받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