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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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시작되면서 나에게 질문했다. 너는 어떤 삶을 살고 싶으냐? 내가 대답한다. 자유로운 삶!! 돌아 보면 그다지 자유를 속박당하면서 산 것 같지는 않은데, 자유롭고 싶다고 대답하는 나를 보면서 한편 의아하기도 하다. 자유라는 것이 내게 주어진 자리나 의무를 내팽개치는 데 있지는 않을 텐데,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곳에 즐거움이 깃들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직장의 한 구성원으로, 가정의 일원으로 무한반복되는 노동과 책임을 등에 지고 뒤뚱거리지만 함께 손 잡을 이도, 견뎌낼 내면의 에너지도 찾을 수 없다. 즐겁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그 마음이 자유롭고 싶다고 소리치는 내면의 비명이 아닐까... 

목수정의 글을 읽으면서 부러운 마음이 가득찼다. 자신의 삶을 펼쳐 놓는 것에 당당할 수 있는 그녀가 말이다. 그녀의 삶 자체가 남다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남다른 삶은 어디에든 있으니까~~ 하지만 그 흔한 삶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선택과 신념을 믿고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던질 수 있는 용기는 남다르다. '네모 반듯한 아파트 숲으로 이루어진 한국땅에서 삶이란 원래 이런 절차를 밟는 거야, 또는 시험의 답은 5개 중에 하나니까 다른 생각은 하지마' 라는 강압이 팽배한 땅에서 자신의 새로운 선택에 믿음을 던지는 용기!!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잣대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는 용기!!   

프랑스와 한국, 두 문화권을 오가며 언급하는 차이가 눈길을 끈다. 프랑스 역시 신자유주의 경쟁체제로 나아가고 있지만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안정적 지원은 역시 선진국!! 답다. 예술가들에 대한 실업 급여, 임산부에 대한 배려, 사회적 담당으로서의 육아는 우리에겐 아직 비상식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가 상식과 비상식으로 금 긋고 있는 부분이 얼마나 얼토당토 않은 게 많은지...  사회속의 한 인간으로 비정치적이기도 어렵다. 생명을 지향하는 좌파에 대한 확신을 지니고 정당의 문화정책연구원으로 일한 그녀는 다시 국경을 넘는단다. 새로운 삶에 대해 무한 도전하며 행복해 하는 그녀가 빛나 보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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