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마이클 매커디 판화, 김경온 옮김 / 두레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아침 뉴스에서 계룡산 어느 자락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다가 숨겨 놓고 그것을 팔아 넘기려는 일당이 나무의 DNA 검사 결과 드러나서 일부가 검거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시가가 3억정도라고 하는데 , 그 나무가 뿌리를 내려 그 만큼이 되기까지 얼마의 시간과 노력이 들였을까를 생각해 보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사람이나 동물뿐만이 아니라 식물 또한 자신에게 위태로운 일이 생기면 비명을 지르거나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그들 내부에서는 살아내려는 발버둥을 치고 있을 것이다.나무를 심은 사람 엘제아르 부피에가 이 소식을 들었다면 그이의 가슴에서도 눈물이 흐를 듯하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홀로 사는 50대의 고독한 남자가 30년 동안 나무를 심고 가꾸었다. 야생 라벤더 외에는 아무 것도 자라지 않는 곳에 살면서 묵묵히 도토리를 심으며 산다. 이 자그만 도토리가 나중에는 떡갈나무 숲을 이루게 되고,  너도 밤나무 숲을 이루고, 자작나무 숲으로 번져 가게 되어 마침내 사람들을 살린다.

신영복 선생의 말씀이 생각난다.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바꿉니다' 라는 평강공주와 온달 장군의 이야기에서 주신 교훈이다. 어려서 들은 이야기를 우스갯소리로 받아 들이지 않고 어려운 길을 선택함으로써 신분을 뛰어넘은 것은 사회적인 벽을 뛰어 넘은 것이요, 세상을 변화 시키는 실천이라는 것이다. 약삭 빠르게 세상에 편승하지 않고 어리숙할 만큼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는 작은 행위의 위대함을 이 글은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세상을 살리겠다는 또는 무언가를 이루고 말겠다는 거창한 목표 의식이 없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 하나가  종내에는 더 많은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냄을 나무를 심은 사람이 묵묵히 보여 주고 있다. 도토리를 심는 손이 그려진 삽화가 감동을 준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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