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서 위안받은 그녀들 - 12인의 라틴아메리카 여성미술가
유화열 지음 / 미술문화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예술에서 위안받은 그녀들>은 라틴아메리카에서 활동했던 열두명의

여성미술가를 새롭게 조명하고 우리에게 소개하기위해 나온 책입니다.

 

우선 라틴아메리카라는 공간과 여성미술가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가능하면 젠더에 대한 고민, 현실 리얼리즘을 돌파하려는 여성 미술가를 발견해

낼수 있지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마음이 설레였었지요.  

 

우선 저자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멕시코 미술학교에서

조각을 공부했으며 서울과 멕시코시티에서 번갈아 개인전을 열었던 두아이의 엄마

이자 여성미술가인 유화열씨입니다.

 

이 책은 각 예술가에 대한 연대기와 예술사적 의의와 몇몇 작품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다지 어렵게 풀지않아서 흥미를 잃지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어요.

 

아프로-쿠바와 메소아메리카 문화에서 기원한 여신에 대해 몰두하면서 대지와 몸으로

대화를 나누는 퍼포먼스 예술가, 아나 멘디에타. 관객과 작품의 상호작용을 꿈꾸면서

예술작품속에 대중이 참여할 수있는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던 멕시코의 리지아 클락.

건축물의 오래된 폐자재로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베네수엘라의 팝아티스트,

마리솔 에스코바르. 멕시코 혁명에서 중요했던 사회적 리얼리즘 사진가,  티나 모도티.

칠레의 현실참여적인 콜라쥬 예술가, 카탈리나 파라. 여성의 몸을 시대와 문화적 산물로

그렸던 멕시코 여성의 현실을 그린 마리아 이스키에르도. 고단한 아픈 세월을 레타블로로

승화한 멕시코 여성주의의 아이콘, 프리다 칼로. 동양적인 폐루의 초현실주의 화가,틸사

추치야. 브라질 최초의 여성 모더니스트였지만 사는 내내 의;기소침해야했던, 아니타

말파티. 식인주의 미술의 창시자, 타르실라 두 아마랄. 히비스커스 꽃으로 쿠바 아방가르드

운동을 이끌었던 아멜리아 펠라에스. 제가 아주 그림에 포옥 빠졌던 마법과 과학이 함께

꿈꾸는 초현실주의 작품을 그린 미술가, 레메디오스 바로까지..

 

인상적인 것은 1970년대에 대학에서 일어난 강간사건에 경종을 일으키기 위해

<강간 현장> 퍼포먼스를 한 사진이었는데 그 사건의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덧붙여 각 예술가를 소개할때 중간중간 다양한

자료속에서 여성미술가를 묘사하는데 저는 특히 마리솔 에스코바르의 인터뷰 발췌부분도

참 좋았어요. 또 칠레에서 벌어진 저항적 아플리케운동과 바느질 모임에 대해서는 좀 더

공부를 해보고싶었고 레메디오스 바로라는 미술가에 대해서는 전기라던가 평전이 나오지

않았을까 찾아서 읽어보렵니다. 이정도면 큰 소득이지요?

 

그녀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았고 유학을 다녀왔으며

드라마틱한 사랑과 젠더로 인한 스캔달,시대적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는 데 있더군요. 

질투나기도 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하고..이 인물들 한사람한사람에 대한 영화가

나와주었으면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미 프리다칼로는 너무 잘 아니까 뺴고요^^

 

편집부분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이 책은 용지도 너무 고급스럽고 좋아서 작품을 감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우선 표지가 아주 맘에 들었고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간략한 연대기가

나와 있어서 더욱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해봅니다. 그녀들은 예술을 통해 삶에 대한 '위안'만 받은 게 아니고

삶에 대한 갈구와 치유, 외침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까지 모두 돌파해낸 대단한 여성들이라고요.

이번 기회에 라틴 아메리카의 위대한 예술가들을 알게 되어 너무 기쁘네요. 빨리 도서관가서

칠레 아플리케운동과 레메디오스 바로에 대해 조사를 좀 해봐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이정인 옮김 / 프리뷰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캐스 R. 선스타인의 이 책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는 사실상 '극단주의'라는 소재가 주는 

진부함과 부정적인 면때문에 그다지 매력은 없었지만 제가 아주 흥미있게 읽었던 <넛지>의 

저자가 쓴 책이란 점과 그가 오바마 행정부의 규제 정보국 책임자라는 점때문에 눈을 반짝이며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줄곧 우리가 극단주의에 빠지게 되는 함정과 원론적인 위험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죠. 그러니까 사실 논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의견을 나누게 되면 더 극단적인 입장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이론이었습니다.

 

제가 이해할 수 없던 집단의 극단주의라고 하면 종교집단이나 테러리스트집단이 떠올랐는데 

이 책에서는 기업과 정부,사업부와 노조,시위대, 배심원등 어떤 집단을 가리지않고 다 발견

된다고 말하더군요. 사람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게 이해가 안되겠지만 사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수 있다는 부분도 흥미가 있고요. 그러니까 혼자였다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여럿이 그것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외부와 격리된 채 의견을 나누면 더 극단적인 

입장에 빠져든다는 논리가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어보였습니다. 그래서 공화장을 지지하는

판사셋이 모였을때의 판결내용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판사셋의 판결은 정말 어의없고 무서운

일을 초래하더군요.

 

이 해결책을 읽기 위해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돌고도는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야했지요. 

극단주의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참 뻔하게도 저자인 캐스 R. 선스타인은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로 무장한 민주적인 문화'를 제시하고 있더군요. 아!! 정말 추상적이고 고전적인

해법이지요. 뭐..그래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라이벌들의 

팀’이라는 조직을 계승하여 관료로 구성했다고 하네요.

한국의 각하님도 좀 이런 것은 본받으시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이 책에 관심많은 분이라면 제가 얼마전에 읽었던  <생각 조종자들>과 같이 읽으시면 훨씬 

재미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엘리 프레이저가 우려하는 ‘필터 버블’ 현상과 

선스타인교수가 말하는 '극단주의'는 맥을 같이 하는 선상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감히 추천드립니다^^  같이 읽으심 좋을듯해요.




하여간 저 또한 집단주의에 빠지지않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또 미국에서는 대법원이 거리와 공원이 시민들의 표현활동을 위해 개방해야

한다는 판결을 언급하면서 표현의 자유가 있는 사회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데 우리가  

자유롭게 시위할 수 있는 곳은 어딘지 가슴이 답답해오기도 하네요. 선스타인이 말한 

'공공광장론'에 격하게 동의하면서 이 책을 접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기의 지구에서 살아남는 응급치료법
박은기.유가연 지음 / 수선재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도 방콕은 엑소더스의 참상이 가득한 장면이 연거푸 나왔습니다. 뉴스를 보면 여기저기서

종말을 예언하듯 대재앙이 터지고 있죠. 이 책은 어떤 스토리텔링이나 군더더기없이 정말 정직하게

각종 재앙에 대처하는 방법을 마치 민방위 지침서처럼 간단간단하게 그러나 친절하게 나열하여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아래보시면 아시다시피 가볍고 앙증맞은 사이즈네요.

우리나라 대규모 지진시 이 책은 부담없이 꼭 가지고 가도 될 것같아요.

 



 

저자는 한의사, 박은기씨와 명상에 관심이 많은 캘리포니아 면허소지자인 유가연씨입니다. 

 

이 책의 서문에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나와있는데 정말 고개가 끄덕여지더군요. 저자는

환자를 구하기에 앞서 시한부인생을 선고받은 불치병환자같은 지구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이런 재앙은 인간이 지구를 훼손한 탓이라고 일침을 가하면서 그래서 지구가 살고자

치는 몸부림이며 자체 정화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맞는 말씀이예요.

 

액션영화나 재앙영화를 보면 많이 나오는 장면들이 있어서 대충대충 알긴 했는데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있어서 고맙더군요. 예를 들면 실내에 갇혔을 때 문여는 방법이요.

보통은 어꺠로 쳐서 여는데 그럼 안되고 문손잡이 위 자물쇠부분을 발로 차야한다네요.

 

그리고 사혈(체했을때 피뽑는 것)과 침.뜸하는 법등도 좋았어요.

근데 77페이지에 혈자리에 뜸뜨는 순서가 나오는데 고황,폐유,곡지,족삼리등 아무 설명없이

전문용어들이 툭 튀어나와 순간 당황했네요. 이 페이지에는 부연설명이 좀 달렸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익사위기에 처했을때 피부가 싸늘히 얼었더래도 항문이 완전히 열리지 않은 상태면

온기를 회복시켜서 살릴수 있다는  거 같은데 항문은 어떻게 확인하는 것인지 좀 아리까리

했어요.^.*

 

 

위의 응급실 주머니랑 오늘 당장 휴대용 라디오랑 수지침 하나 장만해야겠어요.

그리고 굶주림대처법과 식물에서 물 얻는법,휴대용 정수기만드는 법등도 정말 유용합니다.

마지막 챕터에는 우주선 유입에서 살아남는 법이 나오는데 이것은 여러분이 사서 보실것을

권합니다^^ 하여간 흥미롭게 마치 내일 일어날 일처럼 읽으면서 외우기도 했네요.

영양가있는 책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흔 살의 철학 - 열정의 서른에서 결실의 마흔으로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박혜령 옮김 / 토네이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타겟은 철저히 치고올라오는 후배들 사이에서 언제 밀려날지 모르는 월급쟁이 남자,

특히나 각박해져가는 세상에 물질로부터도 소외당하고 자식과 부인과도 어색한 중년남성,

나이듦에 동반하는 상실감과 점점 고갈되어가는 열정과 체력을 가진 이들에게 바치는 책이네요.

 

사실 저는 마흔살을 맞이하는 모든 남녀들에게 도움이 되는 중년을 위한 철학공부책이 아닐까

생각했었거든요,.

 

내 인생의 항법사가 되기위해서 가장 중요한 때가 마흔살이라는 말에는 충분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깨 축쳐진 대출이자 갚기에 급급한 40대 남자로 처음부터 끝까지

묘사하는 것은 읽어갈수록 맥이 빠지더군요.

 

여러가지 기운차리는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긴 합니다. 아는 사람과 밥먹는대신 새로운 사람들을 더욱

많이 만날 것,봉사여행을 떠날 것,유언장을 진지하게 써볼것,'좋은 사람'이란 평가는 욕이니

좀더 개성을 가질 것,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것,오피스 스파우즈를 경계할것,책 한권을 출판할 것등등

의미있는 조언들로 가득합니다만 이것은 철학을 다시 올곧게 세우는 게 아니라 임시방편의

방법론들 아닐런지요.

 

책의 마지막 조언은 '아들의 롤모델이 되어주어라'입니다.누군들 그렇게 하기싫은 부모가 있을까요?

너무 추상적이고 좋은 이야기들을 나열하다보니 시중의 보통 자아계발서중 하나인데 타겟을 좀

좁혀서 쓴 것의 한계가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좋은 문장들도 곳곳에 있었습니다.

 

예술을 모르면 인생의 미래를 키우지못하고 마침내 할 일이 없어진다. -스피노자 

인생의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반드시 40대에 이루어야 합니다 - 저자와 친분있는 대기업임원

출근전 20분,퇴근후 한시간씩 반드시 배우자와 대화하라 - 저자

좋은사람이란 정말 좋은 사람이라서 좋은 사람처럼 행동하는게 아니다. 좋은 사람으로 사는 것 외에 달리 살아갈 밥법이 없어서 좋은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 오스카 와일드

성공이란 익숙한 관성을 단칼에 끊는 것이다 - 세스고딘

 
하여간 마흔살에 고되고 힘든 40대 직장남성들을 위한 책이지만 이 책을 선물하면

서로 민망해질 것 같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도 제 인생의 적당한 온도를 찾는데에는

더없이 진실하게 집중해야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
박원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저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나서 창밖을 바라보았습니다. '난 과연 이 세상의 어떤 빈틈을

메우고자 했었는가, 내가 그린 삶의 얼개에서 무엇을 마련했고 나아가고 있는가' 다시한번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이 책을 들고 첫 50페이지 쯤 넘겼을 때 저는 부끄러웠습니다.

이 책이 정치적인 선전물이 아닐까 의심했던 것을요. 저는 부끄러웠고 무엇보다 읽기를

잘 했다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에는 명토박아 말하건데 박원순씨의 자서전도 아니고

어떤 정치세력을 비방하는 견해가 나오지도 않더군요.

 



책장을 덮었을때 저는 어떤 희망을 발견했다고나 할까요?

마치 미담으로 가득한 착한 신문을 본 듯한 느낌이었고 나의 뇌하수체에 세르토닌이 마구 분출되는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이 책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은 정의,용기,가장자리,호기심,모험심,열정,여럿이함께,나눔,

배려,신뢰,배움,겸손,비움,관대함, 재미등등 저자가 유의미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특히  각 챕터마다 '원순씨의 독서노트'라고 하여 읽은 책중에서 좋은 구절들을 모아서 보여줍니다.

 



 

또 그 키워드마다 연관된 참신한 직업들을 소개하고 있지요.  

그리고 다양한 봉사와 나눔을 할 수 있는 단체들을 인터넷주소와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뉴스의 사회면이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의 자유게시판을 보다보면 인생은 쉽지 않고,

길고도 힘든 자갈길이며 세상은 서로가 서로를 잡아 먹는, 승자만이 살아남는 곳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해 한숨만 나옵니다. 아무리 애를 써봐도, 결국은 부자세상, 힘들게 살다가

세상을 떠나게 된다는 패배주의와 각종 비윤리적인 야만행위들이 만연하잖아요.

근데 이 책 한권으로 저는 갈증을 해소한 듯한 시원함과 따스함을 느꼈습니다.


이 책 <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을 통해서 저는 돈없고 빽없는 사회적 약자를 무보수로

변론해주는 공익변호사 그룹'공감(http://www.kpil.org) '이란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어떤 활동을 하며 재산이 얼마인지 어떤 사안에 표결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열려라 국회(http://watch.peoplepower21.org)' 사이트가 있는지도 이제사 알았고,

공정여행을 하게 도와주는 청년소셜벤처 '공감만세(http://www.fairtravelkorea.com)'

삼성이나 신동아그룹의 불법상속,탈세를 고발해 회장을 구속시킨 주인공들이 고작 백만원

월급을 받는 참여연대 간사들이란 것도 알았고, 스스로 대안학교를 세운 성미산마을과

연세대학교의 주거문제 공동체인  '민달팽이 유니온(http://www.snailunion.com)' 등

아름다운 단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꺠달았습니다.

 

덧붙여 제가 좋아했던 코너는 저자,박원순씨가 생각하는 각 가치사전의 키워드마다

어울리는 주변의 지인들을 소개하는 '박원순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코너였습니다.

정말 세상에는 참 정신이 건강하고 근사한 분들이 많더군요.

 

예일대출신이지만 남아공 농부를 돕는 재단을 만든 앤드루 윤씨, 대학생 사회적 기업

연구모임의 청년 김정헌군, 희망제작소의 후원회원이자 율리시즈 원서 강독공부에

열심인 퇴역 육군 80세 이영구 할아버지, 광화문 네거리땅을 사서 논을 만들고싶다는

'쌈지'의 천호균사장,전태일전기의 저자이자 엄청난 호기심쟁이 조영래변호사,BMW를

모는 부자 농부가 되겠다고 무모한 유기농산물 사업에 뛰어든  강용씨(실제로 성공했다고

하네요^^), 삼성전자를 떄려치고 샌드위치 가게를 열어 소셜마케팅을 하는 이남곤씨,

장애인을 바리스타교육하여 까페창업을 도와주는 임정택군까지...

 

또한 이 책에는 멘토찾는법,책 잘 읽는법을 소개하면서 특히 문학,철학,역사등 인문학 공부를

많이 해야 삶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TV안보기 운동을

1년만 해보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저의 흥미를 끈 것은 '원순씨의 독서요령'이란 부분이었는데

발췌해 보자면

 

* 닥치는 대로 순서나 분야를 가리지말고 읽는다

 

* 손에 잡은 책은 한번에 끝낸다. 인생은 흘러가는 강물,나중에 다시 그 강물에 발을 담글 가능성은

없다. 지금 읽다가 중도에 멈춘 책은 언제 다시 읽을 수 있게 될지 기약이 없다

 

* 중요하고 의미깊은 구절은 독서노트에 적는다. 이렇게 해서 내가 만든 독서노트만 해도 한글

파일로 1천 킬로바이트가 넘는다.

 

*  혼자서 읽지말고 함께 읽는다. 나는 종종 희망제작소에서 내 별명을 딴 '도요새 난장'을 연다.

날을 정해 그동안 읽은 책을 사무실에서부터 화장실까지 죽 늘어놓은 다음, 낮 12시 정각이 되면

직원들이 일시에 달려와서 자신이 원하는 책을 골라가게 하는 것이다.

 

* 베스트셀러도 읽어라. 아무 이유없이 많이 팔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중에도

좋은 책이 있다는 것을 늘 잊지말고 책방의 구석구석을 탐색해야한다. 

 

참 멋진 원칙인 거 같더군요, 저도 그대로 실천을 해보려고요.

 

이 책안에서 사실 사소하게 씌여진 몇개의 fact가 저에게는 잊혀지지가 않는데 그것은

박원순씨가 차가 없다고 사실입니다. 중고차 한대를 사려해도 500만원이 들테고 기름값과

주차비,보험료등등 월 1만원씩 후원해주는 회원들의 돈을 거기에 쓸 수 없다는 부분이

나오거든요. 내가 낸 세금으로 어떤 미녀는 1년에 5800만원어치 주유비로 썼고, 동창회비

10만원도 정치자금으로 내고 미용실 600만원도 정치자금으로 비용처리했다는 기사가

떠오르더군요.

 

심지어 박원순씨는 수입은 초라하고 격무에 시달리지만 스스로 몸담아온 NGO단체나

시민단체를 '신의 직장'이라고 표현합니다.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있고 그것을

실현해가는 곳이니까요. 관료적인 대기업보다는 차라리 스스로 창업을 해서 자기자신을

고용하라고 말합니다. 또 다양한 사업아이템을 제안하면서 모두 공짜이니 맘껏 활용하라고

권장하면서 그 아이디어가 사업화하여 성공한다면 10퍼센트는 '나눔기부'해달라고 부탁을

잊지않더군요. 또 사람들에게 '선생님'등 다른 호칭말고 '원순씨'라고 불러달라고 해서 이제

대부분이 그렇게 부른다는 대목과 신뢰가 중요한 그는 아름다운 재단 홈페이지에 수입과

지출내역을 1원단위까지 기록한 장부를 통째로 올린다고 하네요. 근데 한번은 자신을 비롯한

직원들의 월급내역까지 투명하게 올리는 바람에 직원들에게 항의를 받았다고 합니다.

결혼정보업체에서 이걸 보면 최하점수를 받아 꼴등 신랑감 대접을 받게 될거라고 볼멘소리를

해서 개인정보 차원에서 세세한 급여내역은 안올린다는 에피소드도 있구요.

 

또 기억나는 게 또 유언장을 미리 썼는데 변호사 시절에는 서울에 100평이상 땅을 가지고

있던 적도 있으나 시민단체활동을 하면서 모두 팔아서 가족들에게 남길 물질적 재산이 없어서

자녀들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것 역시 유산'이라고 썼다는 대목.

 

서울시장 후보 둘다 사실 똑같이 법을 공부한 인텔리들이라서 지지율이 엇비슷한것이 그냥

차이가 별로 안느껴지나보다 생각을 했는데 '여럿이 함께'를 이야기 하는 사람과 '서울시장은

외로운 자리'라는 식의 말로 리더십에만 방점을 찍어서 소통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의 대결이

아주 재미있게 느껴지더군요

 

게다가 최근 선거공방을 살펴보면 자질 검증 이야기 나오면서 바로 이념문제로 넘어가잖아요.

모든게 상대적인거 같습니다. 1억 시술받으면서 월세 보증금 1억 걸고 사는 상대 후보 공격하는

부메랑이고 실비 드립쳤으니 국회의원 향응 문제 불거지는거고 그런 것이라고 보여지네요.

 

근데 이건 참 시트콤 같아요. 1억원 피부시술이 '딸 때문이다'라고 성명한 후, '왜 딸을 자꾸

언급해서 속상하게 만드냐, 정치판이 이래도 되는거냐.왜 자꾸 내 가족을 파내냐' 라고 하는데

이것은 진짜 '유체이탈'격 생각이 아닌가요? 본인이 말해놓고 왜 제 3자 탓을 하는 건지...

너무 생게망게하지않나요?

 

그냥 자유시장을 근본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적법한 개인의 소비를 비난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쿨하게 말하면 더 멋질텐데... 마치 정몽준이 "버스비..70원쯤 하나요?" 라고
말했을 때 느꼈던 막막함과 비슷한 감정이 느껴져요. 그러니 여기저기서 '서민 코스프레'라고


놀리는 거 아닐까요?

 

그렇지만 지돈가지고 지가 그러는데도 불구하고 공인이라는 사람의 과소비를 살천스레 물고

늘어지는 것도 과하고, 나라녹 안먹고 사는 사람에겐 시민단체도 공금횡령으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너무 감정적인거지요.

 

그래요. 솔직하게 말해서 돈 있는 사람이 피부관리에 일억을 쓰든 십억짜리 차를 타든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웬만한 시민의 집 한채 값을 피부관리에 써버리는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는 건 싫네요.

본인도 제 이런 감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까 '시장 된다면 스스로 셀프관리하겠다'는

멘트로 다시 치신 것일테니 이정도 저의 솔직한 심정은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잡설이 너무 길었죠..

 

이 책<박원순의 아름다운 가치사전>은 화나고 비극적인 소식만 너무 많은 신문들의 목소리가
잊혀질만큼 세상에는 아름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저 또한 '새상이 살만하구나'하는 밝은 웃음을 지을 수 있게 해주어서 넘 고마왔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