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 R. 선스타인의 이 책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는 사실상 '극단주의'라는 소재가 주는
진부함과 부정적인 면때문에 그다지 매력은 없었지만 제가 아주 흥미있게 읽었던 <넛지>의
저자가 쓴 책이란 점과 그가 오바마 행정부의 규제 정보국 책임자라는 점때문에 눈을 반짝이며
책장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1장부터 3장까지는 줄곧 우리가 극단주의에 빠지게 되는 함정과 원론적인 위험성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죠. 그러니까 사실 논지는 아주 간단합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의견을 나누게 되면 더 극단적인 입장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이론이었습니다.
제가 이해할 수 없던 집단의 극단주의라고 하면 종교집단이나 테러리스트집단이 떠올랐는데
이 책에서는 기업과 정부,사업부와 노조,시위대, 배심원등 어떤 집단을 가리지않고 다 발견
된다고 말하더군요. 사람이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게 이해가 안되겠지만 사실 상황이
그렇게 만들수 있다는 부분도 흥미가 있고요. 그러니까 혼자였다면 하지 않았을 행동을
여럿이 그것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외부와 격리된 채 의견을 나누면 더 극단적인
입장에 빠져든다는 논리가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어보였습니다. 그래서 공화장을 지지하는
판사셋이 모였을때의 판결내용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판사셋의 판결은 정말 어의없고 무서운
일을 초래하더군요.
이 해결책을 읽기 위해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돌고도는 이야기를 끝까지 읽어야했지요.
극단주의를 막을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인가. 참 뻔하게도 저자인 캐스 R. 선스타인은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로 무장한 민주적인 문화'를 제시하고 있더군요. 아!! 정말 추상적이고 고전적인
해법이지요. 뭐..그래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라이벌들의
팀’이라는 조직을 계승하여 관료로 구성했다고 하네요.
한국의 각하님도 좀 이런 것은 본받으시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이 책에 관심많은 분이라면 제가 얼마전에 읽었던 <생각 조종자들>과 같이 읽으시면 훨씬
재미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엘리 프레이저가 우려하는 ‘필터 버블’ 현상과
선스타인교수가 말하는 '극단주의'는 맥을 같이 하는 선상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감히 추천드립니다^^ 같이 읽으심 좋을듯해요.
하여간 저 또한 집단주의에 빠지지않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또 미국에서는 대법원이 거리와 공원이 시민들의 표현활동을 위해 개방해야
한다는 판결을 언급하면서 표현의 자유가 있는 사회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데 우리가
자유롭게 시위할 수 있는 곳은 어딘지 가슴이 답답해오기도 하네요. 선스타인이 말한
'공공광장론'에 격하게 동의하면서 이 책을 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