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서 위안받은 그녀들 - 12인의 라틴아메리카 여성미술가
유화열 지음 / 미술문화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예술에서 위안받은 그녀들>은 라틴아메리카에서 활동했던 열두명의

여성미술가를 새롭게 조명하고 우리에게 소개하기위해 나온 책입니다.

 

우선 라틴아메리카라는 공간과 여성미술가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가능하면 젠더에 대한 고민, 현실 리얼리즘을 돌파하려는 여성 미술가를 발견해

낼수 있지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마음이 설레였었지요.  

 

우선 저자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멕시코 미술학교에서

조각을 공부했으며 서울과 멕시코시티에서 번갈아 개인전을 열었던 두아이의 엄마

이자 여성미술가인 유화열씨입니다.

 

이 책은 각 예술가에 대한 연대기와 예술사적 의의와 몇몇 작품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다지 어렵게 풀지않아서 흥미를 잃지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어요.

 

아프로-쿠바와 메소아메리카 문화에서 기원한 여신에 대해 몰두하면서 대지와 몸으로

대화를 나누는 퍼포먼스 예술가, 아나 멘디에타. 관객과 작품의 상호작용을 꿈꾸면서

예술작품속에 대중이 참여할 수있는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던 멕시코의 리지아 클락.

건축물의 오래된 폐자재로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을 만들어낸 베네수엘라의 팝아티스트,

마리솔 에스코바르. 멕시코 혁명에서 중요했던 사회적 리얼리즘 사진가,  티나 모도티.

칠레의 현실참여적인 콜라쥬 예술가, 카탈리나 파라. 여성의 몸을 시대와 문화적 산물로

그렸던 멕시코 여성의 현실을 그린 마리아 이스키에르도. 고단한 아픈 세월을 레타블로로

승화한 멕시코 여성주의의 아이콘, 프리다 칼로. 동양적인 폐루의 초현실주의 화가,틸사

추치야. 브라질 최초의 여성 모더니스트였지만 사는 내내 의;기소침해야했던, 아니타

말파티. 식인주의 미술의 창시자, 타르실라 두 아마랄. 히비스커스 꽃으로 쿠바 아방가르드

운동을 이끌었던 아멜리아 펠라에스. 제가 아주 그림에 포옥 빠졌던 마법과 과학이 함께

꿈꾸는 초현실주의 작품을 그린 미술가, 레메디오스 바로까지..

 

인상적인 것은 1970년대에 대학에서 일어난 강간사건에 경종을 일으키기 위해

<강간 현장> 퍼포먼스를 한 사진이었는데 그 사건의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덧붙여 각 예술가를 소개할때 중간중간 다양한

자료속에서 여성미술가를 묘사하는데 저는 특히 마리솔 에스코바르의 인터뷰 발췌부분도

참 좋았어요. 또 칠레에서 벌어진 저항적 아플리케운동과 바느질 모임에 대해서는 좀 더

공부를 해보고싶었고 레메디오스 바로라는 미술가에 대해서는 전기라던가 평전이 나오지

않았을까 찾아서 읽어보렵니다. 이정도면 큰 소득이지요?

 

그녀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고등교육을 받았고 유학을 다녀왔으며

드라마틱한 사랑과 젠더로 인한 스캔달,시대적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는 데 있더군요. 

질투나기도 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하고..이 인물들 한사람한사람에 대한 영화가

나와주었으면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미 프리다칼로는 너무 잘 아니까 뺴고요^^

 

편집부분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이 책은 용지도 너무 고급스럽고 좋아서 작품을 감상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우선 표지가 아주 맘에 들었고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 간략한 연대기가

나와 있어서 더욱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해봅니다. 그녀들은 예술을 통해 삶에 대한 '위안'만 받은 게 아니고

삶에 대한 갈구와 치유, 외침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까지 모두 돌파해낸 대단한 여성들이라고요.

이번 기회에 라틴 아메리카의 위대한 예술가들을 알게 되어 너무 기쁘네요. 빨리 도서관가서

칠레 아플리케운동과 레메디오스 바로에 대해 조사를 좀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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