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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딸을 키우는 것에 대해 커다란 고민이나 애로사항은 없었다. 그래서 육아서는 거의 읽지 않았고, 집에 있는 육아서를 세어보자면 다섯 손가락으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나도 아이의 엄마이고, 아이를 올바르게 교육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다보니 조금씩 육아서들이 눈에 들어온다. 최근에 읽은 육아서들도 올해들어 고집이 점점 늘어나고 "미운 네살"이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점점 말썽이 늘어가는 우리 아이가 좀 더 온화하고 말 잘듣는 아이가 되었으면하여,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된 것들이다. 하지만, 아이가 한 번 말썽을 부리기 시작하면 나의 얼굴은 달아오르고 올바른 방법같은 것은 생각나지도 않는다. 그저 아이의 못된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 에만 관심이 쏠린다. 잠깐동안, ’이럴때 어떻게 하랬지?’ 정도는 생각이 나지만 머리속은 순간 텅 빈것 처럼 멍해진다. 아이가 한 번 말썽을 부릴때는 아이는 마치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려 드는 것 같다. 하루도 빠짐없이 나를 화나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 같다. 아이가 고집을 피우거나 엄마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때에는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그럼 어쩔 수 없이 말로는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직접 때리지는 않더라도 아이에게 매를 들어 보이며 큰 소리를 내게 되고, 겁먹은 아이의 눈에서 눈물을 빼고야 만다. 아이를 혼내면서 아이의 눈물을 본 엄마들은 아이를 달래고 난 후에도 기분이 무척 좋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말 안듣는 아이때문에도 힘들고, 매를 들어 아이에게 위협(?)을 주는 나 스스로의 모습에도 한숨이 푹푹 내쉬어 진다. 왜 그 순간에는 읽은 책의 내용이 잘 떠오르지 않을까? 내 머리가 나쁜걸까? 내 생각이지만, 책을 읽고 난 후 바로 실천을 했어야 했고, 책 한권에 나와있는 수 많은 지침들을 전부 다 기억해 내야하니 책을 여러 번 읽어야만 그 내용이 숙지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칭찬은 아기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조금 다른것 같았다. 그 차이는 소설처럼 읽을 수 있었다는 것, 마치 이웃집 누군가에게 경험담이라도 듣는 것 처럼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들려주고 있기에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비록 12가지의 상황별로 아이를 교육하는 방법이 나누어져 있긴 하지만, 결국 책에서 강조 하고 있는 큰 틀은 딱 한 가지이다. 아이가 하는 올바른 행동에 대해서는 곧 바로 그 일에 대해 "칭찬(보상)"을 꼭 해줘야 한다는 것!!
책의 구성은 이렇다. 고래조련사 에이미가 수석조련사에게 배운 ’고래반응’을 자신의 아들 조쉬에게 적용해봐야겠다고 다짐하는 1장부터 시작해서 12가지의 상황별로 1장씩 나누어져 있어 총 1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항목은 ’우리 아이가 잠을 안 자요’, ’아이와 외출하기’, ’식탁 위의 전투’, ’공갈젖꼭지 떼기’ 등등 어린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흔히 일어나는 여러가지 고민스러운 일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 뒤에는 "아기 고래 반응 노트"를 첨가해 이야기를 통해 전달 된 내용들을 다시한번 요약 정리해주고 있어 더 머리속에 잘 기억될 수 있는 것 같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ABC법칙은 아주 간단하다. ABC는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 A(Activator)는 활력소, B(Behavior)는 행동, C(Consequence)는 결과 반응이다. 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A, B가 아니라 바로 C이다. 즉, 칭찬(보상)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 보상은 올바른 행동에 대한 동기가 되고 올바른 행동을 야기하고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결국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칭찬’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특히 더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실패를 무시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관심을 전환"하라는 부분이다. 아이의 올바르지 않은 행동에 대해서는 무시하라는 것이다. 아이가 떼를 쓰고 있는 것을 보고 가만히 있기가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관심을 보이면 더 심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른의 경우에도 화가 난 사람을 달래준다고 아무리 노력해도 오히려 더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이럴때는 혼자서 화를 가라앉히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바로 옆에 있는 우리 남편의 경우가 아주 좋은 예가 된다. 우리 남편이 화가 났을때는 말도 걸지말고 모르는 척 하면, 어느 순간 혼자 화가 풀려 다시 아무일 없었다는 듯 평정심을 찾기때문에 내가 잘 사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이 우리 아이에게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니 실천해야겠다.
<칭찬은 아기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육아서이지만,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그야말로 아이를 칭찬하며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교육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고래조련사 에이미가 ’고래반응’을 자신의 아들 조쉬에게 적용시켜가며 하나 하나 성공해 나가는 모습을 소설형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딱딱한 교육학 서적같은 육아서가 아니라 소설책을 읽는 듯,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그런 매력을 가진 책이었다. ’칭찬’이나 ’보상’에 힘 입어 사람이 변화하는 것은 단지 아이 뿐만이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해당된다. ’칭찬’은 아주 좋은 강화제가 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는 아이에게 책에 나온 방법들 중 몇 가지를 실천해 보았다. 아이의 착한 행동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을 퍼부었다. 엄마의 칭찬을 들은 아이는 눈과 입이 찢어질 정도로 신나게 웃고 있었다. 또 아이가 울다가 혼자 울음을 그쳤을 때에도 "정말 멋지고 대단하다"는 말을 해주었더니, 아이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정말 ’칭찬’의 힘은 위대하다. 더이상 아이에게 큰 소리를 치고 싶지 않은 부모, 버릇 없는 아이때문에 고민이 많은 부모, 아이를 더 훌륭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 자신의 양육방식에 회의가 있는 부모들에게 <칭찬은 아기고래도 춤추게 한다>를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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