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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상자 - 하나님의 산 역사 ㅣ 갈대상자
김영애 지음 / 두란노 / 2004년 4월
평점 :
기독교를 배경으로 한 책을 몇 권 읽었지만,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좀 느낌이 다르다. 사실 책을 선물받은 후에 몇 주 동안은 손도 대지 않았다. 시간도 없었고, 마음이 심란하였기에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어느 날 밤에 성경을 읽으려다가 그냥 무작정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안에 이 책을 다 읽었다. 선물주신분이 이 책을 읽다가 몇 번을 우셨다고 하셨는데, 나 역시 마음이 찡했다. 혹시 하나님이 내게 이런 명령을 내리시면 나는 어떻게 할까?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결코 이런 용기를 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거의 무모한 도전이요, 신념에 찬 소명의식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리라! 오히려 나는 사모님이 더욱 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사모님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세속적이기에 총장님은 켜녕, 사모님의 1/100도 따라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서평을 쓰는 것도 부끄럽다.
한동대 김영길 총장은 포항공대 김호길 총장의 동생이라고 한다. KAIST에서 근무하던 김총장은 편안한 길을 놔두고, 개교조차 어려웠던 한동대를 맡아 온갖 고초를 겪는다. 제일 큰 문제는 돈이었고, 한동대에 반대하는 세력들 또한 만만치 않았다. (이 책만으로는 정확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여러 일들이 닥칠 때마다 끊임없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고, 다시 고난과 역경이 이어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2004년에 나온 책이지만, 지금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책 제목은 왜 갈대상자인가? 연약한 갈대를 엮어 만든 상자가 모세를 지켜주었듯이, 한동대를 지켜줄 후원회 이름이다. 책 앞에는 실천하는 신앙,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서, 하나님의 산 역사 등이 부제가 붙어 있다. 그리고 책 뒤쪽에는 유명 인사들의 추천 문구들이 적혀있다. 내가 읽는 이 책이 84쇄이고, 20만부가 팔렸다고 하는데, 그만큼 이 책은 좀 특별한 느낌이 든다.
예전에 읽었던 천국의 열쇠가 생각났다. 하지만 천국의 열쇠(A. J. 크로닌)는 소설인데 반하여(물론 사실이 어느 정도 포함되었을 듯), 이 책은 사실에 더욱 가깝기에(대화는 물론 나중에 구성되었을 것임) 더더욱 느낌이 다르다. 마치 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는 영화 같은 장면들(특히 돈에 의한 어려움이 후원자들에 의하여 해결될 때...), 위기의 순간들(선교 여행을 떠난 1회 입학생들의 죽음, 법정 구속)은 웬만한 소설보다도 더욱 책에 몰입하게 만든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책을 읽고 받아들이는 내 마음자세일 것이다. 아마도 내가 잘 나갈 때 읽었으면 지금과 같은 느낌은 아니었을 것이다. 소명의식, 역경과 극복, 신앙과 인생 등에 대하여 고민을 거듭하는 내게 이 책은 정말 생각을 많이 하게 해 주었다. 여기에 책 내용을 요약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감정적, 정서적으로 최근에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나와 비슷하게 혼란을 겪고 있는 친한 사람들에게도 권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