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김경일 지음 / 바다출판사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파격적인 제목으로 인하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책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이 년전 한 신부님이 이 책을 언급하시며 유교를 공격하셨다는 점이다. 나는 당시에 오히려 그런 신부님의 설교에 약간 반발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오히려 그동안 이 책을 읽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신자인 한 사람이 재미있다며 읽어보라고 권해서 집어 들었다. 

제목만 파격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용도 그럭 저럭 재미있었다. 내가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다. 처음 서너장 읽고 나서 그만 둘 줄 알았는데, 며칠만에 다 읽고 말았다. 특히 종교에 대한 다른 책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읽게 되어, 종교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유교집안에서 자랐고, 커가면서 신앙을 갖게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읽은면서 특히나 공감이 갔던 부분들을 아래에 요약하여 보았다.

 

p. 100-1 하지만 유교 근본주의자들은 토론을 원천 봉쇄했다. 가장 완벽한 경전의 ‘진실’만이 아랫사람에게 일반통행으로 하달될 뿐이다. 언로가 왜곡되었다는 것은 사회의 부패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바로미터다...... 오류를 인정하지 못하는 풍토 속에서 자란 동양사회가 만들어낸 것이 바로 동양사회의 뿌리 깊은 가짜 문화라고 볼 수 있겠다. 그 가짜의 역사가 유교의 커다란 물줄기를 따라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가짜 영수증, 가짜 박사, 가짜 물건, 가짜, 가짜,....


p. 102 조상 숭배 의식의 기원 (이 부분을 읽어보면 은나라왕 조갑의 조상신 숭배가 나오고, 결국 이를 시기한 주변 국가들이 연합하여 은을 무너뜨린 후, 주나라가 천하의 패자가 되었다. 이때 은나라의 제례전문가들을 살려두었기에 조상숭배 전통은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


p. 110 유(儒)라는 글자는 결국 비를 부르는 성인남자, 즉 무당의 의미가 된다.


p. 143-4 우리는 언제나 그것이 갑자기 닥친 재앙이며 네 탓이라고 야단법석이다. 때문에 사회 구성원들은 붕괴의 원인이 유교 문화 내부에 있었던 것을 깨닫지 못한 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고 한 이유는 새로운 대안이라는 것이 흔히 ‘도덕’의 깃발을 다시 힘차게 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덕의 깃발 -> 과거 청산을 위한 초법적 힘 -> 룰의 파괴 -> 전문가 집단의 위치 박탈 -> 객관적 경보 장치의 무력화 -> 사회 각 계층의 전문 시스템 부식 시작 -> 외부 충격 또는 내부적 혼란으로 인한 붕괴 -> 수습을 휘한 새로운 도덕의 깃발


이 사이클에서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초법적 ‘힘’의 발휘를 위해 각 분야의 스페셜리스트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그들의 있어야 할 자리를 정치적으로 메움으로써 적절하게 작동해야 할 전문가들의 경고 사이렌이 울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p. 148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 등 조직을 들여다보면 외형은 좀 달라 보이지만 의사결정 구조나 정책 입안 등에서 거의 동일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p. 150 효도는 본래 대단히 아름다운 가치이며 행동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효도는 전혀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치 우유가 신선할 때는 몸에 유익하지만, 오래되어 상한 것을 마시면 오히려 독이 되는 것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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