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주 박사의 생식과 건강
황성주 외 지음 / 호도애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어렸을 적부터 나는 아침밥 먹는 것이 하나의 고역이었다. 내 부모, 특히 아버지는 아침밥 먹는 것을 마치 보약처럼 여겨서 밥을 다 먹지 않으면 학교를 보내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리 늦어도 밥을 다 먹고서야 집을 나왔다. 아니 밥을 다 먹었다기보다는 밥그릇을 비우면 움직일 수 있었고, 밥을 입안에 가득 담은 후 학교를 가는 동안에 씹어 먹었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힘들기는 고등학교나 대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고3때 당신이 차려주시는 유일한 끼니인 아침을 조금이라도 맛있게 먹이기 위하여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고생을 하셨다. 토스트, 자극적인지 않은 라면류, 삶은 두부, 바나나를 비롯한 과일류 등 거의 안 먹어본 것이 없을 정도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아침먹기를 힘들어했다. 그런 어머니조차 안 계신 대학생활에서 아침밥을 먹기는 더더욱 힘들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생식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두어달 동안 복용한 결과 너무나 좋았다. 우선 가끔씩 겪었던 아침 설사의 공포에서 해방되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마땅한 먹거리가 없을 때는 생식으로 대신하였다. 지금은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지만 아직도 생식에 대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신기한 것은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배탈이 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아마도 고등학교때 생긴 아침배탈은 조금 더 자게 하려는 어머니의 배려에서 비롯된 것 같다. 잠 자다 일어나 바로 밥을 먹었으니 그럴 수 밖에...)

 이 책은 내가 먹는 황성주 박사의 생식에 대하여 황박사가 쓴 책이다. 사실 생식의 종류도 참 많다. 5년전에도 많았지만, 지금은 정말 셀수 없을 정도다. 솔직히 어떻게 보면 이 책은 광고문 같기도 하지만 약 500 쪽 두께의 책 내용은 생식요법에 대한 설명, 효과, 미슬토요법, 식사법, 그리고 체험사례가 들어 있다. 건강에 대한 의학상식과 경험, 과학적 내용을 서술한 앞부분의 100여쪽은 특히 읽어 볼 만하다.

 여기에는 식사의 본질적인 의미, 생식과 화식에 대한 소화흡수율 비교가 있는데 이 부분이 가장 핵심이다. 식사는 본질적으로 생명의 유지에 관련이 된다. 우리가 많이 먹고, 잘 먹는 것에만 신경을 쓰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음식물이 가지고 있는 영양분과 그 것이 흡수되는 정도이다. 쉽게 말해 영양분 100cal를 가진 음식이 50% 흡수되는 것이 영양분 20cal를 가진 것이 20%정도 흡수되는 것에 비하여 월등하게 낫다. 하지만 현재 영농방법으로 인한 재배는 단위부피당 영양분이 적고, 화식을 통한 흡수는 생식보다 흡수가 안 되어 결국 많이 먹고 똥만 많이 싸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건강한 생활을 위한 기본적인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함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사람들에게 난 생식을 추천한다. 단 비리한 냄새를 싫어하거나 쉽게 배가 고픈 사람들에게는 별로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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