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글 바로쓰기 1 오늘의 사상신서 131
이오덕 지음 / 한길사 / 199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항상 우리는 말과 글을 쓰며 살지면 정작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아직도 판단하기가 힘들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 찾게 되는 것은 역시 우리 조상들이 쓰던 글투였다. 역어체, 한문체와 같은 어려운 말에 거의 본능적으로 화를 내던 나에게 이 책은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다른 공식적 연설은 그만두고라도 심지어 아파트 관리소 방송, 기차 안내 방송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마다 거의 욕에 가까운 말을 내뱉곤 했다. 모든 사람에게 알려주는 방송이 왜 그리 한자말뿐인지. 정작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정확하지 않은 말을 하는 경우는 더 답답하였다. 얼마나 배웠다고 하는 소리가 절로 새어 나왔다.

글씨기에 대한 책도 몇 권 읽었는데, 이 책만큼 예가 많고, 분류가 잘된 것은 처음이다. 전에 읽었던 미승우(米昇右)의 “잘못 전해지고 있는 것들”은 이름씨를 잘못 쓰고 있는 예를 중심으로 책을 썼지만, 이 책은 다양한 품사와 문법까지 들먹이고 있다. 읽으면서 나도 많이 틀리게 쓰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전혀 생각 없이 쓰던 말이 대부분 쓸데없이 덧붙이거나 현학적으로 쓰는 것임을 깨달으면서 부끄럽기도 하였다.

책은 크게 글, 말, 지은이의 주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글을 쓰는 것에 있어 영향을 주고 있는 한자말, 일본말, 서양말을 3장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다음에는 말의 민주화(1), (2)로 다양한 계층에서 쓰이는 말을 소재로 삼았다. 마지막 6장에서는 지은이가 말과 글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글로 썼는데, 앞선 부분의 요약과 다양한 예시가 있어서 책 전체의 요약본(특히 p. 368)과 같다. 이 책에서 잘못된 예를 들어 설명하는 부분은 너무나 많아서 줄여서 옮기는 것을 하지 않았다. 다시 꼭 읽어서 알고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물론 이 책에서 지은이가 하는 주장이 일부 과격하고, 억지같은 것도 있겠지만, 말과 글이 따로 떨어져서는 존재할 수 없으며 말과 삶은 같이 가야한다는 것만은 나 역시 꼭 알리고 싶은 대목이기도 하다. 영어를 못한다고 창피할 것은 없다. 물론 외국어를 할 줄 아는 것은 분명히 뛰어난 장기이고 재주지만, 그것이 죄는 아니다. 그놈의 돈 때문에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그렇다고 우리 얼, 삶, 문화까지 팔아 넘길 수는 없기에 많은 사람이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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