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문제와 하나님의 정의
톰 라이트 지음, 노종문 옮김 / IVP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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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악에 대한 기독교적 답변은 이미 정리가 된 부분이라고 생각했고 그와 관련된 책을 또 읽으리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저자인 톰 라이트의 이름 때문에 샀다. 톰 라이트라면 이 주제를 어떻게 끌고갈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간 톰 라이트의 저서들은 모두 내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 너무 멀리 나아가지 않으면서도 기존에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부분들에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곤 했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그는 악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는 탈근대주의적 시대성을 비판하며 악의 문제를 성경적 텍스트에 충실하게 짚어나간다. 하지만 컨텍스트를 잃지 않으면서 긴장감 있게 '악'이라는 주제를 풀어간다. 만일 당신이 기독교인이라면 그리고 악의 문제에 대해 나름의 정리가 끝났다고 굳게 믿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당신이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기독교 자체에 관심이 없는 한 이 책은 크게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철저한 성경적 배경 아래서 악의 문제를 규명하기 때문에 기독교에 대한 근본적 가정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은 단점도 있다. 톰 라이트 저작들의 단점들이기도 한데, 분량이 작은 책들은 너무 간략하게 진술하고 있어서 개략적인 것들만을 보게되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그의 1000여 페이지에 걸친 두꺼운 저작들을 모두 읽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른다.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JESUS 코드> 같은 어정쩡한 책들을 많이 출판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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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 역사의 발자국 헤아리기
고종석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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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이 365일의 주요 날짜에 대한 짧은 기록을 정리한 책이다. 소개글을 보니 2000년 11월부터 2005년 2월 28일까지 한국일보에 연재했던 '오늘'이란 매일 칼럼 중에서 넣고 빼고를 하여 추린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고종석의 에세이를 즐겨보는 나는 한 면 당 한 개의 글에서 그의 진면목을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았다. 다만 하루 중에 잠시 쉴 때 잠간 펼쳐 보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그 사건들 중에서 굳이 하나를 추려야 한다면 나는 어떤 사건을 기록하게될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많은 지면을 제3세계에서 그리고 저항자와 소수에 할애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가치가 있다고 느껴진다.

현대 사회에서 살면서 가장 어려운 일은 방대한 지식과 정보 자료들 속에서 내가 어떤 '의도'로 특정한 정보를 선택하고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겠는가 하는 문제인 것 같다. 덜 중요해보이는, 덜 가진, 덜 유명한 소수의 사람들의 가치를 돌아보고 그들의 삶을 살펴보는 것에 나도 인생의 한 부분을 할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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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 - 신대륙 발견부터 부시 정권까지, 그 진실한 기록
하워드 진.레베카 스테포프 지음, 김영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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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보지식인 하워드 진이 25년 전에 쓴 <미국 민중사,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의 개정판이자 젊은 세대를 위해 새롭게 수정한 것이다. 하워드 진은 노엄 촘스키와 함께 미국의 살아있는 진보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미국 역사의 어두운 면, 즉 원주민 학살, 노예제도와 노사문제, 여성 인권 등에서부터 최근 이라크 전쟁까지의 '불편한 진실'들을 가감없이 서술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콜럼버스와 링컨 등과 같은 영웅들의 실제 상황들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를 허락한다.

나는 미국인 대다수가 하워드 진을 불편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국민들은 대체로 성실하고 선하며 정치에 둔감하다. 근면하고 보수적인 시민일수록 공화당을 옹호하며 악행을 저질렀다 해도 대통령을 비꼬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을 싫어한다. 이 책을 내면서도 하워드 진은 많은 부정적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도 책의 서문에 언급했다. 그 내용을 소개함으로 책 소개를 대신할까 한다.

"지난 수십 년간 나는 이런 질문을 받아왔다. "당신은 다른 보편적인 미국 역사와는 극단적으로 다른, 당신의 역사 서술이 젊은 세대에게 적합하다고 보십니까? 그들이 현 사회에 대해서 환멸감을 품게 되진 않을까요? (중략) 노예제도와 인종차별, 인디언 학살, 노동자에 대한 착취, 인디언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미국의 무자비한 팽창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비애국적이지 않습니까?" 나는 어째서 사람들이 어른들은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견해를 들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반면 젊은이와 아이들은 그런 걸 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젊은 독자들이 조국의 정책에 대해 정직하게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지 않다고 여기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그렇다 문제는 정직함이다. 우리는 한 개인으로서 우리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 정직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그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 조국의 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도 그와 같아야 한다."
(본서, 1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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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김용택 지음 / 푸르메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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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산문집이다.
표지의 강렬함 때문에 무심결이 집어든 이 책은
내게 웃음을 주기도 했고 밤잠을 설치게 만들기도 했다.

시골에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 삶의 희노애락을 겪은
그의 정서를, 그의 시를, 그의 글을
내가 어찌 몇 마디로 평가할 수 있겠는가.

꼭 한 마디를 하고 싶다면
그의 '사람' 이야기는 나로 하여금
자꾸만 자꾸만 내 마음 깊은 곳에 굳어 있던
사람에 대한 온기를 끄집어낸다.
 
나의 무심한 표정을 거두어가서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나를 발견하게 만든다.
그들과 함께 웃고 울고 그들의 손을 잡고 포옹을 하고
밤새워 이야기하던 기억들을 되살린다.

사람...
그 얼마나 힘겹고도 아름다운 이름인가.
얼마나 아프고도 그리운 이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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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것들
필립 얀시 외 지음 / 그루터기하우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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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면 과연 어떤 스타일일까?
나는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한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다양한 모습, 행동, 그리고 우리가 감히 판단할 수 없는 그 무한함으로 인해 왜곡의 문제를 감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때때로 필립 얀시처럼 말씀하시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필립 얀시는 타고난 글쟁이이다. 북미 복음주의권에서 그 만한 저자를 만나기는 힘들 것이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 등 그의 모든 저서에서 그의 독자를 향한 인격적 유대감과 친밀함, 그리고 풍성한 사랑이 느껴진다.

본서도 그런 연장선 상에 있는 책이다. 본서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히는 고질적인 의문들에 대한 고민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해답을 제시하려고 노력하지만 강압적이지 않고 기독교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텍스트를 중심으로 그는 주변을 돌아보며 은유와 비유, 경험들을 풍부하게 들며 이야기들을 풀어나간다.

처음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때 얀시의 본서를 만나게 되었다면 그건 신앙에 있어 큰 감사의 제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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