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 & 포퍼 : 과학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ㅣ 지식인마을 25
장대익 지음 / 김영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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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마을 시리즈는 항상 읽을만한 가치가 있지만 이번 장대익 교수의 <쿤&포퍼>는 특히나 더 그러하다. 이 책은 쿤과 포퍼라는 두 과학철학의 거장을 내세웠지만 과학철학 최고의 입문서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만큼 잘 정리되어 있으며 이해하기도 쉽게 쓰여졌다. 각 챕터의 내용들은 모두 강의를 듣는 것처럼 자세하며 참고문헌과 더 생각할 거리들이 추가로 정리되어 있어 심도있는 공부를 위한 이들도 충분히 깊이 파고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철학을 과학처럼 해보자는 시도로 시작된 빈 학파의 논리 경험주의와 그 토대가 된 비트겐슈타인으로부터 칼 포퍼의 반증주의, 쿤의 패러다임 이론, 임레 라카토슈의 연구 프로그램과 파이어아벤트의 아나키즘까지 과학철학의 굵직한 흐름들을 짧은 분량의 책에서도 비교적 자세히 파고 든다. 책의 뒤편에 정리된 과학철학 관련 문헌은-특히 최근까지 번역된 책들을 포함한-이 책의 훌륭한 보너스가 될 것이다.

저자의 천부적인 장점은 과학분야의 어려운 개념들을 일상적인 언어와 친숙한 예로 치환하여 설명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으로 20세기를 흔들었던 과학사, 과학철학의 흐름을 한 눈에 조명할 수 있도록 이끈다.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과 많은 지식을 쉽게 풀어쓰는 능력은 분명 구별된다는 점에서 장대익 교수는 메이저급 출판사가 눈독들이는 주요 저자임에 분명하다. 앞으로도 진화론과 같은 과학 분야에서 저자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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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 (양장본) ㅣ IVP 모던 클래식스 9
짐 월리스 지음, 정모세 옮김 / IVP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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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저너스라는 공동체와 잡지로 유명한 짐 월리스의 본서는 IVP 클래식 시리즈에 포함될만큼 깊이와 넓이를 두루 갖춘 책이다. 초판인 1981년을 개정하여 9/11테러와 관련된 내용이 추가되었고 냉전 체계가 해체됨에 따라 컨텍스트를 수정했다. 이 책은 서문에서 밝히듯이 신앙인의 두 부류를 자극하고 있다.

"복음주의자나 자유주의자 그 누구도 시대를 향한 회심의 의미를 바로 파악하지 못했다. 두 운동 모두 역사적으로 적실한 제자도에 대한 이해 없이 허둥댄다. 복음주의자들은 전도에는 강하지만 사회참여에는 약하고 또 자유주의자들은 그 반대라는 말을 주변에서 들을 수 있다. 만일 두 그룹이 각각 빵을 반쪽씩 가지고 있다면 해결책은 반쪽짜리 두 빵을 한데 합하는 것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를 둘 다 실천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풀로 붙여 하나를 만드는 식의 해결은 복음의 본질적 통일성을 타협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원래 메시지에 든든히 서 있는 그런 신앙이 더욱더 필요하다."

본서에서 짐 월리스는 그러한 신앙의 본질을 회심 사건에서 찾는다. 운동가로서는 구별되게 그의 행동의 근원에는 말씀에 탄탄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본서는 복음주의자들이 그렇게 귀가 따갑게 들어왔던 복음전도와 사회참여의 양날개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신앙의 근본으로 돌아가야 함을 환기시킨다.

그는 회심을 역사적으로 구체적이며 성경 내러티브 가운데에서 찾을 것을 강조한다. 또한 그는 개인의 영적인 전환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라는 관점에서 회심을 정의할 것을 지적하며 개인의 소유욕과 행복에 영합한 현대 미국적인 기독교에 일침을 가한다. 또한 가난한 자들의 친구가 되지 못한 현대 복음주의자들을 비판하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정 수단이었던 희년 제도를 상기시키고, 성경은 많은 부분에서 가난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고 회심의 외적 척도로 그들을 향한 행동의 표출이 일어남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회심'을 통해 이뤄진 세상과는 구별된 사랑과 용서의 공동체로서의 기독교 공동체의 유일성에 대해 그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분량면에서는 많지 않은 그의 글은 충격적이리만큼 직설적이고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이미 많은 이들이 사회참여, 구제, 신앙의 열매, 행동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해왔다. 하지만 그는 평생 그 길을 걸어왔고 또한 지금도 그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그 걸음의 이면에는 '회심'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본적인 신앙적 기초가 탄탄함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이 책은 기독교인들이 그렇게 자주 말하는 '회심'의 진정한 의미를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복구시킨 귀중한 책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이 복음주의자라면 이 책은 당신에게 바이블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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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아이 김용택
김훈 외 엮음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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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시인 김용택. 그가 교편을 내려 놓았다. 그의 퇴임과 환갑을 기념하여 49인 벗들의 글을 담은 <어른아이 김용택>이 출판되었다.  글을 보탠 분들은 정말 화려하다. 김훈, 도종환, 안도현, 이해인, 성석제, 박범신, 정호승, 곽재구, 공선옥, 이철수, 소리꾼 장사익, 김병종, 백창우, 박원순 등, 이들 모두가 김용택 시인에 대한 그리고 자신과의 연을 가감없이 담고 있다.

그의 시와 글과 삶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은 너무 감사한 선물이다.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이 책에 대한 그의 회신들도 볼 수 있으면 좋으면만. 김용택 시인의 이후의 삶을 기대해보며 본서도 반드시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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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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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교수의 글은 평이하지만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는 유익이 있다. 단행본 인물과사상이 폐간된 후로 강준만 교수의 글을 간간이 읽고 있지만 정치, 사회, 문화, 언론매체 관련 글들을 기다리는 내게 본서는 어느 정도 갈증을 해소해 주었다.
 
그는 "기존 역사 서술이 커뮤니케이션과 과정을 소홀히 하면서 구조와 결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거대담론의 폭력성'을 드러낸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의사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한국 사회를 위해 커뮤니케이션과 역사에 대해 생각해볼 문제들을 제기한다. 지은이는 언론사, 대중매체사, 문화사,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통칭하여 '커뮤니케이션사'로 부르자고 제안한다. 관련 분야를 묶어 커뮤니케이션사라고 하고 이에 대한 통찰을 통해 이해와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공동체의 규범을 창출하자는 것이다." (이상 인용은 소개글에서 차용.)

그에게 있어 중요한 요소는 역사와 소통이다. "언론사 연구"라는 제목으로 행했던 대학원 강의를 모은 이 책은 그의 이러한 관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이 책에서 망탈리테, 아비투스, 프론티어 사관, 포스트모더니즘, 기술 결정론 등 중요한 이슈들을 소통과 역사라는, 혹은 소통'의' 역사라는 주제로 풀어낸다. 그의 책 한 권 한 권에 감사한 나는 이번에도 본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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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가을에서 거닐다 - 보스에서 렘브란트까지 그림 속 중세 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세상 중세편
이택광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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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론, 아니 내가 배우기로는 중세는 암흑기였다. 교회에서나 신학을 꽃피운 시대 정도로 대접을 받았지 중세는 인본주의적 사고를 방해하기만 한 정체기이자 암흑기였다. 그리고 중세의 미술은 신학자들의 생각을 표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근대 그림 속을 거닐다"의 저자 김택광은 그런 암흑기이 미술을 다루었다. 또한 그의 중세에 대한 관점은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를 향한 변화의 시기였다. 그가 '중세의 가을'이라 불릴만한 시기의 미술에 초점을 두는 이유도 그러하다.  그의 중세를 바라보는 관점은 "춤추는 죽음"에서의 진중권의 그것과 다르다. 또한 도상학적 풀이를 하지만 좀더 평이하고 부담이 없다.

비교적 근현대의 미술에 치중하고 있는 듯한 우리에게 중세의 미술은 또다른 감상의 묘미를 가져다주는 것 같다. 어서 저자의 미술 삼부작이 완결되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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