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진 살아있는 미국역사 - 신대륙 발견부터 부시 정권까지, 그 진실한 기록
하워드 진.레베카 스테포프 지음, 김영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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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진보지식인 하워드 진이 25년 전에 쓴 <미국 민중사,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의 개정판이자 젊은 세대를 위해 새롭게 수정한 것이다. 하워드 진은 노엄 촘스키와 함께 미국의 살아있는 진보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서에서는 미국 역사의 어두운 면, 즉 원주민 학살, 노예제도와 노사문제, 여성 인권 등에서부터 최근 이라크 전쟁까지의 '불편한 진실'들을 가감없이 서술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콜럼버스와 링컨 등과 같은 영웅들의 실제 상황들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계기를 허락한다.

나는 미국인 대다수가 하워드 진을 불편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국민들은 대체로 성실하고 선하며 정치에 둔감하다. 근면하고 보수적인 시민일수록 공화당을 옹호하며 악행을 저질렀다 해도 대통령을 비꼬고 웃음거리로 만드는 일을 싫어한다. 이 책을 내면서도 하워드 진은 많은 부정적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도 책의 서문에 언급했다. 그 내용을 소개함으로 책 소개를 대신할까 한다.

"지난 수십 년간 나는 이런 질문을 받아왔다. "당신은 다른 보편적인 미국 역사와는 극단적으로 다른, 당신의 역사 서술이 젊은 세대에게 적합하다고 보십니까? 그들이 현 사회에 대해서 환멸감을 품게 되진 않을까요? (중략) 노예제도와 인종차별, 인디언 학살, 노동자에 대한 착취, 인디언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미국의 무자비한 팽창정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비애국적이지 않습니까?" 나는 어째서 사람들이 어른들은 급진적이고 비판적인 견해를 들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반면 젊은이와 아이들은 그런 걸 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젊은 독자들이 조국의 정책에 대해 정직하게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지 않다고 여기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그렇다 문제는 정직함이다. 우리는 한 개인으로서 우리가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 정직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그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 조국의 정책에 대해 평가하는 것도 그와 같아야 한다."
(본서, 1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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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김용택 지음 / 푸르메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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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산문집이다.
표지의 강렬함 때문에 무심결이 집어든 이 책은
내게 웃음을 주기도 했고 밤잠을 설치게 만들기도 했다.

시골에서 주변 사람들을 통해 삶의 희노애락을 겪은
그의 정서를, 그의 시를, 그의 글을
내가 어찌 몇 마디로 평가할 수 있겠는가.

꼭 한 마디를 하고 싶다면
그의 '사람' 이야기는 나로 하여금
자꾸만 자꾸만 내 마음 깊은 곳에 굳어 있던
사람에 대한 온기를 끄집어낸다.
 
나의 무심한 표정을 거두어가서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나를 발견하게 만든다.
그들과 함께 웃고 울고 그들의 손을 잡고 포옹을 하고
밤새워 이야기하던 기억들을 되살린다.

사람...
그 얼마나 힘겹고도 아름다운 이름인가.
얼마나 아프고도 그리운 이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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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것들
필립 얀시 외 지음 / 그루터기하우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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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하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면 과연 어떤 스타일일까?
나는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하곤 한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다양한 모습, 행동, 그리고 우리가 감히 판단할 수 없는 그 무한함으로 인해 왜곡의 문제를 감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때때로 필립 얀시처럼 말씀하시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곤 한다.

필립 얀시는 타고난 글쟁이이다. 북미 복음주의권에서 그 만한 저자를 만나기는 힘들 것이다.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내가 알지 못했던 예수> 등 그의 모든 저서에서 그의 독자를 향한 인격적 유대감과 친밀함, 그리고 풍성한 사랑이 느껴진다.

본서도 그런 연장선 상에 있는 책이다. 본서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우리를 괴롭히는 고질적인 의문들에 대한 고민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해답을 제시하려고 노력하지만 강압적이지 않고 기독교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텍스트를 중심으로 그는 주변을 돌아보며 은유와 비유, 경험들을 풍부하게 들며 이야기들을 풀어나간다.

처음 그리스도인이 되었을 때 얀시의 본서를 만나게 되었다면 그건 신앙에 있어 큰 감사의 제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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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 더
미치 앨봄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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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만 더"
처음 이 제목을 보았을 때 나는 스크루지가 등장하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떠올렸다.
혹은 하루 밖에 살지 못하는 어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까.
어쨌거나 미치 엘봄의 책은 항상 기대 이상일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이 책은 죽음 문턱까지 갔던 한 사내의 이야기이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 특히 어머니, 그리고 깨어진 가정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이 책의 주인공과 똑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리고 미국 사회에서 있었던 배경들을 직접적으로 겪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 모두가 성장기에 겪었던 아픔과 잘못된 선택,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부모의 모습들.. 그로 인한 오래된
좌절의 여정 등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난 왜 그랬지? 난 왜 그랬을까?'라며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그래, 나도 알고는 있었다.
살면서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 일들이 있었고 항상 그럴 때마다
알면서도 실수처럼 바보같은 선택을 했던  내모습이 있었다.
그로 인해 가족을 비롯한 많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줬던 기억들이 많이 났다.

아니, 난 '돌이킬 수 없는'이라고 생각해 왔던 듯 하다.
하지만 미치 엘봄의 책들은 '돌이킬 수 있는' 마음의 자리를 마련한다.
그의 책에서 너무 늦은 일은 없다.
이제 사람들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면
이제 그들에게 다시 돌아갈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사랑을 주고 사랑받는 관계가 될 것을 이야기한다.
그의 영원한 선생 '모리'의 말처럼 "사랑은 언제나 모든 것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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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미술관 -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정혜신 지음, 전용성 그림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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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처음 미술관을 갔을 때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 낯설음과 고요함. 그리고 큰 액자 속에 있는 그림들은
무언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고 나는 '그'에게 대답이라도 하려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계속 찾아갔다.
현란한 색깔과 선, 그리고 질감으로 이루어진 한 편의 그림은
그 첫 만남에서 그런 방식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림들은  관찰의 대상이었고, 소통을 원하는 관계의 대상이었다.

그간 <남자 vs 남자>, <사람 vs 사람> 등을 저술했고
한겨레와 같은 매체에도 정기적으로 칼럼을 쓰고 있는 그녀.
<젊은 날의 깨달음>을 통해 그녀의 인생의 단면을 훔쳐본 적이 있는
정혜신 선생님의 신간 <마음 미술관>이 나왔다.

전용성 화백의 그림에 자신의 글로 한 장 한 장 곱게 채워진
이 책은 깔끔하고 밝은 느낌과는 다르게 그 글과 그림으로 활자화된
한 장을 넘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마음 미술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나는 또한번 초등학교 시절
처음 접한 미술관으 느낌 그대로를 이 책에서 받았다.
그림을 한참을 '주시하다가' 정혜신 선생의 글을 읽고는
다시 그림을 한참을 '읽는다'. 그리고 멍한 채로 시야를 어둡게 하여
내 마음 속을 들여다 본다.

이 책은 겉보기와는 다르게 하나의 묵상집이다.
하지만 무겁지 않다.
책을 읽는 동안에 사뭇 진지해질 수 있는 순간에
정혜신 선생의 위트나 익숙한 상황, 영화, 시, 드라마들을 언급할 때면
나도 모르게 접혔던 미간이 웃고 있을 때도 있었다.
너무 급하게 읽지 않고 한 자 한 자, 한 그림 한 그림 넉넉한 마음으로
읽는다면 이 책은 읽는 이들의 내면에 하나의 보양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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