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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수국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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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드립백, 수국이라니 맛도 포장만큼이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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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7일 전쟁 카르페디엠 27
소다 오사무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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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남자아이들 스물두 명이 똘똘 뭉쳐 어른들에게 저항하는 이야기 <우리들의 7일 전쟁>. 이 소설에서 주목할 만 한 점은 ‘모두가 끝까지 함께 한다’는 사실이다.    

 

해방구 만드는 일에 앞장을 선 에이지와 도루도 그게 신기한지 해방구에서 철수하는 날 아침, 옥상에서 강가를 내려다보며 이런 대화를 나눈다.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다니까. 어떻게 모두가 함께할 마음이 되었을까.” 

“글쎄 말이야. 그리고 처음에는 좋아해도 이런 생활을 하다 보면 반드시 2, 3일 뒤에는 불평이 나오기 마련인데. 불평 한마디 나오지 않았어.” 

 

선전 포고로 시작되는 첫째 날부터 철수로 이어지는 일곱째 날까지 소설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이 어떻게 변화해 갈지 은근히 기대하면서 따라갔다. 은근한 기대란 다름 아닌 해방구 안에서 벌어질 갈등상황이었다. 조직이란 으레 당초의 결의와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구성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상황이 벌어지고 와해되기 마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이 진행될수록, 하루하루 시간이 더해갈수록 나의 예상과 달리 아이들의 결속력은 더해갔다. 저마다 갖고 있는 특별한 재능은 함께 하자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해방구 방송을 통해 어른들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도청을 통해 비리를 폭로하는가 하면 미로를 만들어 자신들을 괴롭혀온 선생들을 골탕 먹이기도 한다. 경찰도 해결하지 못한 유괴사건을 해결하는 한편 폭죽을 만들어 사랑을 표현하기도 한다. 서로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서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은 사랑스럽다 못해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러니 7일 전쟁에서 아이들은 보기 좋게 성공할 수밖에 없다. 
 

고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 그것도 1학년이 어떻게 해방구를 만들고 어른들과 싸울 수 있다는 말인가, 소설의 설정에 대한 의심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서서히 희미해져 가다가 말미에 이르면 깨끗하게 사라진다.  

 

“우리도 힘을 합치면 어른들이랑 싸울 수 있어.”  

 

소설의 도입부에서 도루가 에이지에게 건네는 말처럼, 각자는 힘이 없을지 몰라도 힘을 합치기만 하면 상대가 누구든 싸울 수 있음을 새삼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가 끝까지 함께 한다’면 예상치 못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우리들의 7일 전쟁>은 1985년에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그리고 2011년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시간적으로 그 간극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흥미롭게 읽힌다. 1960년대 일본과 1980년대 한국의 사회·정치적 상황, 일본의 전공투 세대와 한국의 386 세대가 서로 겹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차별과 불평등, 모순과 불의는 오늘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들의 7일 전쟁>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읽어야 할 소설이다. 바뀌어야 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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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을 위한 서바이벌 요리
허선양 지음 / 하서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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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소박한, 사람 냄새 나는 요리들이 한 상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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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기생뎐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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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다닐 무렵이었을 것이다. 일본식 주택에 산 적이 있다. 그 집 앞으로 대성각이었던가 대흥각이었던가 '閣'자로 끝나는 큰 기와집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살았던 집은 바로 건너편에 있던 그 '큰집'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다. 80년대 중반은 일본인들의 기생관광이 한참 입에 오르내리던 때였다. 어쩌면 그 일본식 주택은 한때 일본인 현지처가 살았던 집이었을지도 모른다. 

당시 관광버스가 그 '큰집' 앞을 더러 점령하곤 했다. 관광버스가 실어나르는 손님들은 대부분 일본인이라고 했다. 그 큰집의 실체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나의 호기심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집에 누가 사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높다란 담장과 대문이 그 집을 빙둘러 에워싸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문은 언제나 꽁꽁 닫혀있었다. 비밀의 집이었던 것이다. 

이현수의 <신기생뎐>을 읽으면서 한때 내가 살았던 집이 일본식 주택이었다는 사실과 그 집 건너편에 요정이 있었다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다. 얼마 전 우연히 그 곳을 지날 일이 있었는데, 큰 기와집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 곳의 '언니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옛부터 기생들을 노류장화(路柳墻花)라고 했다던가. 아무라도 꺾을 수 있는 '길가의 버들과 담밑의 꽃'. <신기생뎐>은 그런 기생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반 백년을 기방을 떠돌며 교잣상을 차려온 부엌어멈 타박네, 마지막 소리기생 오마담, 춤기생 미스민, 오마담의 기둥서방 김사장, 부용각의 유일한 남자 박기사, 서랍 많은 사람으로 통하는 춘자 하루코, 그리고 부용각. 이렇게 <신기생뎐>은 부용각을 중심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펼쳐 보인다. 

욕쟁이 할머니같은 타박네의 구수한 입담에 쿡쿡 웃다가도 갈피갈피 펼쳐지는 기생들의 신산한 사연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새 콧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참빚과 사향주머니 하나 달랑 들고 여덟 살에 진주권번에 들어선 뒤 예순이 되도록 기방을 지키고(?) 있는 오마담. 네 번째도 또 '조개'냐며 한숨 짖던 아버지가 성의 없이 붙여준 나끝순이란 이름을 버리고 민예나라는 춤기생이 된 미스민. 어느 여름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밥집을 찾아 나선 길에 그만 능소화에 이끌려 부용각으로 들어섰다가 오마담에게 넋을 빼았기고 자그마치 이 십년을 머물고 있는 박기사. 세 사람의 사연과 사랑 앞에선 할 말을 잃게 된다. 

'어찌어찌 길을 내어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터덜터덜...찾곤 했'던 팔십 고령의 교방 선생이 오마담에게 던지던 한마디 한마디는 어찌나 그 뜻이 깊고도 헤아리기 어려운지. 말도 삶을 닮아 구비구비다. 어느 날 찾아간 오마담이 목욕을 시키다가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목욕탕 문 밖으로 목련이 지고 있'는 것을 보고는 "선생님, 꽃이...... 꽃이...... 져요."하고 감탄하자, 조용히 던진 선생의 한 말씀이 목련 꽃송이처럼 내 가슴에 툭하고 떨어졌다. 

 "육갑허네, 지지 않는 것은 꽃도 아니여. 질 줄 알아야 꽃인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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