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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에서 새로운 해로 넘어오며 지독하게 앓고 있다. 몸엔 기운이 하나도 없고 마음은 우울하다. 또다시 되는 데로, 닥치는 데로 살지 싶은 마음으로 시간을 포장한다. 그러면서도 책을 통해 위안을 얻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이 책 곁으로 나를 이끈다. 부드럽고 팽팽한 종이의 긴장. 활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으로. 아직도 내가 가야 할 길은 멀었고 그러므로 멈추면 안 된다는, 그 이유를 얻기 위해서.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윌 슈발브 지음, 전행선 옮김 / 21세기북스(북이십일) / 2012년 12월
어머니의 죽음을 곁에 두고 모자母子가 나눈 책 - 삶에 대한 이야기. 어머니가 투병하며 죽음에 조금씩 다가서는 모습을 보면서 어떤 말을 건낼 수 있을까. 누구나에게 예정된 일이지만 결코 담담할 수 없는, 희망이 무너지는 예정된 미래. 그런 그들 앞에 '책'이 놓여 있다. 책은 어머니와 아들에게 말의 물꼬를 터주고 서로의 삶을 긴밀하게 엮는다. 슬픔과 절망을 뚫고 희망을 꿈꾸게 하는 힘, 그 힘이 세상의 모든 책에 있다는 사실. 따뜻한 모정과 함께 그려낸 글들이 무척 기대된다.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김진송 지음 / 난다 / 2012년 12월
<상상목공소>를 읽으며 조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의 모습이 낯설고 멋있었다. 현재 전시회를 열고 있는 그의 최근 인터뷰를 통해 그가 전직 작가였었고, 우연히 나무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에 몰두하게 된 사실을 알았다. 글로 쓰는 행위나 나무를 깍아 이미지를 만드는 것 모두 같은 '창작'이라는 것. 이야기의 서사성에 비해 이미지의 서사성은 상상의 폭이 더 넓고, 그것이 가 닿는 사람 사람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평범한 나무 위에 조각으로 숨을 불어 넣어 움직이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그의 진짜 이야기가 몹시 궁금하다.
추억은, 별미
강선옥 지음, 박재진 사진 / 톨 / 2012년 12월
음식과 관련된 에세이 서적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요리와 음식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고 헤아려주는 것. 음식을 하려면 필요한 따뜻한 온도 때문일까, 요리를 하고 음식을 내는 그 모든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책은 더불어 워커홀릭 저자의 일상과 그 속에서 일어난 기쁨과 눈물, 추억의 소소한 자리가 담겨 있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따뜻함. 그 속에서 매서운 겨울바람에 언 손을, 마음을 녹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