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하소서 1~2 세트 - 전2권 블랙 라벨 클럽 23
박희영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빈민가 창녀의 딸로 태어난 여주인공 로자벨라. 하나뿐인 가족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이웃사촌인 칼리아네와 함께 지내게 된다. 하지만 엄마의 죽음을 시작으로 칼리아네 가족들이 죽음을 맞이하고 칼리와 단둘이 남게 된 로자벨라. 칼리아는 어느새 로자벨라에게 크나큰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어린 로자벨라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칼리아는 자신을 희생한다. 그런 칼리아 곁에서 어린 로자벨라가 해줄 수 있는 건 언니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는 일 뿐. 칼리아와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은 로자벨라의 바람은 한순간 무너지고 칼리아와 헤어지게 된다.

자신을 위해 희생한 칼리아에게 속죄하기 위해, 언니를 그리워하며 부르기 시작한 오페라. 오페라는 어느새 로자벨라의 꿈이 된다. 그리고 멋진 프리마돈나가 되어 칼리아를 찾기를 소망한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한 남자, 최고의 오페라 극장 '시에갈'의 극장주, 하인켈. 그를 만나고 서서히 성장하는 로자벨라의 이야기.

 

박희영 작가님의 '악하소서'는 로맨스보다는 여주인공의 성장 스토리가 더 강하다. 1권은 천민으로 이름도 없었던 여주인공 로자벨라가 최악의 상황에까지 처했다가 프리마돈나라는 꿈을 가지고 실력 있는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정식으로 오페라를 배우지 못한 그녀지만 천성적으로 음악에 재능이 있었고, 그런 그녀가 오페라 황제라 불리는 시에갈 극장주 하인켈에게 후원을 받게 된다. 정식적인 오페라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느낀 로자벨라가 잠시 잠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곧 훌륭한 스승을 만나가 날개를 단 듯 성장하게 된다. 이전보다 더 오페라 매력에 빠지고, 단역, 조연, 주연 가리지 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오페라를 임한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하인켈. 오페라를 우습게 알던 로자벨라에게 무자비한 독설을 날리지만 그녀의 첫 후원자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녀를 구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오페라를 즐기도록 방관적이다. 천방지축이던 그녀가 새로운 스승을 만나 오페라를 빠져들면서 그녀 또한 매력적인 가수로 거듭나는 걸 보며 하인켈은 그녀와 또 다른 오페라를 그린다. 최고의 오페라를 상연하기 위해 로자벨라와 그녀의 스승을 함께 무대에 세우려 계획한 하인켈. 그녀를 최고의 가수로 만들고 싶어 하던 하인켈의 계획은 역으로 그에게 커다란 상처를 안기고 만다.

1부는 오페라를 향한 로자벨라의 기분 좋은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칼리아가 좋아하기에 부르기 시작했던 오페라, 자신의 재능을 알고 난 후, 한 푼 두 푼 모아 악보를 산 후 오페라를 익혀가는 로자벨라. 새로운 스승을 만나서 오페라의 참 매력을 깨달아가는 로자벨라. 그런 스승님과 한무대에 설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벅차하던 그녀. 그런 그녀 곁을 함께 하는 하인켈. 자신에게 독설을 퍼붓는 악당 같지만 재능 있는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자신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고 알게 모르게 그녀를 응원해주는 하인켈에게 조금씩 마음을 주게 된다.
무엇 하나 쉽게 마음에 들이지 않는 로자벨라이지만 그녀와 스승님을 대하는 모습에서 그를 믿게 되죠. 하지만 그를 믿기가 무섭게 자신에게 크나큰 상처를 준 하인켈을 미워하게 된다.

 

"한철 스쳐 지나가는 열병이라고 생각해요. 알아차리기 전에 오고, 알아차리기 전에 가는 것.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알아 가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긴 정을 착각하는 거라고. 그게 서로에게 최선이에요."

 

1부가 통통 튀고 열정과 활기가 넘쳤던 분위기였다면, 2부는 반대로 성숙하지만 어둡고 위험한 분위기의 글이다. 1부 마지막 무대로 진정한 프리마돈나라는 명성을 갖게 된 로자벨라지만 어머니처럼, 칼리아처럼 여기던 스승을 잃은 슬픔에 하인켈을 미워하게 된다. 자신을 스승을 죽게 했다며 하인켈을 미워하는 로자벨라. 그런 그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제 더 이상 오페라를 향한 즐거움과 행복한 마음을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하인켈을 향한 복수에 오롯이 매진하는 로자벨라가 안타깝다. 하인켈에게 복수하고자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로자벨라에게서 하인켈을 향한 미움과 동시에 스승을 지키지 못하고, 하인켈을 믿었던 자신에 대한 경멸과 증오가 함께 보인다. 복수를 통해 하인켈이 무너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도 막상 그를 만나면 증오와 함께 그를 향한 사랑을 느낀다. 애증의 관계. 쉽사리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바로 로자벨라와 하인켈. 자신의 극장에서 로자벨라를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만들고 싶어 했던 하인켈. 하지만 자신을 미워하고 위태롭게 변해가는 로자벨라를 이해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놓을 수도 없다. 두 사람 사이에 뭔가 대화가 있었어야 했는데 그의 말은 들으려 하지도 않고, 그런 그녀를 설득하려 하지도 않는 하인켈. 그렇기에 2부가 아쉬웠다.

중세 시대 오페라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 그런지 이야기 내내 각종 유명한 오페라의 장면들이 등장한다. 책 두 권을 통해서 마치 수많은 오페라 작품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오페를 통해서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여주인공 로자벨라. 희로애락 중 로(怒)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서 아쉽지만 악하소서가 매력적인 글임은 분명하다. 여주인공에 비해 남주인공의 매력이 크게 발하지 못해서 아쉽다. 로자벨라만큼 매력적인 인물인데.. 다시 읽게 되면 또 다른 느낌을 받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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