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며칠후면 그냥 없어져버리고 지워져버리는 게 아쉬워서 그동안 여러 곳에 기록해보기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 가장 쉽고 편하다는 인스타그램에도 둥지를 틀었다가 블로그도 해보았다가 하다가 결국 알라딘서재에 모든 글을 모아본다. 이러다가 올해 읽었던 책들이 모두 흩어져서 날라가버릴까봐. 




 <어린이라는 세계>는 그냥 읽기 시작했다가 새벽 1시반까지 정신없이 읽으며 빠져들었다. 읽으면서 몇 번을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우리 아이들도 생각나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환경이고 세상이라는 말에서 내가 우리가 얼마나 이 사실을 많이 잊고 있었나 생각도 들고. 좋았던 대목이 너무 많아서 미처 다 쓰지 못하지만 그래도 몇 개 쓰자면,




“나는 어린이들이 좋은 대접을 받아 봐야 계속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안하무인으로 굴기를 바라는 건 당연히 아니다. 내 경험으로 볼 때 정중한 대접을 받는 어린이는 점잖게 행동한다. ..점잖게 행동하고 남에게 정중하게 대하는 것, 그래서 부당한 대접을 받았을 때 ‘이상하다’고 느꼈으면 좋겠다. 사실 내가 진짜 바라는 것은 그것이다.”(41p)




“어린이에게는 어른들이 환경이고 세계라는 사실을 그날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146p)




“고마워서 사랑한게 아닌데 엄마아빠가 좋아서 사랑했는데. 은혜에 대한 보답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응답이었다. 어린 나도 몰랐고 아마 부모님도 모르셨을 것이다.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사랑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지 않는다 다만 서툴러서 어린이의 사랑은 부모에게 온전히 가닿지 못하는지 모른다. 마치 손에 쥔 채 녹아 버린 초콜릿처럼”(179p)


생각해보면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구원받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앞뒤 재지 않고 무조건 사랑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긴것이 감사했다. 사랑은 주는 것이라더니 주는 사랑이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렇게 감사한 일임을 아이를 보면서 알았다. 



하지만 사실은 내가 준 그 사랑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그 웃음 그 눈물 그 심장박동소리 까르륵거리고 웃는 소리. 내 옆에 폭 안겨서 자는 모습. 



그 지난한 시간들 그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참을 구원이었는데 아이들은 어땠을까? 생각하면 글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다만 이 마음을 잊지 않아야지. 아이들의 환경에선 어른들이 환경이고 세상이니까. 거기에 대한 책임감을 잊지 말자고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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