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책을 읽기만 했지 글을 쓰진 않았다. 할말이 없었고, 글을 쓰고 싶을 정도로 나를 괴롭히는 책도 많지 않았다. 책의 가치를 매길수는 없지만 머리가 빠개질 것 같은 책들을 5년 정도 읽다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내 눈앞에 현실이 보였다. 



나는 일을 하고 생계를 유지하고 아이를 돌보고 사업을 하는 워킹맘사업가. 내 할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사회정의니 옳고 그름이니 공정이니 정의니 하는 말들만 하는 것이 공허해졌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일상이 더 중요하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잘 하고 제대로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전에 쉽게 휘리릭 읽었던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이 허투루 읽히지 않았다. 통렬한 자기 반성의 시간이 다가왔다고나 할까. 




<부자의 그릇>은 그 와중에 읽은 책이다. 뻔한 자기계발서라 생각했었는데, 오~ 생각보다 훨씬 좋은 책이 아닌가! 책에서는 돈은 그만한 그릇을 가진 사람에게 모인다고 이야기한다. 10억원의 그릇에는 10억원, 1억원의 그릇에는 1억원이 모이게 되는 거다. 



이 부분을 읽고 과거의 나의 사업 패턴을 반추해보았다. 나는 사업을 키울 기회가 2번 있었는데 그 2번 모두 사업을 키우지 않았다. 처음에는 두려웠고 두번째는 주변에서 반대했다. 나는 그 기회를 잃은 것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나중에는 주변 사람들이 다 미웠다. 



그들이 나를 괴롭히려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지 않다면 왜 성장의 과실은 맘껏 누리면서 내가 혼자서 미친듯이 일하는 것을 도와줄 사람을 뽑지 않게 하겠는가. 그렇게 주변 사람이 싫은 걸 정당화하고 싶어서 또 미칠듯이 정당화의 논리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나는 그냥 사람이 싫은 거였을지도. 



그런데 이제 알겠다. 그때 나는 아직 그 정도의 그릇이 되지 않았었다는 걸. 그리고 그 그릇은 저절로 커지지도 않는다는 걸. 그릇은 갑자기 어느 순간 짜잔 하고 커지지 않는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닌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내가  다룰 수 있는 그릇의 범위를 가늠하고 조금씩 다지면서 조금씩 키워갈 수 있을 뿐인거다. 그때 내가 갑자기 사업을 키웠으면 지금 겪는 이 고통을 조금 더 일찍 겪었겠지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이제라도 내가 나의 그릇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게 중요할거다. 



부자가 두려워하는 건 돈을 잃는 것이 아니라 '돈이 늘지 않는 리스크'라고 말한다.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 그리고 인생에서 행운이란 건 손에 꼽힐 정도로만 온다. 따라서 한정된 기회를 자기의 것으로 만들려면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한다. 물론 때로는 크게 헛스위응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바로 이 헛스윙이 무서워서 가만히 있는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들은 배트를 많이 휘둘러야 볼을 맞힐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 73~74




돈은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서 온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그릇이 크지 않으면 어쩌다 돈이 들어와도 모두 나가버린다. 무엇보다 돈의 지배를 벗어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돈에 지배당하지 말고, 돈과 공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가 그동안 돈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돈을 번다는 건 단순히 돈'만' 번다는 게 아니다. 사람들과 세상에 돈과 환산한 다른 가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가치를 많이 주고 싶다.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이. 


사람들이 아주 큰 가치, 큰 도움을 주고 '돈으로 셀 수 없는 가치'라고 할 때 그것은 그저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다. 돈을 주지 않아도 되는 가치가 아니라 너무 커서 돈으로 셀수 없는 가치라는 뜻이다. 나는 그런 가치와 필요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큰 그릇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이것을 또 몇년 후에 보고 어떤 식으로 생각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나에게 지금은 이것이 중요하니까 꼭 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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