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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제1부 (양장) - 우리는 신 ㅣ 신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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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의 신을 3년 전 6권짜리 읽은 후 작 년에 양장 3권짜리로 구매해서 지금까지 읽어보았다. 듣기로는 애초에 프랑스에서는 이렇게 3권으로 출시 됐다고 하던거 같은데 국내 출판계도 꼼수 참 문제 많아 보인다. 이런데 어떻게 서로 신뢰를 할 수가 있겠는가. 도서정가제는 신뢰가 우선일텐데 이렇게 꼼수로 어떻게든 뜯어가려는 걸 보면 신뢰가 안 되는 건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게다가 이렇게 양장 3권으로 깔끔하게 나온 게 훨씬 좋은 거 같다. 실제로 더 저렴하기도 하다. 미리 안 사고 한참 뒤에 구매하는 것이 열린책들 특히 베르나르 시리즈는 거의 뭐 불문율이 된 거 같다. 반양장이 보급형으로 알맞은 가격으로 나오면 모를까 오히려 뒤에 양장으로 나오는 게 더 좋고 저렴한 게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도서 정가제가 시행이 되면 꼼수는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결국 좋은 도서문화는 독자와 업계가 같이 신뢰로 만들어 가는 거지 어느쪽이 신뢰를 깬다면 결국 다시 원점이 될테니까.
신을 처음 봤을 땐 스킵 수준으로 봐서 유치하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여유있게 보니 역시 베르나르의 책은 철학적인 심오한 것들은 물론이고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걸 파괴하는...예를 들면 영웅에 관한 걸 재해석하는 것과 같이 우리가 당연히 그러려니 하고 넘겼던 걸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이 많아서 생각의 폭을 넓혀 주는 게 많다는 걸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 자체로만 보면 우주 시리즈 3부작은 유치하기만 한데 깊이에 중점을 보고 보면 상당히 생각의 폭을 넓히게 된다는 걸 느끼게 된다. 아니 베르나르의 이야기들은 우주 시리즈 말고도 다수 유치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과거에는 좀 깊게 읽었던 게 요즘은 책을 느끼는 게 아닌 보는데 중점을 두다 보니 베르나르의 소설을 유치하게만 보아왔던 듯하다. 이렇게 해서 재발견 했던 책이 바로 파피용이었다. 파피용을 2008년 처음엔 거의 날림수준으로 이야기만 봐서 혹평을 했던 것 같은데 2010년 양장으로 재구매를 해서 다시 읽었다가 개인적 명작 반열에 올렸던 전례가 있었다. 그 후로 다시 죄다 혹평 일색이고 최근엔 제3 인류 1편이 생겨서 보관을 하고 있지만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그냥 날림으로 읽을 바에는 읽을 시기가 되면 읽으려한다. 그렇다고 신 시리즈가 파피용 때처럼 딱히 명작 반열에 오른 건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처음 읽었을 때보다는 그렇게 유치하기만 한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여전히 유치해서 솔직히 말하면 좀 짜증까지 날 수준이긴했다. 전체를 믹스해서 비빔밥으로 만들면 훌륭한데 재료만 놓고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그리고 여전히 가장 흥미로운 건 엔딩부분이다. 재밌고 없고를 떠나 기발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러하다. 신이란 제목을 가장 잘 표현한 엔딩이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인간이 신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시간'을 지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 인간의 과학이 발전하면 뭘 못 만들겠나 별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별을 만들 시간을 앞당길 수는 없을 것이다. 별을 만드는 씨앗을 심을 수는 있으나 별이 순식간에 자라게 할 수는 없을테니까. 결국 그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테니까. 인간은 결국 시간은 지배하지 못 할 것이니까. 그러나 이 책의 최종 신은 시간을 지배할 수가 있기에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신에 가장 부합했고 그래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정말로 우리도 무언가에 의해 흘러가는 그런 존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베르나르의 소설은 항상 그렇다. 단순 소설이 아닌 베르나르 이 인간은 뭘 알고 있는 인간이 아닐까 하게 만드는 그런 것들이 있다. 이야기는 유치하지만 생각은 깊은 베르나르의 신 시리즈의 2회독이었다. 아무튼 베르나르의 소설은 깊게 읽으면 거기에 생각이 상당히 빠져드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