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기행 - 어느 인문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올레, 돌챙이, 바람의 풍경들
주강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묻을 때마다 나는 레비 스트로스의 [슬픈 열대]를 들먹이곤한다. 원시(?)부족을 바라보는 서구 사회학자의 시각이 그토록 가슴 따듯할 줄 몰랐기에 남비콰라족에 대한 레비의 이야기가 여태 마음 한 켠에 남아 일렁이는 것이리라. 
 
 우리 문화 및 해양전문가로 이미 잘 알려진 지은이의 발걸음을 따라 제주도에 얽힌 속속들이 이야기를 듣다보니 그때 뭉클함이 또 일어난다. 그러니까 이 책은 요즘 쏟아져 나오는 '여행'에 관한 그렇고 그런 소개서가 아니라 잘 갈무리된 "우리" 제주에 관한 명품! 인문교양서라 할 수 있겠다. 
 
 '바람/돌/여자/잠녀/귤/곶자왈/테우리/화산/삼촌/우영팟/신들/표류/해금과 유배/탐라와 몽골/장두'의 섬으로 나뉘어진 각 갈피를 따라 걸어가다보면 겉으로만 만나고 어설피 알아오던 이야기들의 깊은 속내를 만난다. 이 이야기들은 대부분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살아온 제주민들의 지난한 삶이 빚어낸 고갱이에 관한 것들이다.
 

 500여쪽에 이르는 책은 설핏 두꺼워보이지만 사이사이 그림과 사진들이 충분히 들어 있어 읽어나가는 데에도 부담이 없다. 고작 두 번 - 신혼 여행 때와 한 번 더!- 다녀온 제주라는 섬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을 줄이야…. 특히 '곶자왈' 과 '테우리'는 이번에 처음 만난 우리말이자  멋진 숲과 목동에 관한 얘기로 나의 제주行을 부추기고 있다.

 

 



 

 
 일하는 업태의 특성상 여름휴가를 잊은지 오래지만 올해는 꼭 한 번 더 제주에 가야겠다. 가서 이제는 그저 먹고 마시고 눈요기만 하는 여행객이 아니라 그 섬에 발붙이고 살아온 민초들의 역사와 아픔이 빚어내는 처연한 아름다움을 오롯이 만나고 느껴보리니, 다가오는 겨울엔 제주에서 그들을, 나를 만나보리라. 또 다른 올레에서….
 
 제주도에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바람이 불 것이다. 바람이 부는 한 영등할머니는 쉼 없이 왔다 갈 것이다. 영등할망과 바람 없는 제주도에서 어찌 살아갈 수 있으랴. 하여 제주도에서 영등굿 깃발이 계속 휘날리고 있음을 기뻐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 '1 바람의 섬'에서 ) (37)
 
 
2011. 8. 5. 아무리 바빠도 갈 길은 가야겠지요. 뚜벅뚜벅….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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