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즌 파이어 1 - 눈과 불의 소년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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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겐 초중고, 대학까지 졸업사진이 있지만 엄마 아빠랑 같이 찍은 졸업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옛날에 아버지는 대학 졸업식 때 오시겠다며 초중고 졸업식은 어머니랑만 갔었고……. 결국 대학 2학년 때 어머니께서 돌아가심으로 대학 졸업식 때는 아버지랑 단 둘이었다. 
 
 "그런데 한 번 써보지도 못하였어. 전화를 건다 건다 하면서 자꾸 미루기만 했지. ~~  속으로는 갈 거다, 갈 거다, 골백번도 더 말했지. 그래놓고 한 번도 안 가본 거여. 그리고는 큰 맘 먹고 겨우 한 번 전화를 걸었는데, 그땐 이미 너무 늦어버린거여. ~~ 이제 난, 내가 형한테 뭘 원했는지 말할 기회를 영영 놓쳐버렸단 말이여."  (242)
 
 사는 게 이런가 보다. 기다리고 떠나 보내고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잃어버리고, 그렇게 살아가나 보다, 라고 담담하게 생각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나도. 꺾어진 아흔이니까.
 
  '열정과 위험'이 함께 하는 이상한 소년의 이야기와 그 소년을 보호하고 따라가는 열다섯 살, 주인공 소녀 더스티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책 [프로즌 파이어]는 10대 소녀의 성장기이자 지나버린 시간에 대한 회한 섞인 추억기(記)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던지는 중요한 질문이기도 하고.
 
 "혹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적 있으세요?"  (2권, 162)
 
 잃어버린 오빠와 집을 나간 엄마를 생각하며 불 같은! 사춘기를 보내고 있던 더스티에게 찾아온 정체불명의 소년과 이어지는 사건들, 그리고 허망한 떠나감. 이 모든 것이 아마도 이미 잊고 갈무리 해야 했을 사랑하던 오빠를 제대로 떠나보내는 과정이리라.  물론 여러 곁가지가 펼쳐져 있지만, 이야기의 끝은 한 곳으로 달려가지 않던가.
 
 그러나 결말의 반전까지는 여기서 이야기 하지 않으련다. 달리고 도망치고 때로는 생명의 위협까지 겪으며 주인공 소녀 더스티가 겪는 청춘의 불안감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우리는 숨 가쁘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이 신비하고 아픈 풍경화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찾아오는 약간은 예상된 결말과 성장. '상처 없는 성장이 어디 있으랴' 는 말처럼 소녀는 그 시간들을 겪으며 자라난다.
 
 "그렇다면 최대한 그 일을 끌어안고 사는 수밖에. 정말 중요한 수수께끼는……"
 "정말 중요한 수수께끼는 오로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해."  (2권, 80)
 
 그렇지. 결국엔 '모든 것이 하나' 이고 '오로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 법, 세상 모든 일이 그렇지 아니한가. 자, 그러니 나처럼 나이 좀 든 이들은 이 아픈 성장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면 될 것이고, 더스티랑 비슷한 또래의 젊은이들이라면 함께 눈물 흘리며 같이 자라나면 될 것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지난, 2월 18일은 딸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이었다.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딸애의 부탁 - 아빠랑 할아버지는 오지 않아도 돼용 ^^ - 을 무시! 하고 아내랑 함께 할아버지랑(제 아버지!) 장인 어르신을 모시고 졸업식장에 가서 사진도 찍고, 딸아이 친구네 가족들이랑 함께 점심도 먹고 늦은 출근을 하였다. 
 
2010. 2. 21. 밤, 행복한 하루가 또 지나갑니다. ^^*
 
들풀처럼
*2010-020-02-11
 
 
*책에서 옮겨 둡니다.
 "어쩌면 이미 죽어 있는지도 몰라. 잘은 모르겠지만,"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삶은 뭐고 죽음은 또 뭔지 난 더 이상 모르겠어."  (139)
 
 "내 생각을 똑같이 따라 말하는 거, 그만둬줄래?"
 "난 네 생각을 따라서 말할 수밖에 없어."  (139)
 
 "더스티, 잘 들어. 이름 같은 건 잊어버려.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니까. 뭐든 네가 부르고 싶은 대로 불러. 그럼 내가 대답할게. ~ "  (143)
 
 ~ 냉혹한 두 눈동자에서는 열정과 위험이 느껴졌다. 소년에게는 미묘한 매력과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은 초월적인 느낌이 있었다. 강렬하고 원시적인, 치명적인 힘이 있었다.  (2권, 65)
 
 "모든 것이 하나야." 목소리가 속삭였다.  (2권,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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