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간 1,000여 권의 독서, 걸러낸 서평만 300편 이상, 엄청난 내공이다. 게다가 주변의 인정까지 확실하게 받는다. 한편, 2년간 600여 권의 독서, 500편 이상의 서평을 쓴 나는? 나는 지은이랑 비교할만한 독서가인가? 서평쟁이인가? 아니다, 아니다, 세 번 아니다. 지은이는 나의 전형이 될 실력자이고 당연히 부러워할 만한 모범이다. 그런데 이 내공의 차이는 어디에서 왔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괴롭히던 질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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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답은 이 책의 제목에 들어 있다. [깐깐한 독서본능]이라는 제목 속에 지은이와 나의 차이가 있다. 지난 2년간 나는 정말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왔다. 마흔 넘어 지은이처럼 책을 다시 만나고는, 밤잠을 설쳐가며 닥치는대로 책을 읽어 제꼈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옭아매듯 달려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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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책이 내게 왔다. (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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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책이 내게'로 왔다. 하지만, 지은이는 읽고 생각하고 다시 곱씹으며 글을 썼다. '깐깐'하게 말이다. 난 그러지 않았다. 마치 쓰지 않고는 못 견디는 사람처럼 무턱대고 읽은 만큼 써내었다. 일부러 시간을 약속하고 글을 제출하기도 하였다. 결론은 뻔하지 않은가? 그런 글이 어찌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인정을 받을 수 있단 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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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가 가려 뽑은 여든여섯 편의 서평은 하나같이 일정한 성취를 이루고 있다. 읽은 책 한 권만으로 끝내버리는 편리함을 포기하고 '접붙이기'(137)를 통하여 살을 더하고 깊이를 더하여 한 편의 서평이 자체로서 완결성을 갖춘다. 개인사를 더하여 쉽고 간단히 '썰'을 푸는 나랑은 레벨이 다른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하여 나의 글쓰기가 곧 바뀌리라는 것은 아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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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홉 가지 분류로 나누어진 서평 사이에 지은이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나는 더 좋다. '파란 여우의 책 읽는 방법'(16), '파란 여우가 생각하는 책'(71), '서평 쓰기'(133), '파란 여우가 좋아하는 국내/국외 도서, 작가' 그리고 '헌책방 아벨'(432)에 얽힌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난 과연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깜냥'이나 되는지 돌아본다. 지은이의 필명인 '파란 여우'에 어울리는 서늘하고 또박또박한 글들이 계속 나를 자극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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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말라" -릴케 (3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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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올해도 250권 이상의 책을 읽고 글을 쓸 생각이다. 닥치는대로 읽고 쓴다는 것의 폐해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양질 전환의 법칙"을 굳건히 믿고 있기에 올해도, 3년째, 계속 달린다. 이 길에 앞서가는 선배님들의 글들이 나를 더 돋우고 채찍질한다.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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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란 전복의 연속이다. 뒤집고 비틀고 옆으로 돌리고 거꾸로 들춰보고 그리고 새것이 나오는 삶이란 살만한가? 그럴 리가 있나. 삶이란 살만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 행복한 시간은 인색하게 찾아오고 괴로운 날은 더 많다. 남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다.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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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1. 17. 그래요, 저 모퉁이를 돌아봐야 알겠지요. 우리네 삶!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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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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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05-0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