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그 자체로 작품이 되는 문학 서적을 제외하면 책의 대부분은 어떤 기획의도를 갖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거쳐 지은이가 오랫동안 마련한 재료를 잘 버무려, 뜻한 바를 독자에게 전하고자 만들어내는데 최근 이런 기획 식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 작품들이 뜻한 바를 제대로 다 반영하고 있어 읽는 이를 기쁘게 한다. 이번에 만난 이 책 역시 그러하다. ([정겨운 풍속화는 무엇을 말해줄까] 서평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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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Ⅱ. |
| 글쓴이 이주헌은 그림관련 이야기를 하며 많은 책을 지었으며 내 책장에도 그의 책이 몇 권 놓여 있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주제별 그림읽기" 연작(네 권)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아이들의 그림 그리기를 이끌어주는 책이다. "이주헌과 함께 감상하기, 창작하기"라는 긴 부제가 더해진 제목에서 보듯이 명작을 감상/해설하고 이어서 우리 아이들의 작품을 설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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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요즘처럼 그림읽기와 관련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절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처럼 어린이들의 실제 작품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풀이해주는 때도 없었다. 이 시도만으로도 이 책은 마땅히 만나보아야 할 책이 된다. 게다가 지은이가 강조하듯이 그림을 읽는 눈을 키운다는 것은 '나만의 시선과 감각을 자신 있게 표현하는 힘' (7)을 자라나게 하기에 이 책의 가르침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개성 있고 창조적인' (8) 자신만의 그리기를 할 수 있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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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이 책에는 약 70여 편의 명작 해설에 더하여 아이들의 작품 설명 약 스무 편이 더해져 있는데, 어린이 작가에게 들려주듯 하는 설명은 읽는이는 물론 어린 작가를 북돋우는데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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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근모 어린이는 그런 날씨의 변화를 생생하게 묘사했습니다. 꼼꼼하고 세밀하게 눈과 비, 번개와 바람의 표정을 그려 넣었네요. 온갖 날씨를 한 화면에 그려 넣으니 화면에서 그 소리들이 한꺼번에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소리와 함께 추위까지 느껴질 정도로 생생한 그림입니다. ( '이근모 어린이의 <눈과 비, 번개와 바람>' 설명 )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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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이 책의 도드라진 장점인 "그림, 어떻게 그릴까"는 각 장의 주제에 맞는 명작들을 감상하고서 떠오르는 질문들을 열 가지 정도로 정리하여 그림을 그리기 전 질문에 답하며 생각을 끌어내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러한 질문들에 답을 해가는 동안 아이들의 창의력과 그림실력은 함께 자라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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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설지 않은 명작들과 모르는 그림들을 만나는 사이에 알게 모르게 늘어가는 그림에 대한 이해도는 덤으로 더해도 좋으리라. 그러니까 이 책은 출간 목적 그대로 아빠 엄마보다는 아이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내용인 셈이다. 물론 아이랑 엄마 아빠가 함께 보면 더 좋을게고…. 뭐, 아이들이 재미있게 이 책을 만난다면 어른들은 가끔 펼쳐서 그림만 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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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쪽이 채 되지 않는 이 책에서 우리는 꽤 많은 명화를 만날 수 있는데 5~60여 편은 기존에 한 번씩이라도 보아 왔던 작품들이고 나머지는 이 책을 통하여 처음 만난 그림들이다. 그림마다 얽혀있는 이야기를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한 작품 한 작품 바라보다 보면 지은이가 느끼는 감정 또는 나만이 느끼는 그림에 대한 눈이 뜨일지도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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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뭐 어떠랴, 그림을 한 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해할 수 있을지니 언제 이렇게 많은 작품을 내가 살아가며 찬찬히 바라볼 기회가 있을 것인가. 그것만으로도 흡족한 그림여행이다. 그리고 나는 아이를 데리고 다른 여행 속으로 곧 따라 떠나서 또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만나보련다. 봐도 봐도 모르는 게 그림이라지만 보는 만큼, 아는 만큼 좋은 것 역시 그림일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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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12. 20. 그림 속으로 달아나고픈 겨울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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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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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254-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