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선물 바우솔 작은 어린이 11
정성란 지음, 황종욱 그림 / 바우솔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어머니 혹은 아버지 중 한 분이 없이 자라나는 아이가 느낄 그 마음, 그 아픈 맘을 저는 알 수 없습니다. 비록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긴 하였어도 대학 2년 때였기에,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던 아우에게 닥쳤을 그 막막한 외로움을 알지 못합니다. 이 책 속, 아홉 살 때 아버지를 여읜 주인공 준서의 맘도, 역시, 저는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준서의 열 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 (16)
 
 '달랑한줄 뿐'인 축하카드와 함께 배달되어온 씨앗, 어쩌면 고작 '씨앗'일 뿐인 이 작은 선물이 나중에는 준서에게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사실조차 잘 모릅니다. 나중에 먼 훗날 그 선물이 더는 오지 않을 때에야 그 작은 선물이 누구에게서 온 것임을 알게 됩니다.
 
 친구 윤지와 함께한 추억도 '씨앗'으로 이루어지고 동네 사람들에게 자라난 꽃을 분양하는 계기도 모두 선물로 받은 씨앗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 씨앗을 보내시는 분은 준서의 '수호천사'가 됩니다. 윤지는 그런 준서를 부러워하지만 준서는 잘 깨닫지 못합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갑니다. 
 
 준서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얻고…. 어른이 되어서도 씨앗선물은 계속 됩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선물이 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선물은 그칩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짐작하였듯이 오랜 기간 보내져 온 씨앗 선물은 어머니가 준서에게 보낸 선물이었지요. 어머니의 내리사랑을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알 수 없지요. 당연한 일입니다. 이제 어버이가 되어보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봅니다. 저는 자라나는 아이에게 '준서엄마' 같은 속 깊은 선물을,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지, 아이가 알게 모르게 닮아가는 어버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아이랑 보내는 시간은 계속 줄어가는데 어버이로서 제가 서 있을 자리는, 함께 가야 할 길은 어디인지, 다시 한 번 돌아봅니다. 
 
 '신종 플루'라는 낯선 침입자들의 공세에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튼튼하던 딸아이도 살짝 열이 오르고 있습니다. 아이가 아프지 않고 튼튼하게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어버이는 행복함을 또 한 번 깨닫습니다. 이 찬바람 속에서 온 누리 아이들 모두 건강하기를 빌어봅니다. 그들에게도 누군가의 '씨앗 선물'이 하나씩 전해져 한 송이 피어나는 꽃처럼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2009. 11. 1. 밤, 여태 가을 속에서 허우적거립니다. 
 
들풀처럼
*2009-23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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