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가난으로부터 구할 것인가
피터 싱어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눈앞에 보이는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지 않을 이는 없으리라. 하지만, 그 아이보다 더 소중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그 시간에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아니 그 아이를 살릴지 말지 고민하는 동안 또 다른 아이가 죽어가고 있다면, 쏟아지는 질문을 피해 다니느라 책을 읽다 덮고 다시 펴곤 하였다.
 
 "어떻게 세계의 절반을 가난으로부터 구할 것인가?"라는 엄청난 질문을 달고 전개되는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는 첫 장면부터 우리를 콕콕 찔러댄다. 책상 위의 생수병, 무심코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어떤 이에게는 목숨과 맞바꿀 가치 있는 돈이 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던 사실이기에 그만큼 더 '뜨끔' 한 화살로 다가온다. 
 
 전 세계적으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구매하는 음료수 값보다 적은 돈으로 하루를 산다. ( "서문"에서 ) (13)
 
 결국 이 확실하게 우리를 자극하는 글을 통하여 지은이는 자신의 소득 중 5% 정도는 기부하여야 한다고 일러주는데 겨우 1%가량을 정기적으로 기부하면서 이만하면 할 일 다한 거 아니냐고 스스로 만족하던 내 가슴을 찔러댄다. 책 속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다 말하지 않으련다. 지은이가 확신에 찬 말투로 전하는 <한국어판 서문>과 <서문>의 내용만으로도 우리는 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러니 바쁘신 분들이라도 제발 <서문>만이라도 만나 보시기를 바란다.
 
 책 속에는 '당신의 행복을 해치지 않고 세계의 빈곤을 해결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더불어, 이런저런 까닭으로 왜 우리가 기부를 해야 하느냐며 요리조리 빠져 다니는 분들에게 그 까닭을 조목조목 일러준다. 지은이의 말 하나하나가 고맙고 또 가슴 쓰린 진실이다. 책을 읽은 지 한 달, 난 완전히 끊지는 못하였어도 지나가다 버릇처럼 구매하던 캔커피부터 줄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지난달부터는 작지만 두 군데 더 기부를 시작하였다. 자랑거리가 아니라 이 책을 보고나니 왠지 조금은 더 노력해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바로 계산기를 꺼내어서 본인의 월소득(총수입?) 곱하기 1% ~ 5%를 해보시라. 그리고 그 중 감당할 수 있는 수위조절을 하고 현재 기부하는 수준이 어디쯤인지 비교해 보시기를. 지나가다 마시는 생수 한 통을 줄여가며 더 짜낼 수 있는 여유가 된다면 기꺼이 그리하시라. 단, 확신이 들지 않으시면 이 책을 읽으시라. 만나 보시기를….  1%? 2%, 아니 5%!!! 라고 자신 있게 외치는 지은이의 이야기를….
 
 아직도 매년 5세 이하의 유아 중 970만 명이 죽어간다. ( "서문"에서 ) (14)
 
(*이 책에서 제시하는 기부의 기준(219~222) 이 우리에게도 알맞게 변형되어 제기된다면 좋겠습니다. 빠를수록!)
 
 
2009. 10. 5. 밤, 가을 들판은 익어 가는데….
 
들풀처럼
*2009-227-10-03
 
 
 (참, 오늘 아침에도 딸아이가 아침 먹으며 묻더군요.  우리나라에도 가난한 사람들 많은데 왜 연예인들이 외국까지 가서 'LOVE'('월드 스페셜 러브'라고 하는 방송 프로그램!)라는 프로그램을 하는지? 여기에 대한 확실한 답도 이 책 안에 있습니다. 물론 저는 깔끔하게 딸아이에게 설명을 해주었답니다. ^^*)
 
*책에서 옮겨 둡니다.
 제가 뭔가 대단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았고, 해야 한다고 느낀 일을 했을 뿐이죠. ( "서문"에서 ) (12)
 
 나는 왜 남을 도와야 하는가?  나는 서로 연관된, 하지만 차이가 매우 큰 두 가지 목표를 갖고 이 책을 썼다. 
 첫 번째는, 절대 빈곤의 덫에 걸린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책임을 일깨우는 것이다. 
 ~ 책상 위의 생수병 : 우리가 사실 꼭 필요하지 않은 지출을 하고 있다는 사실
 두 번째 목표는, 우리 모두가 더 많은 소득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도록 일깨우는 것이다. 
 ~ 95%의 미국인의 경우, 소득의 5퍼센트 이하만 기부하면 된다.   ( "서문"에서 ) (16)
 
 나는 여러분이 소득의 5퍼센트 이상을 베풀어야 한다고 여기며, 결국엔 그럴 것이라고 희망한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절대 빈곤을 줄이자는 것이지, 독자에게 죄책감을 심어주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우리의 상황이 최악의 최악이라도, 절대 빈곤에 떨어져 있는 사람들보다는 낫다는 사실을.  ( "서문"에서 ) (17)
 
 나는 독자 여러분께 바란다. 1천 8백만 명의 생명이 매년 죽어가는 세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생명이 덧없이 꺼져가는 이 세계에서, 과연 어떻게 살아야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 한번쯤인지 생각해보시기를!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죽어간 사람보다 훨씬 많은 수의 사람들이 절대 빈곤으로 죽어가고 있다.  ( "서문"에서 ) (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