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경제학 1 - 부동산의 비밀 위험한 경제학 1
선대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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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들은 모르는 대한민국 경제의 비밀'[위험한 경제학]이라는 조금 거창하고 긴 제목에 도전적으로 덤벼본 책이다. 과연 얼마나 '위험한' 비밀이 소개될까 기대도 하였지만 "1. 부동산의 비밀 편"이라 이어지는 제목에서 그 바람을 접었다. '부동산'이라는 것이 다들 알다시피 만만히 정의되는 것이 아닌데다 수치로 그리고 명확한 자료로 우리 앞에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서이다.
 
 하지만, 책을 펼치고 지은이의 해박하고 명쾌한 설명을 따라가는 동안 우리는 여태 모르거나 어렴풋이 알고 있던 이 땅의 부동산의 흐름에 대한 진실을 만난다. 이 책에서 지은이가 우리에게 전하는 바를 줄이고 또 줄인다면 아마도 이런 말이 될 것이다.
 
 여기에서 말하고 싶은 요지는 이것이다. 부동산 막차에 올라 타지 말라. 막차에 올라타는 순간 앞에 펼쳐진 것은 굉장히 긴 내리막길뿐이다. ( "1장 부동산"에서 ) (87)
 
 지은이는 우리에게 앞으로 부동산은 폭락할 것임을 조목조목 알려준다. 물론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근거 있는 자료들을 보여주며 말이다. 일본과 미국의 실례가 보여주듯 우리 부동산의 장래도 그리 밝은 것이 아님에도 정부와 언론은 그렇지 않다고 노래하고 있는 현실의 실상을 만나는 순간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혈세(血稅)로 건설업자들을 먹여 살리는 정부라니. 그 구체적이고 낯부끄러운 현실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김광수 경제 연구소'의 부소장이라는 직함에 어울리는 지은이의 글은 미처 모르고 있거나 놓치고 있던 사실들을 하나하나 일러주며 지금의 투기 광풍에서 벗어날 것을 충고한다. 그러니까 부동산은 불패! 라는 신화 자체가 우리 경제의 감추고픈 비밀인 것이다. 
 
 무주택 서민들은 가뜩이나 집값이  올라 서러울 텐데, 자신들의 돈을 정부가 집값을 떠받치는 데 사용한다면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  미분양 물량이 생겨나면 분양가를 낮춰 해소하면 되지 이를 가로막고 미분양 물량을 사주는 나라가 시장경제를 운영하는 나라인가. 그런 식이라면 왜 숱하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의 물건은 사주지 않는가. 너무나 몰상식한 조치여서 비판하는 것 자체가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 "2장 부채와 유동성"에서 ) (173)
 
 신문을 볼 때마다, 언론 보도를 접할 때 마다 느끼던 궁금함이 이곳에서  풀린다. 미분양은 늘어가는데 왜 집값은 내려가지 않는지, 왜 그렇게 큰집들만 지어대는지, 집 없는 사람들은 그렇게 큰 집이 필요 없는데, 왜 왜 왜? 쏟아지던 의문들이 이 책에서 대부분 풀린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공생하는 것들이라니….
 
 지은이는 "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10가지 조언" ( "1장 부동산"에서 ) (148~157) 과 "부동산 선동 기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15계명 ( "3장 정보와 매트릭스"에서 ) (271~282)" 까지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일러준다. (상세내용은 아래에 옮겨둠) 배우고 익혀서라도 제발 언론의 보도에 휘둘리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결국 '기득권 지향적 보도 → 구매력 있는 독자층 확보 → 고가의 기업 광고 유치 → 기득권 지향적 보도'로 이어지는 신문들의 보도 태도를 오도하고 있는 셈이다. ( "3장 정보와 매트릭스"에서) (237)
 
 딱딱한 부동산 이야기라 어려우리라 생각했지만 수월하게 읽힌다. 혈압은 좀 올라가지만 이렇게 멋지고 알찬, 꼭 필요한 책을 집필한 지은이와 출판사에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고 싶을 지경이다. 지은이의 바람처럼 더 많은 사람이 공부를 하여 부동산의 유혹에 휩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적어도 다가올 향후 10년 정도는 생각해보는 공부를 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샘솟는다. 얼른 다음 편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단 하나 진정으로 좋은 뉴스는 한국 역사에서 이 끔찍한 시간이 끝나는 것. 그리고 정말 제대로 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할 역량이 있는 정치 세력이 성장해 집권하는 것" ( "3장 정보와 매트릭스"에서 ) (296)
 
 
2009. 9. 20. 밤, 우울하지만 희망을 품게 하는 배움입니다.
 
들풀처럼
*2009-219-09-16
 
 
*책에서 옮겨 둡니다.
 한국 경제는 왜 위험한 상황인가. 그것은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위기 구조가 전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위기 구조의 핵심에는 바로 부동산 버블이 놓여 있다. ( "서문"에서 ) (7)
 
 정부는 부동산 가격 폭락을 막는다는 핑계로 부동산 대출 규제를 풀어서 버블을 더 키워버렸다. 가뜩이나 둑이 넘쳐 흐를 지경인데 둑 위에 고이는 물의 양을 늘려버린 것이다. ( "서문"에서 ) (9)
 
 "정말 집을 팔고 싶다면, 지금 내놓은 가격보다 20% 정도는 싸게 내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중개업자 ( "1장 부동산"에서 ) (47)
 
 주택 시장의 자연스러운 가격 하락 조정을 가로막는 바람에 오히려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부동산 거래가 단절되고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그로 인해 부동산 중개업과 인테리어, 이삿짐 서비스 등 부동산과 연관된 생산 서비스 경제 영역마저 위축되고 있다. 현 정부는 부동산을 살려 경기를 회복시키겠다고 하지만, 실상 경제의 자생적 복원력을 죽여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도 같이 죽이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 "1장 부동산"에서 ) (129)
 
 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10가지 조언 ( "1장 부동산"에서 ) (148~157)
 1. 기회비용과 리스크를 생각하라.
 2. 저평가 착각에서 벗어나라.
 3. 대박 착각에서 벗어나라.
 4. '집테크' 착각에서 벗어나라.
 5. '바닥'보다 '바닥권'에 유의하라.
 6. 주택 시장은 주식 시장과 다르다.
 7. 빚테크는 피하라.
 8. 집값 촉진책에 속지 말라.
 9. 실거주 수요가 없는 지역은 피하라.
10. 20~40대 젊은 세대라면 서두를 필요 없다.
 
 (참고로, 아파트 실거래가는 'rt.mltm.go.kr'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으니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꼭 한번씩 확인해보기 바란다)  ( "3장 정보와 매트릭스"에서 ) (245)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선진국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면 이처럼 앞으로 지어야 할 주택 대부분을 공공임대·전세 주택으로 지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 "3장 정보와 매트릭스"에서 ) (270)
 
 부동산 선동 기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15계명 ( "3장 정보와 매트릭스"에서 ) (271~282)
 1. 기사에 나온 현장과 그 주변 상황이 맞는지 직접 확인해보라
 2. 해당 기자가 그동안 쓴 기사 이력을 검색해보라
 3. 신문사의 이해관계를 생각하라
 4. 취재원의 이해관계도 살펴보라
 5. 기사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생각해보라
 6. 통계에 속지 말라
 7. 기사 내용이 확정된 결과인지 살펴보라
 8. 기자의 주관적 생각이 개입된 기사들을 조심하라
 9. 마지막 문장을 조심하라
10. 제목과 기사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다시 생각해보라
11. 가능하다면 같은 주제를 다룬 외신 기사와 비교해보라
12. 개발 호재로 집값 상승을 점치는 기사를 조심하라
13. 단기 국면만 보여주는 기사는 경계하라
14. 일부 사례를 일반적 사례로 포장하지 않는지 조심하라
15. 언론에서 쓰는 상투적 용어가 적절한지 생각해보라
 
 폴 크루그먼에게 배우는 'MB 정부에 속지 않는 법'  ( "3장 정보와 매트릭스"에서 ) (283~296)
 준칙 1. (이들이 내세우는) 정책안이 표면적인 목표에 부합한다고 가정하지 말라
 준칙 2. 이들의 진정한 목표를 발견하기 위해 공부 좀 하라
 준칙 3. 일반적인 정치 규칙이 적용될 것으로 가정하지 말라
 준칙 4. 혁명 세력은 비판에 공격으로 반응한다
 준칙 5. 혁명 세력의 목표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혁명세력 = 우파 기득권 혁명 세력'의 준말입니다. 오해 마시기를! 
  (조지 부시 행정부를 비꼰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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