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인간을 탐구한 서사시 오뒷세이아 나의 고전 읽기 15
호메로스 원저, 강대진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서구 문명의 뿌리에 해당하는 희랍(그리스) 문명, 그리고 그 희랍문명의 밑바닥에서 수많은 작가와 작품의 모티브가 된 위대한 서사시 [오뒷세이아]를 실제로 읽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작품의 규모와 원문을 접할 수 없는 한계, 아마도 몇 단계를 거쳐 만나는 시공간의 낯섦에, 읽다 손을 든 이들 혹은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든 책이 바로 [오뒷세이아]이다.
 

  하지만, 이 책은 호메로스 전문 연구자인 강대진 선생의 풀이를 따라가며 들어보는 "오뒷세이아" 이야기이다. 원문 번역을 다 읽을 때와 같은 장중함은 떨어지겠지만 이해할 수 없는 구절들을 무턱대고 눈으로 보아 넘기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나 역시 어릴 적, 중 3 겨울방학쯤에 집에 있는 동화출판사 판 <세계문학 전집>을 통하여 "오뒷세이아"를 만난 적이 있지만 별다른 기억은 남아 있지 않다. 유명한 책을 한번 읽어보았다는 만족감마저도 흐릿하다.

 

 



 

 
 늘 하는 말이지만 고전은 스스로 읽어야 한다. 무엇이건 시간을 들인 만큼 자기 것이 되기 때문이다. (8)
 
 그렇다. 스스로 고생하며 읽어가는 것보다 좋은 독서법은 없으리라. 다만, 이 책처럼 시공간을 뛰어넘어 살아남은 세계적인 작품들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먼저 한 번 읽어보고 다음에 고전 원문-번역 전문-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으리라는 생각에 이 책을 만나보았다. 그리고 그 선택에 만족한다. 앞으로도 고전 읽기의 한 방법으로 이처럼 먼저 전문 연구자의 이야기를 읽고 고전 원전에 도전해보아야겠다는 자신감이 든다. 
 
  지은이는 "오뒷세이아" 24권의 서사시를 세 부분- 텔레마코스의 모험 /뱃사람의 모험담 / 오뒷세우스의 귀향- 으로 나누어 해설을 곁들여 우리에게 들여주는데 전문 연구자답게 해박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따라간다. 오뒷세우스와 그 아들 텔레마코스의 이중적인 성장 이야기, "오뒷세이아"를 통하여 표출되는, 인간처럼 사랑하고 질투하고 복수하는 신들의 모습도, 오래고 고된 난관을 이겨내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오뒷세우스의 모험담도 마치 영화 해설을 보며 영화를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술술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24권의 이야기가 끝이 보인다.
 
 우선 재미있다 ~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이해.
 이야기 짜기의 모범이 된다
 공통의 의사소통 기반이 된다 (18)
 
 지은이가 콕 집어 들려주는 "오뒷세이아"만의 특징들이다. 그만큼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주는, 오래되고도 커다란 이야기인 셈이다. '오뒷세우스'.  '페넬로페',  '멘토르',  '칼륍소',  '세이렌',  '나우시카아' 등 지금도 그 이름이 이어져 내려오는 많은 낱말의 유래가 다 이 책에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만날 수 있는 역사의 '연결성' 또는 '통시성'이라고나 할까. 이 고전 속의 인물들 혹은 이름들이 여태 살아남아 이 시대까지 전해지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리라. 
 
 그리고 지은이의 설명을 듣고서야 깨달은 바이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에게 중요한 것은 혈통보다는 인물 됨됨이와 그의 경험' (43) 이라는 사실, 그리고 '중요한 인물이 그다지 많지 않은 대신, 몇 안 되는 중요 인물들에게 상당한 조명이 주어진다'는, 게다가 그들은 '대개 평범한, 아니 어쩌면 사회 최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53) 라는 점에서 원작자 호메로스와 이 이야기의 담대함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그 시대에 이처럼 열린 시각의 이야기라니, 대중들과 호흡하며 살아가는 작가가 아니고서는 이뤄낼 수 없는 부분이리라. 아마도 그래서 이 이야기가 아직 우리 곁에 살아남아 전해질 터이고...... 
 
 '젊은이의 성장담 - 뱃사람의 모험담 - 집 떠난 이의 귀향담'이라는 확실한 이야기의 얼개를 알고 나서 따라가는 발길은 즐겁다. 오뒷세우스가 어디에서 어떤 모험과 난관을 겪어내고 그만큼 더 성장하며 변해가는지를 읽어내는 즐거움이 크다. 눈으로만 보지 않고 가슴으로 이해하며 본다는 기쁨을 다시 느낀다. 
 
 이야기 속에서 오뒷세우스는 여러 번의 통과의례를 거치며 새로운 사람으로, 시대의 영웅으로 거듭난다. 우리는 그 발걸음을 따라가며 즐거워한다. 그리고 이러한 깊이 있는 설명과 함께하는 책읽기를 통하여 나의 책읽기도 또 한 번 통과의례를 거친 셈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고전읽기는 계속해야겠다. 물론 원전 본문도 다 찾아 즐기면서 말이다.
 
 
2009.8.29. 밤, 오늘도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보며 ….
 
들풀처럼
*2009-199-08-27
 
* "인류를 이끌어 온 고전의 향기를 맡는다" - [나의 고전 읽기] 
  이 책이 포함된 시리즈인데 청소년 정도의 교양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듯하지만 나이 든 사람들이 보면 더욱 좋은 그런 책입니다. 한번 찾아서 즐겨보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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