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지난봄 [내 마음의 여행 1]을 보며 그리워하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잊고 있었던 고향의 내음과 풍경을 만나며 올해가 가기 전 한 번쯤은 떠나보리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8월의 한가운데입니다. 오랜 빗줄기 속에 무더위도 물러가 버린 날이지만 여태 어디로도 가보지 못하였습니다. 한 번이라도 떠나야지 늘 생각은 하고 있지만, 세상살이가 그렇게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하여 다시 [내 마음의 여행 2]을 떠납니다.

 

 



 
 
 풍경도 철 따라 변해가지만 바라보는 우리네 마음이 더 계절 따라 움직이나 봅니다. 봄에 바라본 이야기들은 고향의 소식을 애달파하듯 뭉클뭉클 다가왔는데  지금은 나들이의 시절답게 아무래도 시원하고 넓은 곳으로,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집니다. 사진 한 장, 글 한 줄이 다 떠남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를 다녀오든, 우리는 흔들리는 시간 속에 살아가겠지요. 
 
 어디에 있든 어떤 모습이든 / 가야 할 길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 얼마나 더 많이 흔들려야 하는 것일까. ( '전북 고창'에서 ) (25)
 
  2권의 주제는 "희망"입니다. 희망! 이란 말처럼 좋아하고 기다리고 바라보는 낱말이 또 있을까요? 비록 책을 따라 떠나는 여행이지만 마음은 '희망'을 찾아 사진 속에서 헤맵니다. '갯벌의 저녁노을' (21), '두물머리 나룻터'(67)의 풍경, 신안 앞바다의 섬들의 속삭임(121)도 놀랍거나 어마어마한 절경이 아닙니다. 다만, 나긋나긋 속삭이며 곁에서 들려오는 물소리, 그 속삭임들이 우리네 것이기에 책장을 아무 곳이나 펼쳐도 들뜬 여름날의 마음들이 차분히 가라앉으며 가을을 준비하게 합니다.
 
 속도에 떠밀리듯 살다가 문득 멈춰서면 / 시간의 바깥에 서 있던 섬이 바람결에 속삭이는 말 / 어서 오라고, / 기다리고 있었다고.  (121)
 
 살다 보면 바로 곁에 두고도 무심히 흘려보내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그러하고 주변의 풍경도 그러합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책에 등장하는 '경남 창원'의 여러 풍경도 제대로 즐겨보지 못한 장면들입니다. 철새들의 낙원인 '주남 저수지' 는 몇 해 전 지나가며 흘깃 들러보았지만 '이원수 생가', '솟대공예'는 처음 만납니다. 차로 20여 분이면 가닿는 곳의 속살도 제대로 모르고 이렇게 살아갑니다. 
 

 직업적인 특성상 여름여행을 삼갈 수밖에 없는 터라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무렵에 가족 여행을 여름휴가 대신 떠나곤 합니다. 올해 가을은 칠순을 맞으신 아버님을 모시고 다녀오려 준비 중입니다. 아마도 이 책에서 만난 남도의 풍경 중 한군데로 떠나와야지요. '바다에 취해 마음을 묻는 전남 보길도' (31) 또는 '기다림도 사랑'이라는 '전남 신안'(118)의 섬들 사이로 말입니다. 혹 여러 가지 상황으로 멀리 떠날 수 없다면 가까이 있는 새들의 낙원이라도 다시 한번 보고 오렵니다. 그 풍경들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과 삶의 진정성을 다시 한번 만나고 오겠습니다. 

 

 



 
 
 두 번째 책을 보면서 달라진 점은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음악에 대한 설명들입니다. 1권에서 보았던 좋은 음악의 소개들이 꼭지마다 더해져 조금의 노력을 더한다면 풍경에 맞는 음악을 뽑아 들을 수 있도록 곡의 출처와 음반 제목까지, 그리고 음악감독의 친절한 설명까지 더해져 있습니다. 그래도 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선곡으로 더해진 부록 CD 1장이 있다면 책을 읽는 동안 들으며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작권의 문제라면 홍보용으로 잘 풀어서 도움을 받아 3권 출간 때에는 꼭 배경음악 CD가 더해지면 좋겠습니다.
 

 열대야도, 한낮의 무더위도 제대로 없이 그렇게 여름이 가고 있습니다. 이제 곧 가을입니다. 몸이 비록 떠나지 못하더라도 마음만이라도 떠날 수 있는 그런 가을, 준비하렵니다. 그 길에 [내 마음의 여행 1,2]이 있어 한결 수월한 발걸음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고마운 책, 행복한 시간여행이었습니다.

 

 



 
 
 
2009.8.15. 밤바람, 벌써 가을이 묻어옵니다. 설레고 있습니다.
 
들풀처럼
*2009-18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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