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담 수집가
오타 다다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수집가'라는 말처럼 다정한 듯하면서도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낱말이 있을까. 스스로 '책 수집가'라 자처하며 다 읽지도 못하면서 닥치는 대로 책을 그러모으는 나로서는 '기담 수집가의 마음을 100%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야기야. 그것도 소중히 간직해온 기담. 나는 그것을 찾고 있어. 도저히 이 세상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피도 얼어붙을 것 같은 무서운 이야기. 상식을 뒤집어 놓을 만한, 믿을 수 없을 만큼 황당한 이야기.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허황한 이야기, 당신은 그런 이야기를 알고 있나?"  (181)
 
 이처럼 재미있고 놀라운 이야기가 있다면 어느 누가 거부할 수 있으랴. 하여 설레는 맘으로 이 책 속으로 달려들어 간다. 신가하고 기묘한 이야기들이여 어서 내게로 오라. 어, 그런데 이야기들이 쏟아지는데 하나같이 한 뼘씩 모자란다. '의뢰인 No.1'이 들려주는 처음 이야기인 "자기 그림자에 찔린 남자" 에서 잠시 흘깃하였지만, 칼 같은 분석에 정신이 번쩍 든다. 페르소나, 섀도 (43)의 개념까지 등장하고도 현실 속의 일로, 자기 그림자가 자신을 찌른 엽기적인 '기담'이 아니라 단순한 직장 후배에 의한 피습임이 드러나는 순간, 아차 싶었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다섯 이야기는 스스로 추리하고 생각하며 만난 탓에 기담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였다. 단지 그럭저럭 재미있는 추리물로서의 느낌으로만 다가왔던 것이다. "거울 속에 사는 소년" 에서 "겨울 장미의 비밀" 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들은 솔깃하게 땅기도록 재미있지만 읽는 순간 기담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간 세계에서는 인간의 논리를 적용해야 합니다. 이 세계에서는 불가능해요." (167)
 
 그렇지. 당연한 이야기 아니던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인간의 논리가 먼저 적용된다면 해석되지 않을 이야기가 어디 있겠는가. 이 책은 마치 그 본보기를 보여주듯 이야기 하나하나를 철저히 논리적으로 분석하여 의뢰인들이 생각하는 기담이 그저 단순한 현실 속 이야기일 뿐임을 드러낸다. 물론 그 과정만으로도 이야기는 재미있게 읽힌다.
 
 그리고 그 정도로 끝나는 줄 알았다. 어, 그런데, 마지막 의뢰인의 이야기에 와서 또 한 번 뒤집히는데…. 어떻게? "모든 것은 기담을 위해" !  그 자세한 이야기는? 이 책, [기담 수집가]에 담겨 있다. 궁금하시면 직접 확인하시기를…. 으흐흐….
 
 
2009.8.14. 자이언츠 야구는 '기담'보다 더 살 떨립니다. ^^;;
 
들풀처럼
*2009-18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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