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마스타 4집 - Renaissance [2CD]
김마스타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책도 그러하지만 음반을 들을 때면 더욱 더, 가급적 사전 정보를 손에 넣지 않고 몸에 와 부딪히는 날 것 그대로의 음악으로 즐기려한다. 그러다보니 어떤 경우에는 오나전히 내 취향이 아닌 노래들을 듣고 있을 때도 있고 반대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가 맘에들어 오랬동안 듣고 다니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이번에 만나게 된 [김마스타 4집 - 르네상스]는 다행히도 후자의 경우에 속한다 할 수 있다. 포크와 블루스라고 소개가 되어 있는 문구만 보고 귀에 잘 맞으리라 생각하였는데 들어보니 그 이상이다. 때론 이문세 같기도 때론 김현식 같기도 한 노래풍에 간간이 들려오는 가사없는 연주곡도 좋다. 
 
 그런데 음반이 2장이나 들어있는 앨범 얘기는 아니할 수 없다. 가사집은 커녕 속지도 없이 양쪽 종이 케이스에 달랑 CD 2장이 좌우로 사이좋게 들어있다니…. 조금은 섭섭했다. 앨범자켓과 담겨있는 노래와의 부조화라니…. 아마 그런 느낌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으리라. 속지도 없는 불친절한 앨범이지만 노래는 귀에 익숙하게 다가오다니….바로 이런 것이 앨범제목의 [르네상스]가 주는 느낌일까.
 
 두 장의 CD는 'BESTSONG'과 'NEWSONG'으로 나눠져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더 밝은 느낌의 'NEWSONG'이 귀에 더 감겨온다. 그러니까 'BESTSONG'이 아직은 덜 다듬어진 포크락풍이라면 'NEWSONG'에 담긴 음악들은 조금은 세련된 맛이 풍겨오는 곡들이다. 특히 이문세+봄여름가을겨울을 더한 노래같이 부드러운 허스키한 소리가 잘 어울리는 읊조림이 좋은 '재규는 개구장이'야가 귀에 와서 감기운다. 레게풍의 '꽐라송'도 이 여름에 흥얼거리기에 좋고 이어지는 '록커의 순정'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분위기도 맘에 든다. 게다가 잇달아 있는 '쿠바의 순정', '그대와 광합성'의 연주곡도 여름밤 창가에 앉아 귀기울이고 술 한잔 마시면 어울릴 듯하다.
 
 이번에 처음만난 김마스타의 음반을 이 정도라도 즐길 수 있음은 그나마 최근에 한 음반 한 음반씩 집중하여 들으며 듣기 능력을 키워온 덕분이리라. 하여 요즈음엔 낯설거나 거의 모르는 앨범이나 노래를 대하여도 당황하지는 않는다. 그저 주어진 시간 속을 항해하면서 곁에 함께 흘러가도록 내버려두고 같이 가는 노래들을, 연주곡들을 데리고 걸어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마스타 4집 [르네상스]는 저무는 여름날, 이 맘때쯤, 함께 하기에 아주 좋은 음반이라 말할 수 있겠다. 한번쯤 만나 보시기를.....
 
 
2009. 8. 9. 저녁, 가을이 벌써 와서 저를 부르고 있습니다.
 
들풀처럼
*2009-18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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