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와 싸우지 않고 지내는 법 - 화내고 대들고 숨기는게 많아진
리사 보에스키 지음, 박미경 옮김 / 웅진리빙하우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화내고 대들고 숨기는 게 많아진" [사춘기 아이와 싸우지 않고 지내는 법]이라는 긴 제목에 끌려 만난 책이었다. 랑딸의 나이, 오늘로써 드디어 열 세살, 만 12살의 끝을 보내고 생일이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기전부터 부쩍 커지는 키와 함께 그만큼 늘어가는 화냄에 놀라 이 아이를 어찌 잘 키울까 고민하다 덥석 이 책에 손을 내민 것이다.
 
 그런데 이것 참... 쉽지 않다. 무엇보다 지은이가 '임상심라학자이자 미국 최고의 10대 심리 전문가'이다 보니 책은 꼼꼼하게 씌어져 있슴에도 단 하나의 우리나라 사례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물론 책에는 꽤 많은 사례들이 등장하고 그 사례들을 추스려 이야기가 전개되고 부모들이 해야할 지침들이 도출되는데 아무래도 미국의 사춘기이다보니 내가 생각한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교 생활에 이르는 우리네 어린 사춘기랑은 차이가 많아보인다. 오히려 우리나라라면 고교생활에서 대학교 1,2학년까지 이어질 그런 어른스러운 고민들이 더 많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 참 괜찮은 책이다. 구체적인 사례(CASE)들과 특성, 행동지침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세세하게 설명되고 있다. 지은이의 글에서는 사춘기 아이들을 염려하는 부모의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다.  무엇보다 아이를 어떻게 도우고 이끌어서, 밀어닥친 현재의 문제를 넘어설 것인지에 글의 모든 포인트가 집중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명확하게 짚어주고 들어간다.
 
 나쁜 행동을 저지르는 아이를 어떻게 도울까?
 · 아이에게 자기 행동의 책임을 지워라
 · 태도를 명확히 하고, 공동전선으르 펼쳐라
 · 부정적인 태도나 부정적인 행동을 사사로이 받아들이지 마라
 · 전략적으로 지휘, 감독하라
 · 친사회적 행동을 권장하고 반사회적 행동을 단념시켜라
 · 훌륭한 역할 모델이 되라
 · 커뮤니티를 활용하라
   ("1부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내 아이"에서) (79~82. 첫 문장만 인용)
 
 책은 아이들의 반항과 불안,강박증 등의 정신적인 부분을 주로 다룬 1부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이해력 졀핍 등의 신체적 질병이 의심되는 아이들에 대한 2부로 먼저 나뉘어진다. 그리고 자해, 자살, 약물,술 중독 등의 나쁜 길로 빠져드는 아이들에 대한 대처방안을 3부에서 이야기하고 4부에서 "사춘기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 책은 한 번에 다 읽고 던져두는 책이 아니라 마치 사전처럼 곁에 두고 그 때 그 대 찾아 보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가이드 북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앞서도 얘기한 바처럼 전적으로 미국의 사례와 실상이기에 편집판을 추가하거나 별책부록으로 국내의 상황에 맞는 사례들과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들의 연락처가 더해진다면 사춘기 아이들을 둔 가정용 바이블로 활용가치가 있을 것이다.
 
 아이가 자라고 아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깊어질 수록 어버이로서의 걱정도 많아지는 법이다. 우리 아이들이 주변환경으로부터 나쁜 영향을 받지 않으며 스스로 튼튼하게 잘 커나가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바이리라. 하지만 사회는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어 걱정은 쉬 줄어들지 않는다. 어제 밤 뉴스에도 초등학생끼리 다투다 한 아이가 숨졌다는 어처구니 없는 기사가 등장하였다. 살얼음 걷듯 조심조심 사춘기의 아이들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돌봄에 이 책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가 힘들면 그 가족도 함께 고통 받는다. 다행히 정신 건강 장애는 치료할 수 있다. 부모가 자녀의 치료를 서두를수록 더 빨리, 더 잘 회복된다. 안타깝께도 아픈 10대 중 80%가 증상에 대한 치료를 전혀 받지 못한다.   ~ ADHD, 우울증, 양극성 기분장애, 섭식 장애, 불안 장애, 물질 남용 등 이 책에서 살펴본 여러 증상으로 고통받는 아이에게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식단만 바꾼다고 심장병을 치료할 수 없는 것처럼, 정신 건강 장애에 대해 약물만 투여한다고 완치할 수는 없다. 약물 치료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화를 조절하며 부모와 의사소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 등 새로운 기술을 가르치는 대화 치료법을 병행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4부 사춘기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몇 가지"에서) (328)
 
 꽤 긴 인용이지만 아이의 문제점에 대한 대응은 그만큼 중요하고 빨라야 한다는 사실을 이 책에서 확실히 깨닫는다. 결국 모든 치료는 '가족 중심의 치료'가 되어야 하며 이러한 '가족 관계가 정신 건강에 중요한 요소'(336)임은 당연한 일이다. 하여 우리는 아이의 어버이로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 또한 당연한 이야기이다.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줘라
 · 말로 천 냥 빚도 갚는다
 ·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라
 · 성공의 정의를 확대하라
 · 자녀의 재능을 살려줘라
 · 그들에게 중요하다면, 당신에게도 중요하다
 · 실수도 삶의 한 부분임을 깨닫게 하라
 · 다른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라
 · 좋은 일에 열렬히 축하해줘라
 ·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도와줘라
 · 힘들 때일수록 더욱 사랑해줘라
 · 괴롭히고 놀리는 것에 대해 조치를 취하라
   ("4부 사춘기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몇 가지"에서) (376~380. 첫 문장만 인용)
 
 그리고 지은이가 들려주는 '아이와 효과적'인 '소통'방법은 역시 '적게 말하고 많이 들어'주는 것과 아이에게 '할 말 못 할 말 가려서 하'는 것이다. 더 줄이면 한마디로 잘 '듣기'이다. 최근에 나도 겪고 있지만 아이가 말을 꺼내어 신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중간중간에 짜르고 들어가면 아이가 화를 낸 적이 여러 번 있다. 지은이는 '10대가 말문을 열면, 그 순간을 절대 놓치지 마라'라고 얘기한다. 어떤 일을 미루더라도 아이가 입을 연 그 순간은 언제 찾아올 지 모르는 중요한 기회이므로 절대, 놓치지 말고, 끼어들지 말고 '끝까지 듣고' 행동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누차 강조'하는 지은이는 이 책이 '험난한 여정'을 '헤쳐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400)  마땅히 우리는 그렇게 활용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사춘기 아이의 문제는 한 가정의 문제이자 사회구성원 모두의 문제이므로 우리도, 내 아이뿐만 아니라 주변의 아이들에게도 조금씩이나마 더 관심을 기울이며 생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와 어버이 사이에 존재해야할 최선의 교육방법에 대하여는 이미 슈바이처 박사님께서 친절히 일러두셨으니 우리는 그대로 따라만 하면, 좀 더 쉽게 아이랑, 사춘기라는 이 험난한 시기를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세 가지 방법을 통해 배운다
  본보기를 통해
  본보기를 통해
  본보기를 통해

  - 앨버트 슈바이처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딸"

(생일 카드 봉투 뒷면에 이렇게 인쇄 되어 있답니다.)


 

 
 
2009. 7.18. 랑딸, 생일 축하한다! 아빠는 언제든 너를 믿는단다.^^*
 
들풀처럼
*2009-16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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