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절반은 뉴욕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야마 도모히로 지음, 강민정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연 미국이 몰락할까요?"
~ "이미 몰락은 시작되지 않았나?", "미국의 수명은 겨우 백 년인가…. 패스트푸드의 나라답게 망하는 것도 순식간이라니까." ( 올리버 스톤 감독) (260)
 
  이 책은 미국에 거주하며 글을 쓰는 일본인 칼럼리스트 겸 영화평론가인 지은이가 들려주는 미국의 속살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면면들만 받아들이자면 미국은 이제 곧 망하는, 망해야만 하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은이의 지적처럼 이 책에 언급된 여러가지 문제점들과 함께 그 대안에 해당되는 무지개빛 일들도 일어나고 있는 곳, 역시 미국이다. 그래서 올리버 스톤 감독의 말처럼 미국은 망하고 있기도하지만 아직 망하고 있지 않기도 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기 직전에 출간된 이 책은 그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높이 사면서도 미국 사회 곳곳에 배여있는 극우보수반동의 분위기들을 설파한다. 여러군데서 여러번 접해오던 이야기들인지라 내게는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직접 글을 통해 다시 만나는 순간은 섬찟하다. 자유와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수호대인 미국의 참모습이 국민의 건강보험조차 챙기지 않는 무자비한 나라라니 더욱 그러하다.
 
 "선진국 중에서 유일하게 국민건강보험이 없는 나라, 그것은 바로 최강국인 미국입니다!" (127)
 
 그리하여 빈부의 격차는 심화되고 경제적인 간극은 더욱 더 벌어진다. 이는 최근의 수치가 증명하는 바다. 게다가 2007년부터 불어닥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미국발 세계경제의 위기까지…. 만성적인 미국의 적자를 궁극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조금씩 위기의 고갯길을 넘어가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빈곤층의 개선은 쉬 이뤄지지 않는다.
 
 석유로 벌어들인 엄청난 돈은 소수의 부자들이 독점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빈민가에서 흙탕물을 마시며 생활한다. 빈곤의 밑바닥에서, 젊은이들은 이슬람 과격파에 몸을 던진다. 증오는 석유를 노리고 사우디 정권을 지원하는 미국으로 향한다. (102)
 
 미국을 둘러싼 문제점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것이지만 이러한 빈부격차에 따른 소외계층의 확대및 구조화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마전 겨우 3%도 채 오르지 않은 최저임금의 인상이 마무리 되었지만 기본적인 사회적 복지가 미국보다 확립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의 최저임금은 사람들을 더욱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 지금도 진행중인 비정규직 문제가지 얽히고 설켜있고 이제는 미디어법이라는 악법까지 들이대고 있으니…. 남의 나라 걱정을 할 때가 아니다.
 
 최저임금은 그대로 둔 채 보험과 보장, 복지를 돌보지 않는 정책은 빈곤층이 중산층으로 성장할 가능성마저 빼앗아 버린다. (118)
 
 미국의 예를 보며 지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바로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니…. 참담하고 또 서글프다. 게다가 있는 분들은 거기나 여기나 똑같아서, '군면제당'이라 칭송!받는 '우리 한나라당'의 모습이 미국의 의원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난다하니 정말 가관이다. 이로써 가진 자들과 고귀한 신분의 사람들은 군대 따위에는, 국방의 의무 따위에는 하등 관심이 없다는 게 증명이 되고도 남는 것이다.
 
 현재 미국 의회의 상·하원 의원 가운데 군대 경험자는 끽해야 5퍼센트, 자녀를 군대에 보낸 의원은 7명밖에 되지 않는다. (83)
 
 이 책으로 미국의 문제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나 구조적인 분석과 대안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제 3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미국내의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통찰의 기회는 충분히 가질 수 있다. 인구의 절반이 뉴욕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하는 이 책의 제목은 그대로 사실이다. 바쁘신 분들은 이 책을 펼쳐들고 "프롤로그" 여덟 쪽이라도 꼭 만나보시기 바란다. 막연하게 짐작하던 부분들이 명쾌하게 정리됨을 알 수 있을게다. 아니면 이게 또 무슨 소린가 하며 충격에 빠지실 이들도 있으리라.
 
 책을 통하여 만나보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지만 결국엔 증오의 세상으로 사람들을 내모는 현실이 눈앞에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 제일 섬찟하고 무섭다. 아래에서 언급되는 이런 현실 말이다.
 
 '빈 라덴을 잡아도 테러는 끝나지 않는다'는 슬픈 현실이다. 테러의 원인은 자폭도 불사할 만큼 궁지에 몰린 비참한 생활이었다. 이슬람교의 탓이 아니었다. (102)
 
 문득 지금의 정부가 잠시나마 언급하고 언젠가는 추진할 의욕을 보였던? 보이고 있는? 의료보험 민영화가 떠오른다. 미국은 그 국민의료보험이 없음으로 어마어마한 피해를 서민들이 겪고 있다는 평범한 진실앞에서 우리 정부의 무지막지함에 다시 한 번 놀라고 만다.
 
 미국에는 국민건강보험이 없고, 대신 월 200달러가 넘는 민간 보험만 있기 때문에 국민의 15퍼센트 이상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116)
 
 아픈 사람이 돈걱정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는 세상은 정말 어렵고 힘든 세상일까? 그저 모두들 제발 아프지 않기를 기도해본다. 미리 걱정되어서…. 
 
 
2009. 7.14.  비가 내리는 대로 맞아야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들풀처럼
*2009-162-07-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