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이준구) - 이준구 교수의, 이념이 아닌 합리성의 경제를 향하여
이준구 지음 / 푸른숲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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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자리를 빌려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해 간곡하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말보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의 말을 더 열심히 듣도록 노력해달라는 것입니다. ~ 또 하나 부탁하고 싶은 것은 성급하게 모든 것을 뜯어고치려 하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 "에필로그"에서 ) (325)
 
 스스로를 시장주의자라 칭하는 주류경제학자인 이준구 교수, 그의 말처럼 그는 보수적인 학자로 인식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좌빨'이 되어버렸다고 고백한다. 당연한 일이다. 생각이 있는 이들이라면 지금,오늘의 우리 경제정책이나 정부의 정책에 대하여 비판의 날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만큼 모든 정책들이 상식과 여론을 무시하고 가진자들을 위한 것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여 스스로를 보수적이라 칭하는 지은이의 구구절절 옳은 이야기들을 듣는 것은 오히려 참담하다. 대운하의 허구성, 주택정책의 문제점, 망가져버린 종부세에서 교육문제, 일상적인 정책들에 이르기까지 그의 정확하면서도 쉬운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느는 것은 한숨이다. 
 
 지은이가 일러주는 정책들만 제대로 시행이 되어도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물론 정책 시행 하나로 위기의 경제가 갑자기 살아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다만 앞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구나, 우리도 함께 가면 되겠구나라는 느낌만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네 마음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짚어볼수록 아쉽고 안타깝다. 그래서 마지막에까지 지은이는 '간곡하게 부탁'하고 또 '부탁'하는 것이다. 그들이 듣고싶은 자세가 안되어 있다는게 거의 확실하지만...
 
 드디어 오늘이다. 이 책에서 줄곧 지적한 정책의 일방성이 가져온 최대의 결과인 前 대통령의 죽음이 마무리의 단계로 넘어가는 날이다. 착잡하고 또 우울하다. 돌이켜보지 못하고 반성하지 못하는 정부라니, 게다가 앞으로 3년 더라니, 악몽은 계속된다. 하여 지은이가 이 책의 제목을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라고 지은 것이리라. 정말 우리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한숨은 늘어간다.
 
 저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개혁 구상에 본질적인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선, 특정계층의 이해관계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고 싶습니다. ( "시지프스의 바위,교육"에서, '독자에게 드리는 글') (194)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시론들을 묶어내면서 지은이는 각 주제의 머리부분에 '들어가는 말'로 지금, 현재, 이 땅의 상황들에 대하여 친절하게 다시 짚어주고 있다. 물론 그 지적은 대부분 옳지만 시행은 요원하다. 앞으로 기대를 걸 수 있는 상황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개인이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하여서도 '경청'이란 과정이 필수적이거는 도무지 듣지않고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 정부는 무얼 저지르지만 않으면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갖게한다. 참 답답하다.
 

 그리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스스로의 실력을 쌓으며 기다리고 준비하는 것이다. 시간은 흐를 것이고 힘들고 괴로운 날들도 지나가리라. 이제는 살아남아 다음날을 준비해야하리라. 묵묵히 고개들어 하늘 한 번 보고

터벅터벅 우리의 길을 걸어가리라.
 
 이념은 정책을 판단하는 잣대가 될 수 없다. 유일한 잣대는 합리성이다. (뒷표지에서)
 
 
2009. 5. 28. 잠들지 않는 새벽, 아직도 눈물은 마르지 않습니다.
 
들풀처럼
*2009-131-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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