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단련법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읽어나가는 중에 읽을 가치가 없는 시원찮은 책이라는 걸 알게 되면 그 책은 바로 읽기를 중단하고 버린다. 그래도 애써 산 것이니 뭐니 해서 쩨쩨한 근성을 발동하여 무리하게 다 읽으려고 하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는 게 좋다. 돈을 손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마저 손해보게 된다. 허접한 책을 사지 않을 수 있기 위해 지불한 수업료라 여기고 깨끗이 버리는 게 낫다.  (102)
 
 최근에야 나도 책을 읽다가 이건 아니다 싶으면 조용히 책장 한 켠에 놓아두고 만다. 예전에는 한 번 손에 든 책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억지로 읽어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삶은 유한하고 어차피 다 읽지 못하는 책들인데. 그래도 책에 대한 욕심은 아직도!이다.
 
 소문으로만 들어오던 지은이의 책을 이제서야 만난다. 엄청난 독서가이자 '지의 거장'으로까지 불리우는 지은이의 이력으로 볼 때 무언가 배울 것이 많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특히 [지식의 단련법]이라는 이 책은 그의 다른 학구적인 책들보다 실용적으로 접근하기 쉬워보여서 먼저 손에 든 책이었다.
 
 그런데 아뿔사, 이 책의 원본은 일본에서 1984년에 출간되었다.(연재는 1983년!)  그래서  200여쪽에 이르는 책의 내용중 절반에 해당하는 1장에서 4장까지의 내용들이 25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는 그 유용성이 많이 떨어져버렸다.
 
 지금은 단순한 인터넷 시대를 넘어 쌍방향 소통을 넘나드는 웹 2.0의 시대이다. 이 책이 씌어질 당시의 개인용 컴퓨터와 신문 스크랩의 단계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얘기다. 하여 정보의 입력과 출력에 관련한 이 책의 형식적인 부분들은 지은이의 당시 고민들을 대부분 쉽게 해결할 수 있게되었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하여 이 책이 쓸모없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속독에 필요한 것은 오로지 정신의 집중뿐이다. 그 이외에 어떤 훈련도 필요치 않다. (15)
 
 입문서를 한 권 통독하고 나면 금세 중급서로 나아가는 난폭한 짓을 하는 대신 다른 입문서를 손에 들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처음 읽었던 것과는 다른 각도에서 쓰여진 입문서가 좋다. 같은 세계가 관점을 달리함으로써 이렇게나 다르게 보이는구나, 깨닫게 될 것이다. (99)
 
 책을 읽으며 읽는 방법이나 읽는 책의 선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책을 읽는 이의 목적과 마음가짐임을 그의 이야기를 통하여도 다시 깨닫게된다. 그리하여 지은이가 1장에서 바라는 바처럼 우리들은 '자신만의 방법론'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그 출발점을 이 책을 통하여 되짚어보는 것이 이 책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게 '지식의 단련법'은 '단련'되고 이어지는 것이다.
 
 책을 덮고나서 다시 생각한다. 과연 나는 나만의 '정보 수집-가공-정리-활용'의 기본법칙들을 갖고 있는지,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나의 '지식'들을 쌓아가고 있는지…. 지은이가 일러주는 방법들에 더하여 나만이 터득하고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아직 일러두기조차 없는 나의 지식들은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런지…. 천천히 차근차근 정리해두어야겠다.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2009. 5. 24. 깊은 밤,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들풀처럼
*2009-13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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