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리족, 하늘과 땅이 낳은 사람들 산하세계어린이 29
세실 모지코나치.클로드 퐁티 글, 조엘 졸리베 그림, 백선희 옮김 / 산하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뉴질랜드의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신화를 풀어쓴 이 책에서 우리는 먼 남쪽나라의 신화를 통하여 알게 되는 그들의 모습이 우리가 살아가며 상상하는 모습과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만난다.
 
 그녀는 한참을 울다가, 어린 펑가를 데리고 하늘로 훌쩍 날아 올랐습니다. (51)
 
 "하늘여행"이라는 이야기 속의 한 장면이다. 하늘에 사는 '하나이'라는 여자가 인간인 '타와키'라는 청년과의 사랑으로 펑가라는 딸을 낳고 살다가 하늘나라로 올라가고 타와키는 나중에 포도나무를 타고 하늘나라로 가서 아내를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그렇다. 우리 옛이야기의 "선녀와 나뭇꾼" 이랑 비슷하다. 땅에 내려온 하늘나라 사람(?)이 땅의 사람과 살다가 여차여차하여 하늘로 떠나가고 남은 남편은 아내를 따라 또 하늘로 가고......
 
 세계의 신화들을 만나며 점점 그 신화들의 유사성에 놀라게 되는 일이 늘어가는데 우리 인류의 기원과 발생은 비슷하게 시작되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리라. 여러나라에 흩어져 존재하지만 결국엔 비슷한 시기를 전해주는 '대홍수' 이야기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마오리족의 신화에 우리랑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 것이 그다지 놀라일은 아니다.
 
 마오리족의 신화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환경에 대한 소중함을 신화시대부터 강조한 "라타의 카누" 이야기이다. '조상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신성한' 그들의 '원칙'은, 허락받지 않고 나무를 베면 나무는 죽지 않고 살아난다는 것이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나뭇잎 하나를 자르더라도 그 전에 식물들에게 왜 그래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나무나 식물의 마음이 다치지 않고, 숲이 평화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지요. (59)
 
 신화에서까지 식물에 대한 소중함을 이처럼 강조하는 까닭은 그들의 삶에 그만큼 나무와 식물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리라. 이 책에는 이처럼 비슷하거나 또는 처음 만나는 신선한 마오리족의 신화와 전래동화들이 우리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키위'하면 뉴질랜드산을 먼저 떠올리는데 그 키위와 이름이 똑같은 키위새의 유래도 재미나고 반신반인(半神半人)인 마오리족의 영웅, '마우이'를 둘러싼 여러가지 이야기를 통하여서 마오리족의 풍습과 현재까지 전해오는 그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이해할 수도 있다.
 
 그리고 책의 왼쪽 곁과 오른쪽 곁에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내용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설명들이 보조자료로 첨부되어 있어 낯선 마오리족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도 어려워하거나 궁금해할 일이 별로 없다. 그만큼 세심하게 잘 짜여져 있다는 이야기이다. 하여 낯선 민족의 낯선 이야기들을 읽는 재미가 참 쏠쏠한 책이다.
 
 
2009. 4.25. 저녁, 어디론가 떠나고픈 봄밤이 오고 있습니다.^^*
 
들풀처럼
*2009-1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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