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양피지 - 캅베드
헤르메스 김 지음 / 살림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처음엔 그저그런 자기계발서려니 하였다. 하지만 그건 나의 큰 착각이었다. 책을 손에 들고는 끝내 마지막까지 읽어 내려 갔다. 일단 읽힌다. 자은이도 [기적의 양피지]가 전해주는 '공경'의 철학을 제대로 실천하였나보다. 읽는 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베풀줄 아는 이야기라니….
 
 세기의 부호, 선박왕 오나시스와 빌 게이츠의 아버지인 윌리엄 게이츠의 만남이라는 거대한 상상을 통하여 엮어지는 팩션이라니…. 스케일도 크지만 그 구체성에 솔깃한다. 오나시스의 전기를 읽어보지 않아 책 속에서 전개되는그의 일생이 어느 부분까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은이가 필요로 하는 이야기를 전개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을 만큼의 진실은 포함되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만큼 설득력이 있고 구체적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이끌어가는 메시지이자, "기적의 양피지"에 적혀 전해지는 내용들의 핵심낱말인 "공경"은 우리말로 풀어보면 정성을 다하여 받들어 모시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간단하게 '섬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지은이가 우리에게 오나시스의 일생을 통하여 전해주려하는 기적의 메시지는 '섬김'의 철학이다. 세상 모든 일과 사물에 대한 진심어린 섬기만이 우리가 원하는 모든 일을 이루게 하는 비밀이라는 진리가 책 속에서 강조되고 변주되어 나타난다. 물론 오나시스는 그 교훈을 일과 사람, 여자에게 적용하여 거의 모든 것을 성공시켰다. 기적은 통한 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오나시스도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이 있었으니 '기적의 양피지' 마지막에 강조되어있는 '신에 대한 공경'이 없이는 앞서의 모든 것이 허물어짐을, 우리 사는 동안에 삶에 진정한 행복은 없다는 것이다. 하여 우리는 '섬김'의 철학과 함께 스스로를 삼가하는, 신 앞에 겸손해져야 하듯이 머든 일과 사물에 겸손하게 살아라는 '삼가할 줄 아는' 지혜가 반드시 필요함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 '신에 대한 공경', 즉 겸손함의 필요성은 옛 고전에서도 익히 강조되던 바이다. 항룡유회(亢龍有悔), 이 말은 '하늘 끝까지 날아오른 용은 반드시 후회할 일이 생긴다'는 뜻으로 높은 곳에 오른 사람일수록 자만하지 말고 행동을 조신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주역]에 등장한다는 말인데 최근 나의 경구(警句)로 삼고 있기도 하다. 결국 우리가 신을 믿든 믿지 않던 세상과 사람에 대한 공경과 더불어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함이 없다면 언젠가는 후회할 일은 반드시 생기고 만다는 것은 진리중의 진리이다. 
 
 "선물이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은 오직 존중받는다는 느낌 때문이오. 물건의 값어치 때문이 아니란 말이오. 값어치로 따지는 선물은 뇌물이지 선물이 아니오. 뇌물도 사람을 기쁘게 하지만 선물만큼은 아니오. ~" (72)
 
 오나시스의 교훈은 윌리엄 게이츠에게 전해져 그의 아들, 우리가 다 아는 세계 제일의 부호이자 '창조적 자본주의'의 주창자, 빌 게이츠에게 이어진다. 멋진 이야기이다. 박수 쳐 드릴만하다. 이와 같은 아름다운 가르침이 널리 퍼져나간다면 조금은 더 나은 세상이 가까이 올 것이다. 물론 그 가르침의 수혜자는 이 책을 만나는 우리부터이겠지만….
 
  그리하여 이 책은 우리 삶에 기쁨의 '선물'이 될 것이다. 특히 바쁘게 살아가느라 주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쏟을 틈도 없이 내달리기만 하는 이들에게는 '섬김''수그림' - 고개를 숙이다는 뜻을 가진 '숙임'의 경상도 사투리 - 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깨닫게 해 줄 것이다. 얼른 이 책을 다른 이에게 '선물'하여야 겠다.
 
 

2009. 4.17. 늦은밤, 다시 만난 '항룡유회(亢龍有悔)'
           '섬김 수그림' 의 가르침, 잊지 않겠습니다.
 
들풀처럼
*2009-110-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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