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가 마리화나를 피운다
김류 지음 / 굿북(GoodBook)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인상적인 책의 제목과 이야기 속 주인공의 듣도보도 못한 직업에 이끌려 손에 든 책이었다. 그리고는 약 세시간 가량, 쉽게 읽으며 넘어가던 이야기였다.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글읽는 재미로만 이야기하자면 부족한 점이 없어보이는 글솜씨였다.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는 짜임새가 어설픈 느낌이라면 건방진 평일까?
 
 '알레바티스트'(안식을 주는 사람)으로 소개된 주인공 신아현의 직업은 병원에서 삶의 가망이 없는 마지막 환자들에게 위로와 안식을 갖도록 성적인 자극을 지원해주는 특수한 일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독일에서조차 비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존재, 공식적으로는 매매춘의 여성들이 하는 행동과 거의 차이가 없는 행위들이 벌어지는 병동의 203호실은 그녀의 생존공간이자 삶의 유지 이유처럼 보인다.
 
 간호학과 학생시절에 있었던 스캔들의 책임을 혼자 오롯이 지고 도망치듯 독일로 가는 과정도 조금 무리수가 따르는 설정으로 보였지만 독일에 와서 사고로 화상을 입고 피부이식수술을 받기위하여 택한 직업이 '알레바티스트'라니…. 결말이 어느정도 예측되는 수순이었다.
 
 쉬쉬 할 망정 부끄럽지 않다. 윤리,도덕,체면이 부끄럽게 만들 뿐이다. 자위는 쾌락의 도구다. 인간에게 쾌락을 선사한 건 신이다. 신은 각자의 가슴 속에 존재하며 심장박동이 그 증거다. (25)
 
 이처럼 변명을 해놓았지만 지은이의 마음속에도, 주인공 아현에게도 이러한 직업 또는 행위의 정당성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을게다. 그러니까 이야기꺼리의 파격성에 비하여 이야기는 오히려 평이하게 아현의 고군분투와 급작스런 좌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던가? 현실이 그러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현실을 비틀고 뒤집어 보여주어야하는 것이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매력이 아닐까?
 
 좀 더 파격적이거나 충격적인 방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오히려 특수한 이 직업의 존재가치가 더 드러나지 않았을까? 이야기가 읽기는 쉽지만 그뿐이었다면 내가 책을 제대로 만나보지 못한 것일까? 이루지못한 꿈과 함께 주인공은 떠난다. 바라는 만큼 읽어내지 못한 채 나도 책에서 벗어난다.
 
 
2009. 4.4. 밤,  다시 끊은지 2년째, 담배 생각이 아직도….쩝….
 
들풀처럼
*2009-09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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